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걷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의 무게를 지고 걷는 것을 러킹 rucking 이라고 합니다. 러킹도 꽤나 운동이 된다고 하네요.
럭 Ruck 은 군인들이 전쟁터에 갈 때 필요한 물건들을 넣는 배낭을 말합니다.
룩색 rucksack 이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그런데 이 럭이란 단어를 동사로 쓰면 배낭을 메고 행군을 하는 일, 그게 아니더라도 훈련을 위해 배낭을 메고 걷는 일을 말한다고 합니다. 우리 말로는 군장이라고 부를 수 있겠네요.
걷기가 건강에 좋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입니다.
하루 8000보 정도까지는 비만, 당뇨, 고혈압 등 각종 대사성 질환을 예방하는데 이득이 있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런 경우 8000보가 넘는다고 해서 그 이득이 더 커지진 않았다고 하기도 합니다. 실제로는 8000~10000보에서 그 이득의 정도가 완만해집니다. 그런데 우울증, 위식도 역류, 비만을 예방하는 데 있어서는 10000보를 넘어도 계속 이득이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많이 걸을수록 정신건강과 체중 조절에는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꼭 10000보를 걸어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이 10000보라는 수치가 처음 나왔을 때는 위와 같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일종의 마케팅 카피였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하루 6800보를 걸으라는 말보다는 하루 만보가 훨씬 더 강렬하게 기억에 각인되니까 말입니다. 하지만 하루 만보를 걷지 못했다고 해서 큰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생활 속에서 최대한 많이 걸으려는 태도와 의지입니다.
그런데 단순히 걷는 것을 넘어서 짐을 지고 걸어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요. 무엇보다도 그게 더 운동이 되기 때문입니다.
키 180cm, 체중 70kg인 성인 남성이 45분을 걸으면 대략 170~200kcal 정도를 태울 수 있습니다. 그런데 10kg짜리 배낭을 메고 걸으면 약 200~230kcal 정도를 소모하게 됩니다. 같은 시간을 걷는다면 짐을 넣은 배낭을 메고 걷는 것이 칼로리 소모 차원에서는 더 이득이라는 것이지요. 물론 모든 걷기가 다 칼로리 소모를 목표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그러나 운동의 관점에서 보자면 러킹은 꽤 괜찮은 선택입니다.
러킹은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의 그 중간 어디 즈음에 있습니다.
러닝까지는 부담스러운 사람들에게는 유산소운동이 될 수 있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기 어려운 이들에게는 근력 운동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거운 배낭을 메고 걸을 때는 그냥 걸을 때와는 달리 우리의 코어가 훨씬 더 활성화된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대퇴의 앞뒤 근육, 엉덩이 근육, 복근 허리 등을 종합적으로 단련하게 됩니다. 그런데 일반적인 배낭의 경우 15kg 이상을 담으면 지고 걷기가 매우 힘들다고 하네요. 따라서 너무 무리되는 무게보다는 자신의 체력과 사정에 맞는 정도의 무게로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요통을 호소하는 경우 너무 무거운 배낭을 메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게 일반적 상식입니다. 따라서 요통이 있거나 허리 디스크가 있는 분들은 미리 의사와 상의를 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아무튼 실제로 저도 8kg 정도 되는 가방을 메고 걸어보니 평소보다 조금 힘들긴 했습니다. 정말 코어가 그렇게까지 자극이 되는지는 명확하지 않았지만 분명히 평소보다 많은 칼로리를 태웠다는 느낌은 들더라고요. 유산소 운동의 핵심, 특히 존 2 운동의 경우 오래 유지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흔히 듣는데요, 우리가 일과 중 30분이나 한 시간의 짬을 내는 것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습니다. 그럴 때 시간을 포기하고 소모 칼로리에 집중을 하겠다고 한다면 러킹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너무 무거운 것을 메고 걷겠다는 생각보다는 차근차근 무게를 늘려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 하고요. 현대인들은 너무 적게 움직이는 것이 문제이니 조금 더 움직이는 것이 우리에게 나쁠리는 없을 것 같습니다. 조금 무겁게 움직이는 것도 그렇고요. 만약 걷는 코스에 오르막이나 계단이 있다면 훨씬 더 좋은 운동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아마 그래서 등산을 꾸준히 하시는 분들이 건강하신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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