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분류 전체보기 947

요새는 유행도 너무 빨리 변합니다. YOLO, YONO, FOMO, JOMO

인터넷으로 연결된 세상이라 그런지 세상이 바뀌는 속도가 엄청납니다. 그리고 글로벌한 트렌드가 순식간에 일어났다가 순식간에 사라지기도 하고요. 역동적이고 재미있기도 하지만 그만큼 자기중심을 잡기 어려운 시기가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사람들은 뭔가를 따르길 원하는 것 같습니다.그것이 어떤 사조일 수도 있고, 이념일 수도 이고, 유행일 수도 있겠지요. 뭔가를 따르고 그것에 의견을 함께 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은 소속감과 동질감을 느끼게 해 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서로 얼굴 한 번 본 적이 없고 매번 스크린을 통해서만 만난다고 하더라도 말입니다. 그리고 그런 흐름을 경제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이든, 아니면 그것을 정의하기 위해서이든 거기에 패셔너블한 이름을 붙이는 것이 이제는 당연한 일이 되어버렸..

아이들마다 어휘 노출 숫자가 3200만 개까지 차이날 수 있습니다. | 언어 자극의 중요성 | 독서와 어휘력의 중요성 |

베리 하트와 토드 리슬리의 연구에 따르면 빈곤한 환경에서 자란 어린아이들과 그렇지 않은 아이들이 만 4세까지 노출되는 단어의 숫자가 3200만 개까지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이 연구의 제목은 “이른 참사 Early Catastrophe”입니다.   아이들에게는 언어 자극이 필요합니다. 언어는 우리에게 인스톨되어 있는 프로그램이 아닙니다.우리는 분명히 언어를 배울 수 있는 칩셋은 미리 갖추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어떤 문화권에서 자라느냐에 따라 어떤 언어를 배우는지가 결정되고, 이것이 인종과는 완전히 무관한 것을 보면 이것이 미리 결정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언어를 배우는 데는 분명히 어떤 한계 시점이 있어서 만 12~14세 정도가 지나면 모국어를 구사하듯 제2의 언어를 구사..

절망사 Deaths of Despair | 양극화의 미래는 무엇일까요? | 앵거스 디튼 | 앤 케이스

2021년에 출간된 앵거스 디튼과 앤 케이스의 책 를 보면 알코올, 약물, 그리고 자살로 인한 죽음이 증가하고 있으며, 저자들은 이를 “절망사 Deaths of Despair”라고 부릅니다. 미국의 약물 문제는 정말 심각하다는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들어 펜타닐로 인한 사망자수가 엄청나게 늘어나면서 중국발 펜타닐 제조 원료 수입 자체를 차단하기 위해 우방인 캐나다와 멕시코에 관세를 물리기도 했었죠. 펜타닐이 정말 관세의 이유인지는 트럼프의 속내는 알 수 없겠으나, 대외적으로는 펜타닐을 이유로 들어도 다들 수긍할 정도로 펜타닐 문제는 정말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자들은 미국에서 비 히스패닉계 백인들의 사망률이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자살, 약물 과용, 그리고 알코올 관련..

천성적으로 악한 이들의 존재 | 사이코패스 | 소시오패스 | 허멀 멜빌의 <빌리 버드> | 존 클래거트

세상에 태생적으로 악한 사람들이 있을까요? 흔히들 그런 사람들을 소시오패스, 사이코패스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모비 딕으로 유명한 작가인 허먼 멜빌은 실제로 본인이 선원 생활을 해서인지 작품의 배경이 선박이나 항해인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모비 딕은 말할 것도 없고, 또 다른 유명 단편 소설인 도 그렇습니다. 그리고 오늘 이야기하고 싶은 작품인 역시 함선을 배경으로 합니다. 아래 내용은 작품에 대한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아직 이 소설을 읽지 않은 분들은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의 원제는 입니다.소설의 주인공인 빌리 버드는 아름다운 외모, 매력적인 성격, 탁월한 신체 능력을 지닌 완벽한 인물입니다. 그는 자신의 부모가 누군지, 고향이 어디인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위축되거나 주눅기는..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 무위로 돌아가고 싶을 때 | 필경사 바틀비 | 허먼 멜빌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가 있지요. 더 적극적으로, 더 완전히 무위(無爲)에 이르고 싶은 의지가 들 때가 말입니다.  모비딕으로 유명한 허먼 멜빌의 단편 소설 중 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아직 이 작품을 읽지 않으신 분들에게는 아래 내용이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이 작품의 원제는 “Bartleby, the Scrivener: A Story of Wall Street”입니다.제목에 있는 것처럼 배경이 월스트릿입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작품이 쓰여졌던 1850년대에도 월스트릿은 숨 가쁘게 돌아가는 곳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주인공인 화자는 변호사이지만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들처럼 치열하게 살지는 않습니다. 그저 자신이 할 수 있는 정도의 일을 하면서 차분하게 살아갑니다. 그렇지만 그런..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는 느낌을 받아보신 적이 있나요? | 치누아 아체베 |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Things Fall Apart

살다 보면 모든 것이 부서져 내리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그런 일이 없다면 좋겠지만 누구에게나, 어떤 식으로든 한 번 정도는 그런 일이 있는 것 같습니다.    치누아 아체베의 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아래 내용은 소설의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아직 이 작품을 읽지 않으신 분들은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민음사에서 발간된 판의 첫 페이지에는 예이츠의 의 첫 네 줄이 적혀 있습니다. 돌고 돌아 더욱 넓은 동심원을 그려 나가매는 주인의 말을 들을 수 없고,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고, 중심을 힘을 잃어,그저 혼돈만이 세상이 풀어헤쳐진다. Turning and turning in the widening gyreThe falcon cannot hear the falconer;Things fall ..

시간의 양면성 | 시간의 자애로움과 시간의 무자비함

시간은 극단적인 양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없이 자애롭기도 하지만, 한없이 무자비하기도 하지요.   우리는 시간이 “흐른다”고 표현합니다. 마치 강처럼 말입니다.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 궁극적으로는 바다에서 만나는 모든 강들처럼, 시간도 태초에서 시작하여 현재를 지나 미래의 어느 즈음으로 흘러간다고들 우린 생각합니다. 혹자는 과거, 현재, 미래는 선형적 관계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 아니며, 언제나 존재하는 것은 현재뿐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개념은 언뜻 쉽사리 이해되지 않으며, 시계열이 태생적으로 갖게 되는 인과에 대해서 부정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언제나 현재만 존재한다는 개념보다는 시간이 흐른다는 개념을 훨씬 더 직관적으로 잘 이해하는 것 같습니다. 시간이라는 추상적 ..

<리츠 호텔만 한 다이아몬드> | F. 스콧 피츠제럴드 | 황금 만능주의 | 배금주의

F. 스콧 피츠제럴드의 단편 소설 중 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엄청난 부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지요.  아래 내용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니 소설을 읽고자 하는 분들은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피츠제럴드는 같은 장편 소설로 유명하지만, 단편 소설도 많이 썼던 것으로 압니다. 브래드 피트 주연으로 는 제목의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던 이라는 소설도 피츠제럴드의 작품입니다. 오늘 제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작품은 벤저민 버튼은 아니고 위에 언급했듯이 라는 작품입니다. 피츠제럴드는 풍요로운 시기의 미국의 모습을 지켜봤던 인물이고, 그래서인지 작품 속에 물질과 돈에 대한 이야기가 꽤 많이 나오지 않나 생각합니다. 라는 작품에서는 제목 그대로 정말 호텔만큼이나 큰 다이아몬드를 가지고 있는 가문에 대한 이야기..

몸이 아픈 것은 참으로 슬픈 일입니다.

몸이 아플 때 우리가 흔히 하는 생각은 “왜 아플까”,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겼을까”, “어떻게 하면 될까” 정도일 것입니다. 아주 자연스러운 반응이죠. 인간은 늙고, 병에 걸리고, 결국은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일반적 인구에게 이 흐름은 도저히 거스를 수 없는 것이며 섭리에 가깝습니다. 요새 노화에 역행하거나, 노화를 늦추기 위해 자신의 신체에 막대한 돈을 쏟아붓는 슈퍼 리치들의 기사를 심심치 않게 보게 됩니다. 충분한 자원이 있고 실제로 자원을 투입해서 노화를 막을 수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것 자체를 비난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나이가 들어가는 것 자체에 대한 생각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병약해지거나 쇠약해지거나 노쇠해지는 것을 반길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으니까 말입니다.   나이가 들어..

평등이란 과연 쟁취 가능한 가치일까요? | 커트 보니것의 <해리슨 버저론>

커트 보니것이 쓴 이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이 소설은 주제는 어느 누구도 다른 누구보다 더 똑똑하거나 잘생기거나 신체적 능력이 뛰어나서는 안 되는 사회를 다루고 있습니다.    우리는 평등을 반드시 쟁취해야 하는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렇습니다.모든 인간은 평등한 존재이고,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존엄을 유지할 수 있는 정도의 환경은 반드시 조성되어야 하고, 무엇인가를 시도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동등하게 주어져야 합니다. 그러나 “인간은 평등해야 한다”은 “인간이 (실제로) 평등한가”라는 질문과는 동일하지 않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개인이나 사회가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주어진 것들을 획득하기 위해서 노력하거나, 그것을 유지하라고 강요하지 않습니다. 쉽게 말해 아마 “맛있는 것을 먹고, 푹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