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어른,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됩니다.
아주 오래되기는 했습니다만 1955년에 하와이에서 이루어진 연구가 있습니다. 하와이 카우아이섬에서 태어난 아이들 690명 전체를 성인기까지 30년 이상 추적 관찰한 연구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질병을 앓거나 양육자와 좋지 못한 경험을 하거나 학대받은 아이들은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거나 학습 장애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힘든 유년기를 보낸 아이들의 3분의 1은 그런 환경에서도 여전히 배려심 많고 친절하며 정서적으로 잘 적응하는 어른으로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아이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었던 공통점은 이 아이들에게는 자신을 보살펴주는 어른이 최소 한 명 이상 지속적으로 존재했었다는 것입니다.
인간은 변화할 수 있지만 쉽게 변화할 수는 없습니다. 인간은 변화할 수 있지만 순식간에 변화하기 어렵습니다.
인간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부정적인 힘은 폭력입니다. 인간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긍정적인 힘은 좋은 인간관계일 것입니다. 좋은 어른, 좋은 부모의 존재는 우리를 유전자의 속박, 환경의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주는 날개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갖고 태어난 것과 우리가 떨궈진 곳에 강력하게 구속되어 있지만 그것이 우리의 전체를 결정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달라질 여지가 있습니다. 물론 변화에는 계기와 노력, 그리고 운이 따라야 합니다. 비슷한 조건을 가진 사람들이 모두 개인적 노력만으로 성공하지 못하는 것은 여기에 운이 매우 강력하게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좋은 누군가를 만나는 것은 무작위 사건, 즉 운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내가 좋은 사람이 되면 주변에 좋은 사람이 모인다고들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내가 너무 좋은 사람인 탓에 주변에 나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들끓을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으니까요. 그리고 우리는 그런 선량한 피해자들을 많이 봅니다. 즉 내가 어떤 사람인지가 내 주변에 포진한 사람들의 선의와 악의의 비율을 결정하는 유일한 요인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여기에서 운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우리는 누군가의 운을 좋게 해 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 자신이 좋은 어른, 좋은 부모가 되려는 노력을 해볼 수는 있습니다. 그것이 누군가의 미래를 조금 더 좋은 쪽으로 밀어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면 그것은 충분히 의미가 있는 일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좋은 어른, 좋은 부모는 어떤 사람일까요. 이 질문에는 정말 많은 답변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좋은 어른이란 아직 사회적, 경제적으로 준비가 이루어지지 않은 이들의 절박함을 악용하지 않는 사람들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좋은 부모는 긍정적인 면에서 일관적이고 예측 가능한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들인 것 같습니다. 아마 이 두 가지는 겹칠 가능성이 꽤 높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준비 과정에 있는 이들에게 관대한 친절을 보일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런 모습을 일관적으로 유지하고자 하는 노력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우리가 이런 성인이 될 수 있다면 우리는 미약하게나마 우리 주변에 있는 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세상에는 어려움 속에서 사는 이들이 정말 많습니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도 많고, 감정적인 학대를 당하는 이들도 있고, 애정의 공동 속에서 극단적인 공허함을 느끼는 이들도 많습니다. 우리가 우리 주변의 모든 어려운 이들을 찾아내 돕겠다는 생각을 할 수는 없습니다. 이것은 환상이며, 과도해지면 우리 스스로를 훼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어떤 기회가 있을 때 우리가 조금 더 관대한 마음을 갖는다면 아직 준비가 덜 된 이들에게는 그것이 하나의 좋은 계기, 긍정적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그 정도만으로도 적지 않은 의미가 있지 않나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아무리 먹고살기가 힘들다고 하더라도 성인으로서, 어른으로서 최소한의 품위와 책임감은 가지고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런 어른들이 많아져야 세대 사이의 감정적 골도 얕아지는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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