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들 진상이라고 일컫는 사람들이 있지요. 악성 민원인이라든지, 주변 사람들에게 주는 불편감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권리만 주장하는 사람들, 혹은 소리를 지르며 허용되지 않는 것을 허용해 달라고 하는 사람들 말입니다.
인간이 갖는 많은 특질들은 대개 정규분포를 따릅니다.
키, 몸무게, 지능지수 등의 것들이 그렇습니다. 그리고 인간의 성격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들도 그렇습니다. 개방성, 성실성, 친밀성, 외/내향성 등등이 말입니다. 인간의 성격은 단순히 여러 요소들의 총합이 아니라, 여러 요소들의 상호 작용에 따른 복잡계이기 때문에 쉽사리 규정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인간의 성격에서 발현하는 인간의 행동 역시 그렇습니다. 특정한 어떤 행동은 크게 보자면 정규 분포를 그릴 수 있을지 모릅니다. 불만을 제기하는 실질적 행동을 하는 정도, 그리고 그 과정 중 어느 시점에 물러설지를 결정하는 것들 등이 말입니다.
일반적으로 전체 인구 중 남성의 3%, 여성의 1%는 사이코패스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합니다.
우리의 생각보다 꽤 많은 숫자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한편으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이해되지 않는 범죄나 사건들을 접하다 보면 저것밖에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인간의 특징 중 타인에게 공감하는 능력, 타인을 도구로 보지 않고 나와 동일한 1인의 인격체로 보는 경향 역시 아마도 정규분포를 그릴 것입니다. 그 그래프 중 가장 이것을 못하는 이들을 사이코패스로 구분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이른바 진상이라고 부르는 이들이 모두 사이코패스라는 말은 절대 아닙니다. 말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가 보기에 사회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특성, 혹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을 떠나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 명확한 특질들도 연속선 상의 한쪽 극단에 위치하며 많지는 않으나 극소수로나마 어떤 퍼센티지로 존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논리로 이해한다며 남들의 의견이나 불편감은 아랑곳하지 않는 “진상”들도 세상에는 특정 비율로 존재하고 있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퍼센티지가 상대적으로 일정한다는 가정이 맞는다면 모집단이 커지면 진상의 숫자 역시 증가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진상을 상대해야 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은 진상을 만날 가능성이 커지겠지요.
악성 민원인은 시스템에 속해 있는 어떤 개인이 대응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그냥 오늘 내가 운이 없는 날이네 생각하면서 넘길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어떤 사회이든 항상 존재하고 있는 이런 사람들은 타인의 권리나 규칙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자기 욕구를 채우는 것을 제일 앞에 둡니다. 팟캐스트를 듣다가 카페에서 족발을 시켜 먹는다든지, 카페 아르바이트생에게 자기가 가져온 포도를 정수기물로 씻어달라고 요구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내용을 들었습니다. 이것이 과연 이해가 가능한 범주에 있는 것일까요. 이런 것을 우리가 진상이라고 하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문제는 이런 이들에게 한 개인은 대응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요구를 거절하면 아마 큰 소리를 지르며 모멸감을 주는 말을 하겠지요. 그런 것이 무섭기도 하고, 또 피하고 싶기도 하기 때문에 과도한 요구를 들어주게 되겠죠. 그럼 그런 이들의 그런 행동은 더 강화될 것입니다.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는 우리나라의 오랜 격언처럼 말입니다. 공공기관에 일하는 사람들은 이런 이들을 더 많이 상대해야 합니다.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문제 제기를 하겠다는 위협 때문이겠지요. 역시 같은 결과가 나옵니다. 그냥 그들의 의견을 들어주는 쪽의 결론이 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다음번에는 더 무리한 요구를, 더 큰 목소리로 합니다. 세상에 반드시 존재하는 이런 이들에게 관용을 베푸는 것은 결국 후천적인 악성 민원인을 양산해 내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조용히 품위를 지키는 이들보다 악다구니를 쓰는 것이 자신의 권리를 관철시키는 더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라고 시스템이 알려주는 것이나 다름없으니까요. 이런 이들에 대한 사회적 차원의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정 개인이 아니라 시스템이 그들을 상대하는 것이 불특정 다수의 선량한 개인의 정신건강과 권익을 보호하는 길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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