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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깊은 생각 126

하이퍼어텐션 Hyperattention 과 딥 어텐션 Deep Attention | 주의 과잉과 깊은 집중 | 몰입 | 캐서린 헤일스

낡은 개념이긴 하지만 주의 과잉(hyperattention)이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2007년에 캐서린 헤일스가 소개한 개념인데요, 이와 반대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는 말이 우리에게 부족해지고 있는 딥 어텐션(deep attention)입니다. 주의 과잉이라는 말보다는 하이퍼어텐션이라는 말이 더 와닿는 것 같기도 하네요.그리고 하이퍼어텐션이라고 말하면 그 대척점에 있는 개념인 딥 어텐션이라는 말도 더 자연스럽게 이해되는 것 같고요. 둘 다 주의력, 혹은 집중력을 지칭하는 말이지만 앞에 수식어가 붙어 있습니다. 하이퍼는 ‘과도한’이라는 의미의 접두어로 많이 쓰입니다. 따라서 하이퍼어텐션은 과도한 주의 집중이라는 의미 정도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반면 딥 어텐션은 ‘깊이 있는’ 집중이라고 해석할 수 있..

ADHD의 시대, ADHD는 정말 병일까요, 아니면 시대 상황의 반영일까요?

지금은 모르는 사람이 없는 ADHD라는 병이 있습니다. 뭔가에 잘 집중하지 못하는 것이 주요 증상인 정신장애입니다. 어떤 아이들은 정말 ADHD라는 병을 진단받고 약물 치료를 받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요즈음은 많은 사람들이 모두 ADHD처럼 행동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원래 집중하기가 어렵습니다. 무엇 한 가지를 진득하니 하는 것은 원래 어려운 일이니까요.예전에 읽었던 미하일 엔데의 “모모”라는 책에서 본 것 같은 구절이 있습니다. “아이들은 지루함이라는 게 무엇인지 모른다”는 말이었습니다. 사실 “모모”에 나온 문장인지 가물가물하긴 합니다. 그리고 라는 드라마에서는 한 등장인물이 이런 말을 합니다. “경찰들은 지루함을 못 견딘다”고 말입니다. 아이들이 지루함을..

작업 기억 훈련법 | 작업 기억을 개선하는 방법 | 집중력을 높이는 훈련법

우리가 갖고 있는 기억 기능의 종류 중 작업 기억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작업 기억은 지금 내가 주의를 집중하고 있는 것을 잠시 보유하고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작업 기억이 뛰어날수록 IQ가 높게 나온다는 이야기도 있으니 매우 중요한 기능임에는 분명합니다. 작업 기억을 훈련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작업 기억은 단기 기억의 한 종류라고 볼 수 있습니다.작업 기억의 가장 좋은 예가 우리가 인증을 할 때 휴대전화로 보내지는 인증번호를 기억한 뒤 그것을 인증하라고 하는 기관에 넣는 것입니다. 다른 예로는 두 자리 숫자 두 개를 암산하는 것이 있습니다. 이것에 성공하려면 이전에 했던 두 자리 숫자와 한 자리 숫자의 곱의 결과를 잘 기억하고 있다가 두 번째 한 자리 숫자와 두 자리 숫자와의 곱에 더해야..

과거의 상처가 갑자기 떠오르는 날에도 그 날 해야 할 일상을 지켜 나가야겠죠.

오래전에 있었던 기억이 불현듯 떠올라 괴로울 때가 있죠. 상처를 이겨내는 것이 쉽지 않지만 그럴 땐 니체가 했다던 “나를 파괴하지 않는 것은 나를 강하게 만든다”는 말을 되뇌어 봅니다.   정신적 상흔은 인간을 해칩니다.누군가의 나에게 보인 무례, 경멸, 악의, 그로 인해 나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수치심과 죄책감은 나의 영혼을 병들게 합니다. 성장과 성숙을 방해하고, 자존감을 떨어뜨립니다. 현실에 집중하지 못하고 과거를 헤매게 만듭니다. 그런 일이 없었다면 좋겠으나 이미 일어난 일이라면 돌이킬 수 없습니다. 아주 어렸을 때 읽었던 책에 한 성폭력 피해자가 했던 말이 기억이 납니다. 정확치는 않지만 “그 사람은 이미 나에게서 많은 시간과 날들을 빼앗아갔다, 나는 더 이상 그에게 나의 날들을 빼앗기지 않겠다”..

단어의 힘은 정말 막강합니다. 어떤 개념에 대한 단어가 있다면 우리는 그것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믿게 되니까요.

어떤 개념에 대한 단어가 있다면 우리는 그것이 실재한다고 믿게 됩니다. 그래서 어떤 개념에 이름을 붙이는 것에 매우 주의해야 합니다.   언어학자 아나톨 슈테파노비치는 우리가 무엇인가를 명사로 지칭할 때 그것은 실제로 존재한다는 전제를 수반한다는 말을 했습니다.즉 우리가 무엇엔가 이름을 붙이게 되면 우리는 그것이 실제로 세상에 존재한다고 믿게 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되어야 우리의 인식 속에서 다룰 수 있게 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세상에 없는 것에 대해서 말하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지 않겠습니까. 명사가 있다는 것은 그것이 존재한다와 같은 무게를 지니는 것입니다. 여기서 문제라고 한다면 우리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것에 이름을 붙여 문장 속에서 자연스럽게 사용함으로써 그것이 마치 실재하는 것..

우리에게는 적대시할 대상이 필요한가 봅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대항할 그 무엇인가가 필요합니다. 적대할 대상은 나를 규정하고, 집단을 규합하는 아주 간단한 방법이니까요.   인간은 기본적으로 편을 만드는 것을 좋아합니다.두 명까진 괜찮지만 세 명이 만나면 바로 2명과 1명으로 갈라지는 게 인간의 본능입니다. 다 같이 잘 지내면 참으로 좋겠지만 우리가 그렇게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과 실제로 우리의 마음이 움직이고 그것이 행동으로 이어지며 결과가 나오는 것은 생각과는 너무도 다릅니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우리와 그들, 내집단과 외집단을 나눕니다. 이것은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무의식적인 과정이어서 우리가 우리 주변에 동그라미를 그리고 있는지도 깨닫지조차 못합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면 원밖에 있는 사람들은 편애하고, 원밖에 있는 사람들은 악마화하고 있죠. ..

우리는 이유를 알 수 없는 부당함을 견디기 어려워합니다. 하지만 이유가 주어지면 어떤 부당함이라도 견뎌냅니다.

우리가 가장 견디기 어려운 것 중 하나가 바로 “이유를 알 수 없는 부당함”일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유만 주어지면 그 어떤 부당함도 견뎌내는 것이 인간입니다.   인간은 평등합니다.모든 인간에는 공평한 기회가 주어져야 하고,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존엄을 유지할 수 있는 의식주 환경은 조성이 되어야 하며, 모든 사람은 자신이 어쩔 수 없이 타고난 것 때문에 차별받지 말아야 합니다. 아마 우리 모두는 그래야 한다고 믿고 있을 것이며,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도 그 생각을 밖으로 주장하기는 어려울지 모릅니다. 너무나 많은 이들이 이 명제를 믿고 있기 때문에, 혹은 적어도 믿고 있다고 겉으로 주장하기 때문에 그와 반대되는 이야기를 했다가는 파시스트로 낙인찍혀 사회생활이 어려울지도 모르니까요. 그래서 우리 ..

랜덤 아이템이 유행하는 이유 | 우리의 삶은 무작위일까요?

요새는 랜덤박스라는 것이 유행하는 것 같습니다.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모르는 상자, 그 자체로 뭔가 우리의 기대감을 부풀리지요.    우리는 랜덤, 즉 무작위에는 속임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무작위 복권의 당첨 번호를 맞춘 사람이 거액의 당첨금을 받는 것에 대해서 모두가 수긍하는 것은 그 과정이 말 그대로 무작위이며, 그 과정에 누군가의 의지가 개입할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그 결과는 공평하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거기 외력이 작용한다면 그것은 무작위가 아니며, 무작위가 아니라면 공평하지 않다는 생각을 누구나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누군가가 매우 훌륭한 외모, 엄청난 지능, 압도적인 운동 능력을 타고나서 그것을 바탕으로 부와 명예를 누리는 것 역시 용인합니다. 그 과정이 무작위라고 생각하기 때문..

인간은 선언을 하는 동물입니다. 선언은 한 순간에 모든 것을 바꿀 수 있습니다. | 선언의 힘

인간은 아마 선언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일 것입니다. 우리는 단순히 ‘난 OOO다’라고 선언함으로써 그것이 될 수 있습니다.   존 설이라는 학자에 따르면 우리가 쓰는 언어에는  5가지 유형이 있습니다.첫 번째는 표상형으로 어떤 상태를 묘사하기 위해 주장과 의견을 피력하는 경우입니다. 두 번째는 지시형으로 누군가에게 명령을 할 때를 말합니다. 세 번째는 언약형으로 누군가와 약속을 할 때 쓰입니다. 정반대로 위협을 할 때도 쓰일 수 있습니다. 네 번째는 표현형으로 누군가가 자신의 내면세계를  누군가에게 전달할 때 사용됩니다. 다섯 번째는 오늘 이야기하고자 하는 선언형입니다.   선언은 순전히 누군가의 상상 속에서 존재하는 허구의 그 무엇인가를 다른 누군가의 상상 속으로도 이식하는 적극적인 과정이며 일종..

우리는 우리의 생각을 재검토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 의미 부여 중단 규칙

“바른 마음”, “바른 행복”, “불안 세대” 등의 저자인 조너선 하이트가 이야기한 “의미 부여 중단 규칙”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우리 뇌는 어떤 상황에 대해서 한번 무의식적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낸 이후에는 그 이야기가 옳은지 그른지를 다시 한번 살펴볼 생각을 전혀 하지 않음을 빗대어 한 말입니다.   우리의 뇌는 기본적으로 이야기를 마구마구 만들어내는 데 매우 특화되어 있는 기관입니다. 자체로 매우 강력한 이야기꾼, 즉 스토리텔러라고 할 수 있는데 이 과정이 매우 빠르게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이 과정에 대해 자미라 엘 우아실, 프리데만 카릭은 “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졌다”에서 흥미롭게 설명합니다. 두 저자는 우리의 뇌를 고층빌딩에 비유합니다. 각 층은 각자 특정한 정보를 처리하는 특정 기능을 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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