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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성적으로 악한 이들의 존재 | 사이코패스 | 소시오패스 | 허멀 멜빌의 <빌리 버드> | 존 클래거트

세상에 태생적으로 악한 사람들이 있을까요? 흔히들 그런 사람들을 소시오패스, 사이코패스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모비 딕으로 유명한 작가인 허먼 멜빌은 실제로 본인이 선원 생활을 해서인지 작품의 배경이 선박이나 항해인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모비 딕은 말할 것도 없고, 또 다른 유명 단편 소설인 도 그렇습니다. 그리고 오늘 이야기하고 싶은 작품인 역시 함선을 배경으로 합니다. 아래 내용은 작품에 대한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아직 이 소설을 읽지 않은 분들은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의 원제는 입니다.소설의 주인공인 빌리 버드는 아름다운 외모, 매력적인 성격, 탁월한 신체 능력을 지닌 완벽한 인물입니다. 그는 자신의 부모가 누군지, 고향이 어디인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위축되거나 주눅기는..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 무위로 돌아가고 싶을 때 | 필경사 바틀비 | 허먼 멜빌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가 있지요. 더 적극적으로, 더 완전히 무위(無爲)에 이르고 싶은 의지가 들 때가 말입니다.  모비딕으로 유명한 허먼 멜빌의 단편 소설 중 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아직 이 작품을 읽지 않으신 분들에게는 아래 내용이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이 작품의 원제는 “Bartleby, the Scrivener: A Story of Wall Street”입니다.제목에 있는 것처럼 배경이 월스트릿입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작품이 쓰여졌던 1850년대에도 월스트릿은 숨 가쁘게 돌아가는 곳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주인공인 화자는 변호사이지만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들처럼 치열하게 살지는 않습니다. 그저 자신이 할 수 있는 정도의 일을 하면서 차분하게 살아갑니다. 그렇지만 그런..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는 느낌을 받아보신 적이 있나요? | 치누아 아체베 |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Things Fall Apart

살다 보면 모든 것이 부서져 내리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그런 일이 없다면 좋겠지만 누구에게나, 어떤 식으로든 한 번 정도는 그런 일이 있는 것 같습니다.    치누아 아체베의 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아래 내용은 소설의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아직 이 작품을 읽지 않으신 분들은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민음사에서 발간된 판의 첫 페이지에는 예이츠의 의 첫 네 줄이 적혀 있습니다. 돌고 돌아 더욱 넓은 동심원을 그려 나가매는 주인의 말을 들을 수 없고,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고, 중심을 힘을 잃어,그저 혼돈만이 세상이 풀어헤쳐진다. Turning and turning in the widening gyreThe falcon cannot hear the falconer;Things fall ..

시간의 양면성 | 시간의 자애로움과 시간의 무자비함

시간은 극단적인 양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없이 자애롭기도 하지만, 한없이 무자비하기도 하지요.   우리는 시간이 “흐른다”고 표현합니다. 마치 강처럼 말입니다.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 궁극적으로는 바다에서 만나는 모든 강들처럼, 시간도 태초에서 시작하여 현재를 지나 미래의 어느 즈음으로 흘러간다고들 우린 생각합니다. 혹자는 과거, 현재, 미래는 선형적 관계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 아니며, 언제나 존재하는 것은 현재뿐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개념은 언뜻 쉽사리 이해되지 않으며, 시계열이 태생적으로 갖게 되는 인과에 대해서 부정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언제나 현재만 존재한다는 개념보다는 시간이 흐른다는 개념을 훨씬 더 직관적으로 잘 이해하는 것 같습니다. 시간이라는 추상적 ..

<리츠 호텔만 한 다이아몬드> | F. 스콧 피츠제럴드 | 황금 만능주의 | 배금주의

F. 스콧 피츠제럴드의 단편 소설 중 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엄청난 부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지요.  아래 내용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니 소설을 읽고자 하는 분들은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피츠제럴드는 같은 장편 소설로 유명하지만, 단편 소설도 많이 썼던 것으로 압니다. 브래드 피트 주연으로 는 제목의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던 이라는 소설도 피츠제럴드의 작품입니다. 오늘 제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작품은 벤저민 버튼은 아니고 위에 언급했듯이 라는 작품입니다. 피츠제럴드는 풍요로운 시기의 미국의 모습을 지켜봤던 인물이고, 그래서인지 작품 속에 물질과 돈에 대한 이야기가 꽤 많이 나오지 않나 생각합니다. 라는 작품에서는 제목 그대로 정말 호텔만큼이나 큰 다이아몬드를 가지고 있는 가문에 대한 이야기..

몸이 아픈 것은 참으로 슬픈 일입니다.

몸이 아플 때 우리가 흔히 하는 생각은 “왜 아플까”,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겼을까”, “어떻게 하면 될까” 정도일 것입니다. 아주 자연스러운 반응이죠. 인간은 늙고, 병에 걸리고, 결국은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일반적 인구에게 이 흐름은 도저히 거스를 수 없는 것이며 섭리에 가깝습니다. 요새 노화에 역행하거나, 노화를 늦추기 위해 자신의 신체에 막대한 돈을 쏟아붓는 슈퍼 리치들의 기사를 심심치 않게 보게 됩니다. 충분한 자원이 있고 실제로 자원을 투입해서 노화를 막을 수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것 자체를 비난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나이가 들어가는 것 자체에 대한 생각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병약해지거나 쇠약해지거나 노쇠해지는 것을 반길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으니까 말입니다.   나이가 들어..

평등이란 과연 쟁취 가능한 가치일까요? | 커트 보니것의 <해리슨 버저론>

커트 보니것이 쓴 이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이 소설은 주제는 어느 누구도 다른 누구보다 더 똑똑하거나 잘생기거나 신체적 능력이 뛰어나서는 안 되는 사회를 다루고 있습니다.    우리는 평등을 반드시 쟁취해야 하는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렇습니다.모든 인간은 평등한 존재이고,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존엄을 유지할 수 있는 정도의 환경은 반드시 조성되어야 하고, 무엇인가를 시도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동등하게 주어져야 합니다. 그러나 “인간은 평등해야 한다”은 “인간이 (실제로) 평등한가”라는 질문과는 동일하지 않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개인이나 사회가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주어진 것들을 획득하기 위해서 노력하거나, 그것을 유지하라고 강요하지 않습니다. 쉽게 말해 아마 “맛있는 것을 먹고, 푹 ..

존재는 가벼운 것일까요, 무거운 것일까요.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밀란 쿤데라

존재는 가벼운 것일까요, 무거운 것일까요.   밀렌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라는 소설이 있지요.많은 분들이 읽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다니엘 데이 루이스 주인공으로 영화화되기도 했었지요. 영화의 제목은 “프라하의 봄”입니다. 어렸을 때는 이 소설 제목을 보고는 무슨 제목이 저러냐 생각을 했었는데, 나이가 조금 들어서 다시 읽으니 예전과는 사뭇 느낌이 달랐습니다. 소설의 내용은 다들 많이들 알고 계실 테고 또 앞으로 읽으실 분들도 계실 테니 자세히 이야기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존재라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여기서 말하는 존재란 사물의 존재라기보다는 한 인간으로서의 존재, 영어로는 being,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살다 보면 나라는 존재는 과연 무엇이고, 어느 정도나 중요한가 하는 생..

나 혼자만 알고 있는 진실은 과연 진실일까요? | 솔로몬 애쉬 | 상호 주관

나 혼자만 알고 있는 진실은 과연 진실일까요?   우리는 진실은 변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계몽주의자들은 시공을 관통하는 한 가지 진리를 찾기 위해 평생을 바치기도 했고, 아이작 뉴턴이 땅과 하늘의 모든 물체의 운동에 적용할 수 있는 공식을 찾아낸 뒤 그런 유일한 진리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고 생각하기도 했었습니다. 이 모든 아이디어 뒤에는 진실, 진리, 사실은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는 근본적인 믿음이 숨어 있습니다. 개인의 판단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진리나 진실이 아니라 의견이니까요. 그래서 이것에 대한 실험을 한 연구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솔로몬 애쉬라는 이름의 심리학자였습니다. 그는 123명의 학생들을 상대로 실험을 했는데, 대략 3분의 2 정도의 적어도 한 번 정도는 다수의 의견..

종이책과 이북(E-Book), 어느 것이 우리 뇌에 더 좋을까요?

책을 종이책으로 읽는 것과 이북(E-Book)으로 읽는 것 중 어느 것이 기억에 더 많이 남을까요?   저도 이북으로 책을 많이 읽습니다.아무래도 종이책은 가지고 다니기가 어렵고, 여러 권을 가지고 다니는 것은 더욱더 어려우며, 어두울 때는 읽기가 어렵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이북 리더나 스마트폰, 태블릿, 혹은 랩탑으로 책을 읽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기기들을 하나 챙기면 책을 따로 챙기지 않아도 실질적으로는 무한대로 책을 가지고 다닐 수 있고, 기분이나 집중력, 환경에 따라서 읽고 있던 여러 가지 책 중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서 읽을 수도 있으니까요. 책을 읽다가 중요한 부분을 발췌하기에도 이북이 종이책보다 훨씬 편리합니다.   제 자신도 이북을 읽으면서도 “정말 이북과 종이책이 나에게 똑같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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