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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빠른 속도로 돌아가는 세상 속에 사는 우리에게는 반드시 느린 활동이 필요합니다.

세상은 너무나 빨리 돌아갑니다. 그래서 더 느린 활동이 필요합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덕에 세상은 이제 정말 하나입니다.차가 거의 없이 모든 것이 세상에 동시에 알려지고, 모든 호재와 악재와 시장에 실시간으로 반영되고, 유행이 지구를 반 바퀴 도는 데 하루도 걸리지 않습니다. 인터넷은 세상을 하나로 연결했고, 그것은 전달에 필요한 시간이라는 개념 자체를 삭제했으므로 최신성, 동시성, 즉각성이 세상의 기본적 성격이 됐습니다. 이제 뭔가 늦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불성실, 유해함, 더 나아가 악, 부도덕처럼 느껴지는 세상인 것이지요. “요즘 시대에 뭐가 이렇게 오래 걸려?”라는 말을 쉽게 하게 되니까요. 그 와중에 우리의 뇌는 활활 타오르고 있고, 세상을 따라잡기 위해 잔뜩 오버클락한 CPU에서 발생..

우리는 중요한 것에 시간을 쏟습니다.

우리는 중요한 것에 시간을 쏟습니다. 바꿔 말하면 우리가 시간을 쏟지 않는다면 그 대상들은 우리가 자신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고 느끼게 됩니다. 우리가 가진 가장 한정적인 자원이 시간이겠지요.따라서 내가 시간을 어디에 쓰느냐가 내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느냐에 대한 척도가 될 수 있습니다. 만약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면 그것은 내가 내 스스로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증거일 수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시간은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일 수밖에 없는데 그것을 마구잡이로 소모한다면, 그것은 가장 중요한 자원을 어디에 투입해야 하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일 수 있고, 그것은 결국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는 뜻일 테니까 말입니다. 우리는 시간을 잘 써야 합니다. 위에서도..

돈, 그리고 외모 외에도 중요한 것은 분명 존재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장점과 단점을 가집니다. 장점은 취하기 쉽지만, 단점은 받아들이기 어렵지요. 아마도 그래서 우리가 우리 자신을 인정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단점이 물질과 관련된 것, 그리고 외모에 관련된 것이라면 더욱더 그런 것 같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장점과 단점의 혼합체입니다. 장점만으로 구성된 사람은 없고, 단점만으로 이루어진 사람도 없지요. 모든 능력이 균등하게 발달하면 좋겠지만 그것은 실제로 너무 어려운 일이고, 대부분의 경우 비교적 잘하는 분야가 몇 가지 정도는 있고, 평균 정도의 능력치를 보이는 분야가 대부분일 것이며, 비교적 뒤떨어지는 분야가 또 몇 가지 정도 있습니다. 인간이 가지는 대부분의 특질이나 능력은 대부분 정규분포를 그리니까요. 우리는 머리로는 이렇다는 것을 잘 알..

자신의 진짜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 그렇게 쉽다면 누가 그것을 하지 않을까요?

말로는 쉽게 할 수 있지만 자기 자신의 모습으로 사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니 자신을 알라, 니 자신이 되어라, 니 마음을 따라가라 등등 자신을 이해하고, 자신을 받아들이고, 자신을 위해 살라는 조언들은 무수히 많지만 정말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현자들은 누구나 비슷한 말을 합니다. 자신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보고, 자신을 이해하고, 자신이 위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낸 뒤, 그것을 실천하라는 말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도 듣다 보니 이제 그것이 너무 당연해져서 오히려 어떤 때는 오히려 그 반대로 해야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지요. 너무 흔한 말은 아무런 힘이 없으니까요. 우리가 자기 자신의 모습으로 살 수 없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 잘..

영화 청설 | 들을 수 있으면서도 듣지 못하는 사람들과 듣지 못해도 들을 수 있는 이들 | 감상기 | 후기

영화 청설을 보고 써보는 감상기입니다. 스포일러가 매우 많으니 주의해 주세요. 우연히 영화 청설을 보게 되었습니다. 원작은 2009년도 대만에서 만들어진 동명의 영화입니다. 청설을 한자로 聽說로 쓰더군요. 중국어는 전혀 모르지만 말을 듣는다는 뜻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의 주요 인물들이 청각장애인임을 고려한다면 역설적인 제목이기도 합니다. 청설의 주인공은 홍경, 노윤서입니다. 남녀 주인공 모두 워낙 순수한, 그리고 하얀 얼굴을 갖고 있는 배우라서 그런지 영화 내내 펼쳐지는 초록빛 배경과 잘 어울렸습니다. 전 사실 영화 제목의 뜻을 모르고 봐서 청설의 청이 들을 청이라 아니라 푸를 청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영화 내내 스크린에 푸르름이 넘쳐납니다. 얼굴이 이미 충분히 알려진 배우들이긴 하지만 꾸며지지 ..

영화 "보통의 가족" | 영화 "더 디너 The Dinner" | 헤르만 코흐

헤르만 코흐의 소설 “더 디너”를 원작으로 하는 우리 영화 “보통의 가족”과 이탈리아 영화 “더 디너”를 보고 써보는 감상기입니다. 스포일러가 매우 많으니 영화나 책을 보실 분들은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헤르만 코흐는 네덜란드에서는 매우 유명한 작가라고 합니다. 그리고 “더 디너”라는 소설은 독일, 이탈리아, 그리고 우리나라에서까지 영화화되었습니다. 독일에서는 2013년, 이탈리아에서는 2014년,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2024년에 공개되었습니다. 우리나라 판의 감독은 어떻게 사랑이 변하느냐던 허진호 감독이고, 설경구, 김희애, 장동건, 수현이 주연을 맡았습니다. 영화의 기본적 스토리는 두 영화 모두 동일합니다.형은 변호사, 동생은 의사입니다. 형은 재혼을 했고, 늦둥이가 한 명 있고, 전처와의 사..

어떤 주제에 너무나 과도하게 몰입하는 것은 시야를 좁아지게 하고, 조망을 짧아지게 만듭니다.

어떤 주제에 너무나 과도하게 몰입하는 것은 시야를 좁아지게 하고, 조망을 짧게 만듭니다. 요새는 뭔가에 과몰입하기 정말 좋은 시기입니다.예전 같으면 너무 협소해서 이야기를 나눌 상대를 찾기조차 어려운 주제에 대해서도 토론 상대를 찾기가 어렵지 않습니다. SNS도 있고, 인터넷 커뮤니티도 있고, 온갖 메신저들도 있으니 전 세계에서 나와 같은 주제에 몰입하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하루 종일 상대를 바꿔가면 그 주제에 대해서 논의할 수 있습니다. 지구가 평평한지, 백신이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 지금 월스트릿에서 어떤 음모가 펼쳐지고 있는지 등에 대해서 매우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이지요. 우리가 뭔가를 믿게 되는 것, 어떤 것을 완전한 사실로 믿게 되는 것을 촉진하는 ..

가끔 누군가를 위해 그 사람이 원치 않는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있습니다.

가끔 누군가를 위해 그 사람이 원치 않는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 사람이 원하는 방식의 사랑이나 관심을 줄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을 때가 있으니까요. 아이를 키울 때, 혹은 누군가를 돌봐야 할 때 우리는 그들이 원치 않는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더러 있습니다.단 것만 먹고자 하는 아이에게서 사탕을 빼앗을 때, 몸이 아픈데도 병원에 가지 않겠다고 하는 가족을 억지로 병원에 데려가야 할 때, 장기적으로는 부정적 결과가 발생할 것이 너무 뻔히 보인 나머지 지금 너무나 설레어하는 누군가에의 결정에 찬물을 끼얹어야 할 때, 그런 때가 우리 삶에 있어서 반드시 몇 차례는 생깁니다. 이런 일이 없다면 좋겠지만 그러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과 나에게 소중한 사람이 원하는 것이 ..

누군가의 마음에 드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지요.

우리는 부단히 누군가의 마음에 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누군가의 마음에 드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임을 알면서도 누군가의 마음에 들고 싶으니까요. 곰곰히 생각을 해보면 우린 누군가의 마음에 들고 싶어 합니다.인간이라면 누구나 사랑받고 싶고, 누군가에게 중요하고 유의미한 존재가 되고 싶습니다. 세상에 태어난 이유 중 하나가 사랑받기 위해서라는 노래가 있듯이, 우리가 잘 살기 위해서는 누군가로부터 관심과 애정을 받아야 합니다. 인간은 물건이 아니기 때문에 한 인간이 가진 내재 가치는 그 사람의 경제적 성과나 사회적 성취로 계량할 수 없습니다. 모든 인간은 그 자체로 하나의 유의미한 존재이며, 그 자체로 존재의 가치와 이유를 가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존재 자체는 부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인간은 부정 당..

우리는 얼마든지 말할 수 있지만, 경청되어지진 못합니다.

누군가의 마음을 읽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그 사람의 마음을 알 수도 없고, 사실 나도 내 마음을 잘 모르겠을 때가 많으니까요. 하지만 모든 대화의 시작은 경청입니다. 꼭 드라마나 영화 속의 사례를 들지 않더라도 우리가 삶 속에서 누군가와 관계를 유지해 나갈 때 “내 마음을 꺼내서 보여 주고 싶다”거나 “저 사람의 마음속에 들어가서 어떤 생각인지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우리는 기본적으로 누군가의 마음은 어느 정도 지레짐작 할 수 있고, 그것에 상당한 정확도를 보이기도 하나 정작 우리와 정말 가까운 사람, 혹은 우리가 정말 가까워지고 싶은 사람의 마음은 잘 모르겠을 때가 많습니다. 일상적으로 부딪히는 사람들의 마음은 조금 부정확하게 읽어도 커다란 문제가 발생하지 않지만, 나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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