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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뭔가를 끝맺고 싶어합니다. | 종결 욕구 | 자이가르닉 효과

인간은 뭔가를 끝맺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다고 합니다. 이를 종결 욕구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종결 욕구는 우리가 뭔가를 완료하게 해주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결론으로 비약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뭔가를 완료하고 마침표를 찍는다는 행위 자체는 우리에게 하나의 성취가 됩니다.그렇기 때문이 완료의 경험은 중요하고 필요합니다. 뭔가를 시작하긴 하지만 끝맺음하기 어려워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리고는 또 새로운 것을 시작한 뒤 끝맺지 못하고 다시 또 새로운 것을 시작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뭔가를 시작했다는 성취감은 있을지 몰라도 뭔가의 끝마무리를 제대로 했다는 성취감은 느끼기 어려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제 개인적인 경우에는 뭔가를 제대로 끝맺음했을 때 더 큰 성취감을 느꼈던 것 같고요. 인간의 뇌는..

포르노그래피의 특징 | 포르노그래피가 나쁜 이유

움베르토 에코가 쓴 짤막한 글 중에 “포르노 영화를 식별하는 방법”이라는 글이 있습니다. 에코는 쓸데없이 늘어지는 공백 시간이 많으면 포르노그래피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인터넷이라는 것이 생기면서 포르노그래피의 유통은 혁신적인 전기를 마련했습니다.인터넷은 이미지와 동영상을 전달하기에 이상적인 매체니까요. 혹자에 따르면 1990년대 후반에 전체 인터넷 트래픽의 40%를 포르노그래피가 차지했다고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빨라지면서 더 자극적인 영상이 더 쉽고 빠르게 유통되고 있습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2004년에 매일 포르노를 본 남자아이들의 비율은 11%였는데, 2014년에는 24%로 10년 사이 그 비율에 2배 넘게 증가했습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포르노를 보는 남자 청소년 중에..

고난을 견뎌낼 수 있는 힘을 내게 주는 사람, 그리고 누구에겐가 그런 사람이 되는 것

고난을 견뎌낼 수 있는 힘을 내게 주는 사람이 곁에 있다면 그보다 더 큰 행운은 없을 것 같습니다. 인생은 고난이라는 말이 있습니다.이 말은 삶을 비관적으로 바라본다기보다는 삶을 살면서 반드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예측할 수 없었던 난관에 대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삶에는 좋은 것들도 많습니다. 예측하지 못했던 행운이 찾아오기도 하고, 기쁜 일들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좋은 일과 나쁜 일이 교차하며 공존하는 것이 삶 그 자체이니까요. 좋은 일에는 견뎌내야 할 것이 없습니다.성숙한 어른으로서 좋은 일을 대하는 가장 좋은 자세는 그것을 만끽하는 것 외에는 거의 없습니다. 좋은 일이 있는데 “분명히 나쁜 일도 생길 게 뻔해”라고 생각하면서 모처럼 찾아온 행복을 발로 걷어차버리거나, 기쁨을 그르칠 이..

성공이란 아마도 나를 움직이게 만들 나만의 이유를 찾는 과정이 아닐까요.

사는 방법이나 성공하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해 주는 사람들과 책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누구나 자신의 방법을 찾아야 하고, 아마도 그 과정이 인생일 것입니다. 서점에 가면 자기계발서적들이 즐비하게 진열되어 있습니다. 매대에 눕혀져 있기도 하고, 선반에 꽂혀 있기도 합니다. 베스트셀러 목록에는 어떻게 살아야 성공하는지에 대해서 알려주겠다는 자극적 카피가 적혀 있는 책들이 몇 권씩 항상 올라가 있습니다. 이것은 아마도 우리가 그만큼 성공하고 싶어 한다는 반증일 것입니다. 인생의 성공을 어떻게 정의하느냐는 개인마다 매우 크게 다를 것임에도 불구하고, 자기계발서들을 보면 돈과 명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두 가지를 다 가지면 더 좋다고 하기도 하고요. 사실 그 말이 사실이기도 합니다..

자주 걷고, 자주 일어나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몸을 움직이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1초에 1미터, 즉 시속 3.6km로 걸을 수 있다면 10년 이내에 사망할 확률은 0에 수렴한다고 합니다. 현대인들은 많이 움직일 필요가 없습니다. 스마트폰만 몇 번 터치하면 장도 볼 수 있고, 음식을 시킬 수도 있으니 움직여야 할 유인은 갈수록 줄어들 것이 분명하고요. 예전에는 필수적으로 움직여야만 했던 활동들에서도 이동의 필수성이 사라지고 있는 세상입니다. 이럴 때 우리가 늘 이야기하는 것이 우리의 조상들이 살았던 세상과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을 비교하는 것입니다. 세상의 변화에 비해 우리의 변화, 즉 우리가 가진 DNA의 변화는 느리기 때문에 아직 우리는 세상의 변화에 준비된 몸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 그 근거입니다. 예전 우리 조상들은 먹기 위해서 일..

불확실성과 슈퍼 히어로 무비

지금은 좀 시들해진 것 같지만, 슈퍼 히어로들이 등장하는 영화들이 끝없이 제작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아마도 세상이 너무나 불확실해지며 우리가 보다 확실한 것에 끌리게 되어서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일반적으로 세상은 그렇게 급격히 변하지 않았습니다.우리가 혁명이라고 부르는 사건은 인류 전체의 역사를 두고 보자면 매년 벌어지진 않습니다. 어떤 한계에 도달했을 때 그런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생기는 것인데, 그전까지 인간들은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과 같은 내일을 맞이하는 것에서 일종의 편안함을 얻을 것입니다. 그것이 부당하다고 느껴지고, 고통스러운 삶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하더라도, 급격한 변화가 나의 삶을 좋게 만들어 줄 가능성만큼이나 더 나쁘게 만들 가능성 역시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겠지요. 그래서 그..

나태는 일곱 가지 대죄 중 하나였습니다. 그러나 가끔은 나태해도 되지 않을까요.

나태는 일곱 가지 대죄 중 하나였습니다. 그러나 가끔은 나태해도 되지 않을까요. 590년에 교황 그레고리오 1세는 일곱 가지 대죄를 명문화했습니다.교만, 시기, 탐식, 정욕, 분노, 탐욕, 나태. 그 일곱 대죄를 주제로 한 영화가 데이빛 핀쳐가 감독하고 브래드 피트, 모건 프리먼, 케빈 스페이시, 기네스 팰트로우가 나왔던 “세븐”이지요. 영화에서 “나태”했던 이는 침대에 손발이 묶인 채 미라화되어 죽기 직전에 발견되지요. 그레고리오 1세가 천명했던 나태에 대한 형벌은 ‘뱀 구덩이에 던져지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나태를 영어로 sloth라고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sloth는 나무늘보를 뜻하기도 합니다.나무늘보는 원래 느릿느릿한 동물이지요. 나태한 것이 그 천성입니다. 바꿀래야 바꿀 수가 없는 태생..

당연해보이는 것들이 당연하지 않을 때 우리는 혼란에 빠집니다.

세상의 어떤 것들은 그냥 그 자체로 너무나 당연해서 더 이상의 증명이 필요 없기도 합니다. 그런 것을 당위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당위가 당연하지 않으면 우리는 혼란에 빠집니다. 네이버 국어사전에서 “당위”를 찾아보면 “마땅히 그렇게 하거나 되어야 하는 것”, “마땅히 있어야 하는 것. 또는 마땅히 행하여야 하는 것”이라고 풀이되어 있습니다. 그 자체로 그냥 당연한 것, 그것이 당위입니다. 그래서 많은 경우 당위는 그 자체로 일종의 막다른 골목이 됩니다. 더 이상 증명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자살을 권장하는 사회나 문화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리고 자살을 금지하거나 터부시 하는 데에는 수많은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문화권에서는 신체발부 수지부모가 자살을 금지하는 데 쓰이는 방패..

"라떼는"이 일어나는 비율이 많게는 대화의 80%에 달한다고 합니다. 우리는 전혀 듣지 않고 있는 것이지요.

우리는 대화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잘 듣는 것, 경청하는 것임을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일상 대화의 60%, SNS 상의 대화의 80%가량에 전혀 그러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은 한풀 꺾이긴 했지만 요새도 “라떼는”이라는 말이 널리 쓰입니다.누군가 무슨 이야기를 하면 그 이야기를 들을 생각은 하지 않고, 그 이야기에 의해 촉발된 자기 경험을 과시하느라 바빠서 “나 때는”으로 운을 띄우며 자기 이야기만 하는 세태를 비꼬는 말입니다. 얼마나 이러는 사람들이 많길래 이런 말까지 생겼을까 싶습니다만, 실제로 조사를 해보면 “나 때는”을 하는 경우가 전체 대화의 60~80% 정도나 된다고 합니다. 누군가 이야기를 했을 때 “(그런데) 나도 그런 적 있어”로 시작하면서 상대방의 이야..

너무 빠른 속도로 돌아가는 세상 속에 사는 우리에게는 반드시 느린 활동이 필요합니다.

세상은 너무나 빨리 돌아갑니다. 그래서 더 느린 활동이 필요합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덕에 세상은 이제 정말 하나입니다.차가 거의 없이 모든 것이 세상에 동시에 알려지고, 모든 호재와 악재와 시장에 실시간으로 반영되고, 유행이 지구를 반 바퀴 도는 데 하루도 걸리지 않습니다. 인터넷은 세상을 하나로 연결했고, 그것은 전달에 필요한 시간이라는 개념 자체를 삭제했으므로 최신성, 동시성, 즉각성이 세상의 기본적 성격이 됐습니다. 이제 뭔가 늦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불성실, 유해함, 더 나아가 악, 부도덕처럼 느껴지는 세상인 것이지요. “요즘 시대에 뭐가 이렇게 오래 걸려?”라는 말을 쉽게 하게 되니까요. 그 와중에 우리의 뇌는 활활 타오르고 있고, 세상을 따라잡기 위해 잔뜩 오버클락한 CPU에서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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