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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깊은 생각 57

MBTI는 사실일까요? | 본질주의 Essentialism | 나쁜 피 | 악마화 | 신토불이 | 하이포디센트 | 신체발부 수지부모 | 동성동본 금혼법

본질주의 essentialism 는 보이지 않는 내재적 본질 혹은 힘이 범주 내 구성원의 외형과 행동을 결정한다는 믿음, 즉 어떤 사물이 지금의 모습이 된 것은 근원적 본질 때문이라는 믿음을 말합니다. 신토불이라는 말이 있죠. 나의 몸과 내가 태어난 땅은 둘이 아니라 하나이기 때문에, 건강하려면 우리는 우리 땅에서 난 우리 농산물을 먹여야 한다는 뜻입니다. 내가 먹는 것이 나를 결정한다는 믿음은 오래전부터 있어 왔습니다. 우리 농산물에 대한 애국적인 캐치 프레이즈가 유행하기 전에도 말입니다. 우리는 본질, 근원이라는 단어에 끌립니다. 왜 그럴까요? 인간의 뇌는 뭔가에 대한 설명을 찾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그래서”라는 말을 많이 씁니다. 어떤 일이 발생하면 그것에 대한 원인을 찾으려 노력합니다. 몸이 ..

건강을 해치지 않는 음주 방법 | 알코올 | 술의 기원 | 건강하게 술 마시기 | 취한 원숭이 가설 | Drunken Monkey Hypothesis | 술 마시는 이유

술, 그러니까 알코올은 아주 오래된 물질입니다. 알코올이 건강이 나쁘다는 증거는 차고 넘치지만 좋다는 증거는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그래도 술을 마셔야 한다면 하루 얼마나, 어떻게 마시는 게 그나마 건강에 크게 나쁘지 않은 것일까요. 알코올은 자연에서 만들어지는 물질입니다. 인류가 처음 등장한 곳은 아프리카, 그러니까 열대지방이었습니다. 열대지방에서는 과일 표면에서 이스트가 자랍니다. 그리고 이스트는 혐기성 발효 과정을 통해 과일에 들어있는 과당을 에탄올, 즉 알코올로 전환했습니다. 물론 그 결과물로 형성된 알코올의 함량은 매우 미미했지만, 과실 전체에 확산되어 있었고 잘 익은 과일에서 나는 달콤한 향의 원천이 되었습니다. 잘 익은 과일은 훌륭한 에너지원이었을 것이기 때문에 익은 과일의 알코올 향을 잘 ..

마약 중독 | 이상 행동 | 운동 기능 장애 | 메스암페타민 | 필로폰 | 히로뽕 | 코카인 | 크랙 | 상동증 | 펀딩 Punding | 무도

메스암페타민 Methamphetamine, 흔히들 필로폰, 히로뽕이라고 불리는 마약은 각성제 계통에 속하는 물질로 여러 가지 부작용을 가져옵니다. 메스암페타민은 각성제 계열 마약 중 가장 유명한 물질입니다.최근 들어 유명인들의 마약 사용 뉴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 그리고 미성년자들도 마약을 사용한다는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듣습니다. 여러 가지 마약이 있지만 각성제 psychostimulant 계통의 마약 중 가장 유명한 것이 메스암페타민, 메스라고도 많이 불리는 필로폰입니다. 메스암페타민 외에도 각성제 계통에서 가장 유명한 약물이 바로 코카인입니다. 그런데 실제 시장에서는 메스암페타민이 코카인에 비해 월등히 많이 팔린다고 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메스암페타민의 압도적으로 긴 반감기 때문입니다. 반감..

사람들은 왜 마약을 할까요? | 중독은 개인의 책임일까요? | 중독에 빠지는 이유 | 기전 | 후성 유전학 | 중독 발생 원인 | 기여 요인 |

사람들은 왜 마약을 할까요? 사람들은 왜 중독에 빠질까요? 인간에게 나타나는 모든 특질들처럼 중독 역시 여러 가지 기여 요인들이 함께 작용한 결과입니다. DNA, 환경, 약물 노출 경험, 청소년기 약물 접촉 경험 등이 기여 요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00년 전만 해도 사회는 중독자들을 윤리적, 도덕적, 종교적 기준으로 바라보았습니다.과거에는 중독을 부도덕, 종교적 타락, 비윤리적 행동으로 치부했으며 중독자들은 의지가 박약하고 성격이 나약하고 자기 절제를 하지 못하는 이들로 비춰졌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중독자들은 끊겠다는 의지가 약해서 그런 것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약물을 사용하겠다는 의지가 너무 강한 것이 문제입니다. 이들이 보이는 행동은 어떤 고난과 어려움과 부작용과 파괴적 결과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인종 Race 은 실재할까요? | 인종 간 차이와 개인 간 차이 | 아종 Subspicies | 토바 화산 | 미코콘드리아 이브 | Y 염색체 아담

인종은 생물학적 개념일까요?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아닙니다. 인종은 사회적 개념이며 인위적 분류에 가깝습니다. 인종에서 종이라는 한자는 종속과문강문계에서의 그 종입니다. 영어로는 species 죠. 생물학적으로 종이라는 범주는 분류학에서 매우 특별한 지위를 차지합니다. 생물학적 종의 개념은 각각의 종이 자연의 실제적 구성단위라고 규정합니다. 종의 정의는 “공통적인 유전자 풀을 공유하며 실제적으로 또는 잠재적으로 교배가 가능한 생물 개체군”입니다. 인간들은 일반적으로 자신을 인종(race)으로 구분합니다. 그런데 우리의 종은 무엇인가요? 호모 사피엔스입니다. 따라서 인종은 호모 사피엔스의 아종(subspecies)입니다. 그렇다면 아종은 무엇일까요? 에른스트 마이어는 다음과 같이 정의했습니다. “아종(sub..

우울증 고치는 방법 | 우울증 대처 방법 | 우울증 벗어나기 | 기분 조절하는 방법 | 감정 기복 고치기 | 감정 조절 잘 하는 방법

누구나 살면서 우울에 빠질 수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우울이 평생을 끈질기게 따라다니기도 합니다. 쉽지 않은 일이겠으나 어떻게 하면 우울해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을까요? 일단 병원에 가야만 하는 상황인지를 알아야 합니다.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내가 느끼는 우울감이 병적인 우울인지 아니면 기분 조절의 어려움인지 구분하는 것입니다. 병적인 우울, 즉 생물학적 우울증이거나 심각한 수준의 우울증이라면 전문가의 진단을 받고 약물 치료 외의 다양한 치료를 받는 것이 최선입니다. 암에 걸렸을 때 민간요법을 시도해 볼 수도 있긴 하겠으나 그것이 정답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정신과적 치료가 필요한 우울증이라면 이미 혼자 극복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울증 치료를 자기 극복이 목표인 극기 ..

왜 우리는 10대 때의 기억이 가장 생생할까요? | 인생의 황금기는 10대일까요, 40대일까요? | 회고 절정 Reminiscence Bump

회고 절정 reminiscence bump 은 10대 시절의 기억이 가장 생생한 현상을 의미합니다. 나이가 들면 기억의 저장본도 희미해지는 것 같습니다. 나이가 좀 들면 깨닫게 되는 것 중 하나가 나이가 든 이후 겪은 것들은 10대 시절에 경험한 것들처럼 생생하고 찬란하고 선명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10대 시절에 봤던 영화나 음악, 친구들과 나누었던 대화, 멀리 떠났던 여행과 관련된 기억들은 아주 세세하게 기억이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시 친구가 입었던 옷, 내가 했던 말, 바람이 피부에 닿던 느낌, 당시의 냄새까지 말입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 이렇게 살아 있는 것만 같은 기억들은 잘 저장되지 않습니다. 이렇게 10대 시절의 기억이 가장 두드러지게 남는 현상을 회고 절정이라고..

우리는 빈 서판일까요, 운명의 노예일까요 | Blank Slate | Tabula Rasa | Nature vs. Nurture | 본성 대 양육 | 핵심 지식 Core Knowledge

인간은 빈 서판으로 태어날까요? 아니면 인간은 모든 것이 결정된 채로 태어날까요? 아니면 그 중간 어디 즈음일까요? Tabula rasa라는 말이 있습니다. Tabula라는 것은 태블릿 tablet, 즉 판입니다. Rasa라는 말은 지워지다 scraped, erased 는 뜻입니다. 즉 Tabula rasa 는 영어 표현으로 바꾸면 scraped plate, erased tablet, 더 흔한 표현으로는 빈 서판 blank slate 입니다. 인간이 태어날 때 가지고 태어난 본성 따위는 없으며, 삶에서 얻는 경험을 통해 한 인간이 형성된다는 주장입니다. 이 빈 서판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스티븐 핑커는 아주 두꺼운 책을 한 권 써내기도 했습니다. 인간에게 본성이라는 것이 존재하느냐, 아니면 인간이 경험과 학..

기억 회복 운동 Memory Recovery | 거짓 기억 False Memory | 아동기 유년기 성적 학대 | 트라우마 | 억압 Repression

미국에서 기억 회복 운동 Recovered Memory Movement, Memory Recovery Movement 이라는 것이 유행한 적이 있습니다. 어린 시절에 당했으나 억압된 성적 학대의 기억을 성인이 된 이후 복구해 내는 기법이었습니다. 갖고 있지만 기억하지 못하는 기억을 회복시킬 수 있을까요? 기억 memory 을 회복 recover 시킨다는 개념이 성립하려면 우리가 살아오면서 했던 경험들이 모두 우리의 뇌에 저장되어 있다는 것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전제에 우리의 뇌가 가지고 있는 모종의 메커니즘 덕분에, 혹은 메커니즘 때문에 우리가 갖고는 있으나 의식은 할 수 없는 기억이 있다는 전제도 더해져야 합니다. 이는 프로이트가 이야기한 억압 repression 이라는 개념으로 구체화될 수..

나이가 들면 허세가 하라지는 이유 | 우리 삶의 이야기 | 자기 서사화 Self-Narrativization | 이야기 편향 Narrative Bias

나이가 들면 허세가 좀 사라진다고들 합니다. 우리는 상황에 의미를 부여하려는 경향이 있고, 결정을 합리화하기 위해 자기기만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광택과 장식은 증발하고 각자의 역사와 그와 관련된 잘 정제된 감정만 남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삶을 하나의 이야기로 풀어내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것을 이야기 편향, 영어로는 narrative bias라고 합니다. 우리는 과거를 회상할 때 일련의 사건들이 인과관계의 사슬 속에 배열되어 있다고 여기고, 삶에 영향을 미치는 무수한 변수들은 모두 배제하고 매우 단순한, 혹은 매우 강력해 보이는 이유 한 가지가 어떤 사건을 발생시켰다고 생각하며 단순한 이야기를 만들어 삶의 이해하려고 합니다. 우리의 삶에 인과율과 서사가 존재한다고 믿는 것입니다. 이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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