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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하면 왜 사람이 변할까요 | 결혼과 연애의 차이

결혼을 하면 두 사람 사이의 관계가 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육체적인 것도 변하고, 정신적인 것도 변합니다. 이런 관계의 변화를 상대방이 변했다고 생각하면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은 두 사람 외에는 거의 생각할 것이 없습니다. 사실 서로를 생각하는 것 말고는 다른 것을 생각할 여력도 거의 없지요. 서로에 대한 사소한 정보도 수집하고, 기억하고, 몰입합니다. 서로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서로를 실망시키지 않고 매우 조심합니다. 그렇게 서로에게 서로를 완전히 내던지는 것이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의 모습이라고 우리는 생각하며,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날 사랑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연한 결과죠. 서로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자라고, 다른..

내가 노력해서 얻은 능력을 아이에게 물려줄 수 있을까요? | 후성유전학 Epigenetics | 용불용설 | 라마르크

후성유전학 Epigenetics 라는 학문이 있습니다. 아주 쉽게 이야기하면 획득한 형질이 유전될 수 있다는 개념입니다. 이게 사실이라면 내가 평생 연습한 피아노 실력이 아이에게 유전될 수도 있다는 뜻이겠지요. 한 인간을 완성시키는 두 요소는 DNA와 환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DNA 쪽에 더 비중을 둔다면 개인의 노력으로 바꿀 수 있는 여지는 줄어들 것이며, 환경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면 각 개인에게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개념을 부정하게 됩니다. 우리는 유전은 DNA를 통해서 일어난다고 알고 있습니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가진 DNA가 절반으로 줄어든 뒤 정자와 난자를 통해 각각 아이에게 전달됩니다. 이 과정을 통해 다시 아이는 온전한 한 세트의 DNA를 보유하게 됩니다. 그리고 DNA는 특별한 일이 ..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는 이유 | 기억이란 | 정체성 | Identity

기억은 쉽게 사라지고, 불완전하고, 왜곡되는 매우 취약한 저장매체입니다. 하지만 기억은 우리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데 있어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합니다.   내가 누구일까, 나의 정체성은 무엇일까, 우리는 늘 이런 의문을 품고 삽니다.내가 누구인지 잘 모르는 우리는 다양한 것들을 시도해 봅니다. 새로운 머리 모양을 해보기도 하고, 새로운 옷을 입어보기도 합니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외양이 무엇인지 찾아 나가는 과정이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이것은 외적인 것이 나의 정체성 중 매우 큰 부분임에 대한 증거라고 할 수 있겠죠. 거울에 비치는 나의 모습은 내가 어떤 사람으로 다른 사람 눈에 보이는지에 대해서 알려줍니다. 그것은 내가 나의 모습을 상상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물론 자신의 외모를 실제보다 긍정..

내 맘 같지 않습니다. | 타인을 이해하는 것 | 거짓 합의 False Consensus

다른 사람의 마음은 내 마음 같지 않다는 말을 많이들 합니다. 만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옛말이 있지요. 누군가의 마음을 읽는 것이 정말로 어렵다는 뜻이겠지요. 그리고 세상을 살다 보면 이 말을 정말 공감하게 됩니다. 사람들의 마음이, 생각이, 의견이, 태도가 전부 정말 하나같이 다르기 때문이지요. 나는 좋은 뜻을 가지고 한 말과 행동인데, 상대방은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나의 호의가 상대방을 불편하게 할 때도 있고요. 누군가의 친절이 나에게는 다른 저의가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말이 나에게는 큰 상처가 되기도 합니다. 이 모든 것들이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가장 힘든 것이 인간관계라는 말을 하게 만드는 이유가 됩니..

영감은 언제 우리에게 찾아올까요? | 기억 | 뮤즈 | 므네모시네 | 페가수스

뮤즈라는 표현이 있지요.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는 대상을 말합니다.   뮤즈들은 제우스와 기억의 여신 므네모시네 사이에서 태어난 딸들입니다.제우스의 아버지는 잘 알려진 것처럼 크로노스입니다. 크로노스는 누나인 레아와 결혼해서 제우스를 낳습니다. 그리고 제우스는 티탄족 중 한 명이었던 기억의 여신 므네모시네 Mnemosyne 와 아흐레 동안 관계를 맺고 아홉 명의 딸을 낳습니다. 각각의 딸들은 예술을 증진시키는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은데 이들이 바로 뮤사(Musa), 혹은 뮤즈(Muse)입니다.   뮤즈는 총 아홉 명입니다.칼리오페는 서사시를 담당하는데 아름다운 음성을 가진 것으로 유명하고, 그리스 최고의 목소리를 가졌다는 오르페우스의 어머니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클레이오는 역사에 대해서 말하는 역할을 맡..

결혼을 유지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사랑일까요? | 농경시대의 사랑 | 의무 | 동기

이제 단순히 아이를 낳을 목적으로 결혼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인생을 함께 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결혼을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과거 농경문화가 지배적이던 시대에는 대가족을 이루는 것이 생존에 필수적이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기계화가 이루어지기 전의 농업은 지금보다도 훨씬 더 인력집약적인 산업이었습니다. 생산성을 높이는 것은 단시간 내에 이루어지기 어려우니 생산량을 늘리는 방법은 보다 많은 인력을 투입하는 것뿐이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식을 많이 낳아야 했습니다. 자식은 자식이기도 하지만 일꾼이기도 했으니까요. 그래서 대가족을 꾸리고, 그런 대가족들이 모두 노동에 투입되어야만 모든 가족이 먹고 살 수 있었습니다. 대가족의 일원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생..

세상은 전쟁터일까요? | 애니미즘 | 절대자 | 과학

과학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주었지만 한편으로는 인간에게 무력감을 안겨주기도 했습니다. 세상을 이해하는 가장 간단한 방식은 세상의 모든 것이 나와 똑같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돌도, 바람도, 강물도, 새도, 호랑이도 모두 나처럼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한다고 여기는 것이지요. 물활론, 애니미즘이라고도 합니다. 모든 물질에도 전부 생명이 있다고 여기는 관점으로, 물활론적 시각으로 보면 세상 모든 것이 움직이고 변화하는 것을 모두 이해하기는 어려워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비가 너무 오거나 가뭄이 들면 하늘이 아프거나 화가 나서 그렇다고 설명하고, 너무 더울 때는 태양에게 언짢은 일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물활론적 관점에서 보면 세상의 모든 것은 다 생명을 가진 동등한 존재이고 거기에 차등은 없습니다. 곰,..

인간은 별 것 아닌 것으로 우리와 그들을 구분합니다. | 내집단과 외집단 | 추방과 파면

우리는 습관적으로 우리와 그들을 구분합니다. 별 거 아닌 것으로도 우리는 우리를 우리라고 부르고, 별 것 아닌 것으로 우리는 그들을 그들이라고 부릅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사회적 동물입니다. 인간이라는 한자어의 뜻을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가 갑니다. 혼자 있기를 원하는 사람들도 간혹 있기는 합니다만, 완전한 고립을 원하는 사람은 드뭅니다. 즉 누군가에겐가 방해받지 않고 적극적으로 자신만의 시간을 갖기를 원하는 사람은 있지만, 독방에 갇혀서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을 원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사람들이 원하는 자신만의 시간이란 원하지 않는 연락을 받지 않을 자유를 의미하는 것이지, 나 자신 역시 그 누구와도 접촉할 수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실생활에서 원하는 혼자만의 시간이란 양방향으로의 고립이 ..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우리를 정말 행복하게 합니다. | 걱정 없이 웃는 것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우리를 정말 행복하게 합니다. 아이들이 해맑게 웃는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세상의 모든 근심이 사라지는 것만 같을 때가 있습니다. 어른인 제가 보기에는 아무것도 아닌 일에 배꼽이 빠져라 웃으며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 나도 어릴 때는 저렇게 아무 걱정 없이 웃었겠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만화 영화를 보며 한참을 웃다가 배가 아파서 더 이상 못 웃겠다고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로 또 웃음을 참지 못하는 아이의 모습에 저도 웃게 되기도 하고요.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높습니다. 그리고 어른들의 웃음과 달리 사회적 요소가 전혀 가미되어 있지 않다는 느낌이 듭니다. 아이들은 분위기를 맞추려고 웃지 않습니다. 썰렁한 공기를 치워버리려고 웃지도 않습니다. 함께 있는 사람이 상급..

우리 뇌는 불확실성을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 드레스 색깔 논쟁 | SURFPAD

우리의 뇌는 불확실성을 매우 싫어합니다. 그래서 싫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무엇인가에 대한 나의 지식이 불확실하다는 사실 자체를 부정하며 의식화하는 것을 거부하기도 합니다. 경제 관련 뉴스를 읽거나 팟캐스트를 듣다 보면 “불확실성에 해소되었다”는 말을 합니다.악재는 확실하지만 불확실성이 해소되었기 때문에 주가가 오른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으면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지만 자꾸 듣다 보면 “아 그게 맞나 보다”하게 되지요. 그래서 그런 말이 있습니다. 위험은 측량 가능한 불확실성이며, 불확실성은 측량 불가능한 위험이다.(Risk is measurable uncertainty. Uncertainty is unmeasurable risk.) 경제학적 이론들은 이상적 상황에 놓여진 인간들의 이성적 판단을 전제로 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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