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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은 필연이지만, 괴로움은 선택 | Pain is inevitable, but suffering is optional.

고통은 필연이지만, 괴로움은 나의 선택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한 번 정도는 깊이 생각해 볼 문장인 것 같습니다. 고통은 말 그대로 고통입니다. 아픔을 의미합니다. 반면 “괴로워하다”라는 의미의 영단어 suffering의 라틴어원인 ferre는 “to carry, bear”, 즉 “나르다” 혹은 “견디다”라는 뜻입니다. 고통을 짊어지고 나르며 견딘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적극적으로 고통을 내 삶으로, 내 안으로 퍼나르기 때문에 괴로워지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살면서 고통이 전혀 없으면 좋겠지만, 인생에 있어 고통은 반드시 수반되는 대전제입니다.어쩌면 고통 없는 삶이란 기쁨 없는 삶의 다른 표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고통 없이는 기쁨이나 행복도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두..

서양 문화와 동양 문화의 차이를 지형에서 찾기도 합니다.

서양 문화와 동양 문화의 차이를 지형에서 찾기도 합니다. 그리스는 좁고 깊은 틈 위주이고, 중국은 넓은 평야 위주라는 것이지요. 그리스는 가파른 해안이 많고, 그 사이사이에 깊은 틈이 많은 지형입니다. 넓은 평야보다는 좁다란 땅이 많다는 것입니다.그래서 대규모 인력이 모여 대규모의 농경을 영위함으로써 삶을 유지하는 집단적 삶보다는 어업, 올리브 오일 생산, 무역 등 개인 규모의 생업이 많았다고 하네요. 이에 대해서 한 학자는 “그리스에서 세상을 통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립이었다”라고 말합니다. 그리스가 도시 국가로 이루어져 있던 것도 이런 이유였을 것 같습니다. 한 명이 모든 것을 통제하는 게 아니라, 개인들이 개인적인 삶을 살며 이루어진 작은 조직들이 작은 규모를 유지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우리나라는 사교육비를 내는 사람이 세금을 내는 사람보다 많습니다.

우리나라는 정말 사교육의 왕국이지요. 사교육비는 가계 지출에서 매우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고 하지요. 그리고 사교육비는 거의 준조세에 가까운 성격의 지출이 됐습니다. OECD가 발표한 우리나라의 근로소득세 면세자 비율은 38.9%가량입니다.다시 말해 대한민국 국민의 61% 정도만이 근로소득세를 납부합니다. 세금을 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돈을 번다고 해서 그것 전체에 대해서 세금을 징수하진 않습니다. 기본적 생활이나 개인으로서의 품위나 존엄을 유지하기 위해서 쓰이는 돈, 즉 비용은 수입으로 간주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숨만 쉬어도 나가는 돈에까지 전부 세금을 매기면 숨도 못 쉬고 살아야 하니 그것은 소득에서 빼줍니다. 만약 근로소득 전체가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하는 데 쓰이게 된다면 이 부분은 전부 공..

원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은 다릅니다. 이것이 중독을 설명하기도 합니다.

원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은 다릅니다. 이것이 중독을 설명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흔히 우리에게 쾌감을 느끼게 하는 물질이 도파민이라고 생각합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그러나 도파민이 모든 문제의 원흉인 것처럼 몰아가는 것은 오해입니다. 도파민은 쾌감보다는 기대에 관여합니다. 다시 말해 우리가 쾌락을 추구할 욕구와 동기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한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도파민이 운동에 관여하는 것도 그런 식으로 이해하면 더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뭔가를 얻으려면, 어떤 쾌락을 얻어내려면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움직여야 하니까요. 요새는 손가락 하나로도 그걸 할 수 있기 때문에 예전과는 산식이 달라지긴 했지만 말입니다. 즉 도파민은 무엇인가를 원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와는 달리 ..

터미널 리스트 : 다크 울프 | Terminal List : Dark Wolf

아마존 프라임의 드라마 “터미널 리스트 : 다크 울프”를 보고 써보는 감상기입니다. 스포일러가 매우 많으니 주의해 주세요. 터미널 리스트는 원래 잭 카(Jack Carr)의 소설을 원작으로 합니다. IMDB에 따르면 잭 카는 20년 동안 네이비 실의 저격수로 복무했던 군인 출신의 작가입니다. 드라마 “실 팀”에서 트렌트로 등장했던 타일러 그레이도 델타 포스 출신입니다. 드라마에서도 그의 팔은 커다란 흉터가 있는데 실제로 작전 중에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그래서인지 두 드라마 모두 문외한인 제가 보기에는 사실적이라는 느낌이 들었고, 밀리터리 매니아들 사이에서 꽤 평가가 높다고 들었습니다. 다크 울프는 터미널 리스트의 스핀 오프라고 볼 수도 있고, 일종의 프리퀄이라도 볼 수도 있습니다. 터미널 리..

여행은 우리의 삶에서 일상을 지워내줍니다.

여행을 할 때는 일상의 근심이 사라지는 느낌이 납니다. 그래서 아마 사람들이 여행을 하는 거겠죠. 아무리 그렇지 않으려고 해도 일상은 너저분할 때가 많습니다.매일 같은 일을 반복해야 하고, 꼭 해야 하는 일들 중 상당수는 거의 아무런 보상도 없습니다. 열심히 한다고 해도 했는지 거의 티가 나지 않는 일들도 많습니다. 집안일들은 특히 더 그렇습니다. 안 하면 반드시 티가 나지만, 아무리 열심히 해도 곧 예전으로 돌아가버려 허탈함을 줍니다.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은 삶에 대해 싫증과 회의를 느끼게끔 합니다. 이 모든 게 다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하니까요. 눈에 보이는 저것을 치워야 하지만, 치우고 나도 곧 또다시 어질러질 것이라면 왜 치워야 하나 하는 의심을 하는 것은 인간이라면 당연..

적당히 기대하고, 적당히 실망하기

기대는 우리에게 힘을 주기도 하지만, 우리를 절망하게도 합니다. 특히 어떤 사람이 나에게 어떤 감정을 갖길 기대하는 것은 더욱 그렇습니다. 기대, 그 자체는 좋고 나쁘고 한 것 같지 않습니다. 뭔가가 일어나길 바란다는 것은 그저 중립적인 것일 수 있으니까요.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일어나길 바라는 것이 어떤 일이냐 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대부분 좋은 일을 기대합니다. 물론 우리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누군가에게 적당한 수준의 불운이 닥치길 기대하는 경우도 있긴 합니다. 그러나 우리 자신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길 바란다면, 그것은 대부분 좋은 일일 것입니다. 그저 기대는 아무것도 아닐지 모르지만,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는 우리를 한껏 들뜨게 합니다. 이때 등장하는 것이 바로 그 유명한 도파민입..

서사적 자아 Narrative Self | 나는 이야기이다. | 미래의 기억 | 이야기 편향

나의 자아가 이야기로, 이야기에 의해 구성된다고 보는 관점이 있습니다. 이것을 서사적 자아 narrative self 라고 합니다. 서사 narrative 란 하나로 묶인 일련의 에피소드들의 집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여기서 하나로 묶였다는 말은 단순히 서로 아무런 관계없는 에피소드들을 무작위로 한 움큼 잡은 뒤 묶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사실 우리 삶의 많은 사건들은 무작위적으로 일어납니다. 더 정확히는 그렇게 보입니다. 모든 사건에는 인과가 있는 것이 분명하겠으나, 현재 우리의 과학 기술, 혹은 우리의 인지적 능력이나 범위로는 감지, 파악하지 못하는 것들도 매우 많습니다. 그런 경우 우리의 눈에 그 사건은 무작위적 사건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꽤 오랫동안 그럴지 모릅니다. 우리가 일식이나 ..

도깨비에게 몸만 먹히고 영혼은 남겨진 남자의 이야기 | 나는 누구일까요

고대 인도 마드야미카의 경전에는 도깨비에게 잡아먹히는 남자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 이야기는 내가 누구인가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합니다. 길을 가던 한 남자가 폐가를 발견하고 거기서 하루 쉬어가기로 합니다. 그런데 자정이 됐는데 도깨비 하나가 시체를 들고 들어와서는 그의 옆에 내려놓았습니다. 조금 있다 이 도깨비를 쫓던 다른 도깨비가 뒤이어 들어와서는 서로 그 시체가 자신의 것이라며 싸우기 시작합니다. 싸움이 끝날 것 같지 않자 두 도깨비는 그 남자에게 그 판결을 내려달라고 합니다. 그 남자는 어차피 죽을 것 같으니 사실대로 “먼저 들어온 도깨비가 시체를 갖고 들어왔다”라고 합니다. 화가 난 두 번째 도깨비는 그 남자의 팔을 하나 뜯어냅니다. 그러자 첫 번째 도깨비가 시체에서 팔을 하나 뜯어내 그에게 ..

삶의 균형 | 더 와이어 지미 맥널티 | 씰 팀 제이슨 헤이즈 | 워라벨

삶의 균형을 찾는 것은 그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것이 가능할 때 신체적, 정신적 건강도 이룰 수 있고, 반대로 건강해야 균형을 찾을 수 있기도 합니다. 드라마 중 마스터피스로 꼽히는 “더 와이어”를 보면 지미 맥널티라는 주인공이 등장합니다.그는 알코올 중독자에 바람둥이입니다. 그는 살인 같은 강력 범죄를 다루는 부서에서 근무하며 혼란스럽고, 예측 불가능하며, 폭력적인 환경에 계속해서 노출되니다. 그럴수록 그는 더 술을 많이 마시고, 무분별한 관계도 많이 갖습니다. 직업적 생활이 정돈되지 않으니 개인적인 삶도 같이 무너집니다. 그런데 그가 어떤 계기로 순찰 담당 부서로 옮겨지며 매우 규칙적인 삶을 살게 됩니다. 지루하고 따분한 삶입니다. 그런데 그 이후 그는 술을 끊고, 바람도 피우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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