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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상처가 갑자기 떠오르는 날에도 그 날 해야 할 일상을 지켜 나가야겠죠.

오래전에 있었던 기억이 불현듯 떠올라 괴로울 때가 있죠. 상처를 이겨내는 것이 쉽지 않지만 그럴 땐 니체가 했다던 “나를 파괴하지 않는 것은 나를 강하게 만든다”는 말을 되뇌어 봅니다.   정신적 상흔은 인간을 해칩니다.누군가의 나에게 보인 무례, 경멸, 악의, 그로 인해 나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수치심과 죄책감은 나의 영혼을 병들게 합니다. 성장과 성숙을 방해하고, 자존감을 떨어뜨립니다. 현실에 집중하지 못하고 과거를 헤매게 만듭니다. 그런 일이 없었다면 좋겠으나 이미 일어난 일이라면 돌이킬 수 없습니다. 아주 어렸을 때 읽었던 책에 한 성폭력 피해자가 했던 말이 기억이 납니다. 정확치는 않지만 “그 사람은 이미 나에게서 많은 시간과 날들을 빼앗아갔다, 나는 더 이상 그에게 나의 날들을 빼앗기지 않겠다”..

드라마 자칼의 날 감상기 | The Day of the Jackal | 후기

드라마 을 보고 간단히 써보는 감상기입니다. 스포일러가 아주 많으니 주의해 주세요. 은 프레드릭 포사이스(Frederick Forsyth)가 1971년 발표한 소설입니다. 소설 자체가 워낙 인기를 끈 탓에 이미 두 차례 영화화된 바 있습니다. 첫 번째 영화는 1973년 작인 , 그리고 두 번째 영화는 1997년 작인 입니다. 두 번째 영화인 에서는 브루스 윌리스와 로버트 기어가 나왔었죠. 첫 번째 자칼을 아주 오래전에 봤었는데 정말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호리호리한 몸매에 지적인 얼굴을 가진 에드워드 폭스의 자칼이 워낙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어서 그런지, 브루스 윌리스가 자칼 역할을 맡는다고 했을 때 안 어울린다는 느낌이 먼저 들었던 생각이 나네요. 브루스 윌리스는 지적인 이미지라기보다 위트 넘치는 ..

단어의 힘은 정말 막강합니다. 어떤 개념에 대한 단어가 있다면 우리는 그것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믿게 되니까요.

어떤 개념에 대한 단어가 있다면 우리는 그것이 실재한다고 믿게 됩니다. 그래서 어떤 개념에 이름을 붙이는 것에 매우 주의해야 합니다.   언어학자 아나톨 슈테파노비치는 우리가 무엇인가를 명사로 지칭할 때 그것은 실제로 존재한다는 전제를 수반한다는 말을 했습니다.즉 우리가 무엇엔가 이름을 붙이게 되면 우리는 그것이 실제로 세상에 존재한다고 믿게 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되어야 우리의 인식 속에서 다룰 수 있게 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세상에 없는 것에 대해서 말하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지 않겠습니까. 명사가 있다는 것은 그것이 존재한다와 같은 무게를 지니는 것입니다. 여기서 문제라고 한다면 우리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것에 이름을 붙여 문장 속에서 자연스럽게 사용함으로써 그것이 마치 실재하는 것..

사실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많은 이들이 믿으면 진실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믿으면 그것이 무엇이든지 사실이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 놓이면 나의 신념을 지키기 그리 쉽지 않다고 합니다. 예전에 한 연예인의 학력에 대한 논란이 거세게 일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미국의 명문대를 졸업했느냐 아니냐를 두고 우리나라 전체에 소란 아닌 소란이 난 일이었는데 당시 그 연예인이 학력을 날조한 것이라고 믿은 사람들이 꽤나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인간은 이야기를 전합니다.예전 같으면 그냥 옆 사람에게 이야기하고 말았을 문제들이 이제는 인터넷을 통해서 매우 빠르게 확산됩니다. 예전 같으면 길 건너까지 가기도 어려웠을 이야기가 이제는 바다도 건너고 산도 건넙니다. 얼마 걸리지도 않고요. 좋은 소식이든 나쁜 소식이든, 사실이든 허위이든 상관없습니다. 이야기가 퍼져..

함부로 남의 인생에 대해서 이야기해서는 안 되는 이유 | 내 인생 이야기의 저작권은 나에게 있겠지요. | 서사적 권한

누구나 자신의 삶을 설명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이야기에 대한 권리가 우리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하며 그것을 침해 당하는 것을 매우 싫어합니다.   우리의 삶은 어찌보면 무작위 사건들의 연속입니다.중간 중간 우리의 의도와 결정이 개입되긴 하지만 중대한 사건들이라고 해서 항상 어떤 의도가 끼어들어있는 것은 아닙니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우연이 일어나는 경우가 꽤 많고 우리는 그것의 발생에 크게 기여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지 그것에 대응하거나, 혹은 그것의 결과를 송두리째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요.   우리가 어떤 직업을 갖게 된 것, 어떤 한 사람을 만나 함께 삶을 살아나가기로 결정한 것, 그리고 어떤 지역에 살기로 결정한 것 등은 인생에 있어서 정말 중대한 결정이라고 할 수 있..

우리에게는 적대시할 대상이 필요한가 봅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대항할 그 무엇인가가 필요합니다. 적대할 대상은 나를 규정하고, 집단을 규합하는 아주 간단한 방법이니까요.   인간은 기본적으로 편을 만드는 것을 좋아합니다.두 명까진 괜찮지만 세 명이 만나면 바로 2명과 1명으로 갈라지는 게 인간의 본능입니다. 다 같이 잘 지내면 참으로 좋겠지만 우리가 그렇게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과 실제로 우리의 마음이 움직이고 그것이 행동으로 이어지며 결과가 나오는 것은 생각과는 너무도 다릅니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우리와 그들, 내집단과 외집단을 나눕니다. 이것은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무의식적인 과정이어서 우리가 우리 주변에 동그라미를 그리고 있는지도 깨닫지조차 못합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면 원밖에 있는 사람들은 편애하고, 원밖에 있는 사람들은 악마화하고 있죠. ..

우리는 이유를 알 수 없는 부당함을 견디기 어려워합니다. 하지만 이유가 주어지면 어떤 부당함이라도 견뎌냅니다.

우리가 가장 견디기 어려운 것 중 하나가 바로 “이유를 알 수 없는 부당함”일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유만 주어지면 그 어떤 부당함도 견뎌내는 것이 인간입니다.   인간은 평등합니다.모든 인간에는 공평한 기회가 주어져야 하고,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존엄을 유지할 수 있는 의식주 환경은 조성이 되어야 하며, 모든 사람은 자신이 어쩔 수 없이 타고난 것 때문에 차별받지 말아야 합니다. 아마 우리 모두는 그래야 한다고 믿고 있을 것이며,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도 그 생각을 밖으로 주장하기는 어려울지 모릅니다. 너무나 많은 이들이 이 명제를 믿고 있기 때문에, 혹은 적어도 믿고 있다고 겉으로 주장하기 때문에 그와 반대되는 이야기를 했다가는 파시스트로 낙인찍혀 사회생활이 어려울지도 모르니까요. 그래서 우리 ..

랜덤 아이템이 유행하는 이유 | 우리의 삶은 무작위일까요?

요새는 랜덤박스라는 것이 유행하는 것 같습니다.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모르는 상자, 그 자체로 뭔가 우리의 기대감을 부풀리지요.    우리는 랜덤, 즉 무작위에는 속임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무작위 복권의 당첨 번호를 맞춘 사람이 거액의 당첨금을 받는 것에 대해서 모두가 수긍하는 것은 그 과정이 말 그대로 무작위이며, 그 과정에 누군가의 의지가 개입할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그 결과는 공평하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거기 외력이 작용한다면 그것은 무작위가 아니며, 무작위가 아니라면 공평하지 않다는 생각을 누구나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누군가가 매우 훌륭한 외모, 엄청난 지능, 압도적인 운동 능력을 타고나서 그것을 바탕으로 부와 명예를 누리는 것 역시 용인합니다. 그 과정이 무작위라고 생각하기 때문..

인간은 선언을 하는 동물입니다. 선언은 한 순간에 모든 것을 바꿀 수 있습니다. | 선언의 힘

인간은 아마 선언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일 것입니다. 우리는 단순히 ‘난 OOO다’라고 선언함으로써 그것이 될 수 있습니다.   존 설이라는 학자에 따르면 우리가 쓰는 언어에는  5가지 유형이 있습니다.첫 번째는 표상형으로 어떤 상태를 묘사하기 위해 주장과 의견을 피력하는 경우입니다. 두 번째는 지시형으로 누군가에게 명령을 할 때를 말합니다. 세 번째는 언약형으로 누군가와 약속을 할 때 쓰입니다. 정반대로 위협을 할 때도 쓰일 수 있습니다. 네 번째는 표현형으로 누군가가 자신의 내면세계를  누군가에게 전달할 때 사용됩니다. 다섯 번째는 오늘 이야기하고자 하는 선언형입니다.   선언은 순전히 누군가의 상상 속에서 존재하는 허구의 그 무엇인가를 다른 누군가의 상상 속으로도 이식하는 적극적인 과정이며 일종..

영화 "올 이즈 로스트" | All is Lost | 모든 것이 사라졌을 때 내게 남는 것은...

우연치 않게 “올 이즈 로스트(All is lost)”라는 영화를 보게 됐습니다. 제목 그대로 모든 것을 잃어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아래 내용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아래 링크는 “올 이즈 로스트”의 IMDB 링크입니다.https://www.imdb.com/title/tt2017038/?ref_=fn_all_ttl_1 All Is Lost (2013) ⭐ 6.9 | Action, Adventure, Drama1h 46m | 12www.imdb.com   “올 이즈 로스트”의 주인공은 로버트 레드포드입니다. 감독은 “마진 콜”, “어 모스트 바이올런트 이어”, “트리플 프론티어”, 그리고 최신작으로는 “크레이븐 더 헌터”를 연출한 J.C. 챈더입니다. 영화가 시작하면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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