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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깊은 생각 126

아이들마다 어휘 노출 숫자가 3200만 개까지 차이날 수 있습니다. | 언어 자극의 중요성 | 독서와 어휘력의 중요성 |

베리 하트와 토드 리슬리의 연구에 따르면 빈곤한 환경에서 자란 어린아이들과 그렇지 않은 아이들이 만 4세까지 노출되는 단어의 숫자가 3200만 개까지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이 연구의 제목은 “이른 참사 Early Catastrophe”입니다.   아이들에게는 언어 자극이 필요합니다. 언어는 우리에게 인스톨되어 있는 프로그램이 아닙니다.우리는 분명히 언어를 배울 수 있는 칩셋은 미리 갖추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어떤 문화권에서 자라느냐에 따라 어떤 언어를 배우는지가 결정되고, 이것이 인종과는 완전히 무관한 것을 보면 이것이 미리 결정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언어를 배우는 데는 분명히 어떤 한계 시점이 있어서 만 12~14세 정도가 지나면 모국어를 구사하듯 제2의 언어를 구사..

절망사 Deaths of Despair | 양극화의 미래는 무엇일까요? | 앵거스 디튼 | 앤 케이스

2021년에 출간된 앵거스 디튼과 앤 케이스의 책 를 보면 알코올, 약물, 그리고 자살로 인한 죽음이 증가하고 있으며, 저자들은 이를 “절망사 Deaths of Despair”라고 부릅니다. 미국의 약물 문제는 정말 심각하다는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들어 펜타닐로 인한 사망자수가 엄청나게 늘어나면서 중국발 펜타닐 제조 원료 수입 자체를 차단하기 위해 우방인 캐나다와 멕시코에 관세를 물리기도 했었죠. 펜타닐이 정말 관세의 이유인지는 트럼프의 속내는 알 수 없겠으나, 대외적으로는 펜타닐을 이유로 들어도 다들 수긍할 정도로 펜타닐 문제는 정말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자들은 미국에서 비 히스패닉계 백인들의 사망률이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자살, 약물 과용, 그리고 알코올 관련..

천성적으로 악한 이들의 존재 | 사이코패스 | 소시오패스 | 허멀 멜빌의 <빌리 버드> | 존 클래거트

세상에 태생적으로 악한 사람들이 있을까요? 흔히들 그런 사람들을 소시오패스, 사이코패스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모비 딕으로 유명한 작가인 허먼 멜빌은 실제로 본인이 선원 생활을 해서인지 작품의 배경이 선박이나 항해인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모비 딕은 말할 것도 없고, 또 다른 유명 단편 소설인 도 그렇습니다. 그리고 오늘 이야기하고 싶은 작품인 역시 함선을 배경으로 합니다. 아래 내용은 작품에 대한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아직 이 소설을 읽지 않은 분들은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의 원제는 입니다.소설의 주인공인 빌리 버드는 아름다운 외모, 매력적인 성격, 탁월한 신체 능력을 지닌 완벽한 인물입니다. 그는 자신의 부모가 누군지, 고향이 어디인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위축되거나 주눅기는..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 무위로 돌아가고 싶을 때 | 필경사 바틀비 | 허먼 멜빌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가 있지요. 더 적극적으로, 더 완전히 무위(無爲)에 이르고 싶은 의지가 들 때가 말입니다.  모비딕으로 유명한 허먼 멜빌의 단편 소설 중 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아직 이 작품을 읽지 않으신 분들에게는 아래 내용이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이 작품의 원제는 “Bartleby, the Scrivener: A Story of Wall Street”입니다.제목에 있는 것처럼 배경이 월스트릿입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작품이 쓰여졌던 1850년대에도 월스트릿은 숨 가쁘게 돌아가는 곳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주인공인 화자는 변호사이지만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들처럼 치열하게 살지는 않습니다. 그저 자신이 할 수 있는 정도의 일을 하면서 차분하게 살아갑니다. 그렇지만 그런..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는 느낌을 받아보신 적이 있나요? | 치누아 아체베 |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Things Fall Apart

살다 보면 모든 것이 부서져 내리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그런 일이 없다면 좋겠지만 누구에게나, 어떤 식으로든 한 번 정도는 그런 일이 있는 것 같습니다.    치누아 아체베의 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아래 내용은 소설의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아직 이 작품을 읽지 않으신 분들은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민음사에서 발간된 판의 첫 페이지에는 예이츠의 의 첫 네 줄이 적혀 있습니다. 돌고 돌아 더욱 넓은 동심원을 그려 나가매는 주인의 말을 들을 수 없고,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고, 중심을 힘을 잃어,그저 혼돈만이 세상이 풀어헤쳐진다. Turning and turning in the widening gyreThe falcon cannot hear the falconer;Things fall ..

평등이란 과연 쟁취 가능한 가치일까요? | 커트 보니것의 <해리슨 버저론>

커트 보니것이 쓴 이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이 소설은 주제는 어느 누구도 다른 누구보다 더 똑똑하거나 잘생기거나 신체적 능력이 뛰어나서는 안 되는 사회를 다루고 있습니다.    우리는 평등을 반드시 쟁취해야 하는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렇습니다.모든 인간은 평등한 존재이고,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존엄을 유지할 수 있는 정도의 환경은 반드시 조성되어야 하고, 무엇인가를 시도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동등하게 주어져야 합니다. 그러나 “인간은 평등해야 한다”은 “인간이 (실제로) 평등한가”라는 질문과는 동일하지 않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개인이나 사회가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주어진 것들을 획득하기 위해서 노력하거나, 그것을 유지하라고 강요하지 않습니다. 쉽게 말해 아마 “맛있는 것을 먹고, 푹 ..

존재는 가벼운 것일까요, 무거운 것일까요.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밀란 쿤데라

존재는 가벼운 것일까요, 무거운 것일까요.   밀렌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라는 소설이 있지요.많은 분들이 읽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다니엘 데이 루이스 주인공으로 영화화되기도 했었지요. 영화의 제목은 “프라하의 봄”입니다. 어렸을 때는 이 소설 제목을 보고는 무슨 제목이 저러냐 생각을 했었는데, 나이가 조금 들어서 다시 읽으니 예전과는 사뭇 느낌이 달랐습니다. 소설의 내용은 다들 많이들 알고 계실 테고 또 앞으로 읽으실 분들도 계실 테니 자세히 이야기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존재라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여기서 말하는 존재란 사물의 존재라기보다는 한 인간으로서의 존재, 영어로는 being,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살다 보면 나라는 존재는 과연 무엇이고, 어느 정도나 중요한가 하는 생..

종이책과 이북(E-Book), 어느 것이 우리 뇌에 더 좋을까요?

책을 종이책으로 읽는 것과 이북(E-Book)으로 읽는 것 중 어느 것이 기억에 더 많이 남을까요?   저도 이북으로 책을 많이 읽습니다.아무래도 종이책은 가지고 다니기가 어렵고, 여러 권을 가지고 다니는 것은 더욱더 어려우며, 어두울 때는 읽기가 어렵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이북 리더나 스마트폰, 태블릿, 혹은 랩탑으로 책을 읽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기기들을 하나 챙기면 책을 따로 챙기지 않아도 실질적으로는 무한대로 책을 가지고 다닐 수 있고, 기분이나 집중력, 환경에 따라서 읽고 있던 여러 가지 책 중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서 읽을 수도 있으니까요. 책을 읽다가 중요한 부분을 발췌하기에도 이북이 종이책보다 훨씬 편리합니다.   제 자신도 이북을 읽으면서도 “정말 이북과 종이책이 나에게 똑같을까..

아이들의 SNS 사용을 제한하는 것은 시급한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SNS를 사용하는 것은 이제 너무도 당연한 것이 됐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아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SNS가 있던 세대이기 때문에 그것이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조차 없습니다. 그렇다면 아이들은 몇 살부터 SNS를 사용하는 게 좋은 것일까요. 대략적으로 미국에서는 14세 경부터 SNS를 사용합니다. 조너선 하이트에 따르면 이것은 1998년에 제정된 아동 온라인 프라이버시 보호법 Children's Online Privacy Protection Act (COPPA)에 의거한 것인데, 이에 따르면 13세 미만 아동은 계정을 개설할 때 부모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연령이 13세로 정해졌는데 제정된 시기인 1998년에는 SNS도 없던 시기이고, 지금처럼 초고속 통신망..

우리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나일까요, 내 주변의 질서일까요? | 순수의 시대 | 이디스 워튼

인간은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갑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만들어둔 규칙이나 관행을 지켜야만 합니다. 그것이 내가 원하는 것과 반대된다고 해도 그렇게 해야 될 때가 많습니다.  얼마 전에 이디스 워튼이 쓴 소설 를 읽게 되었습니다. 책장에 오래도록 꽂혀 있던 책인데 한 번도 읽어보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가 계기는 알 수 없지만 한 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꺼내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 소설을 원작으로 마틴 스콜세지가 감독한 영화도 있는 것으로 압니다. 아래 부분에는 아직 소설을 읽지 않으셨거나, 영화를 보시지 않은 분들께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니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아주 단순하게 이야기하면 이 이야기는 뉴욕을 배경으로 한 남녀의 사랑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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