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든 생각

AI가 그린 그림은 예술일까요? | Dall-E 2 | OpenAI | ChatGPT | 저작권 논쟁

RayShines 2023. 2. 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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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AI가 글을 쓰고 그림도 그리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AI가 작성한 글과 AI가 그린 그림의 저작권은 어디에 있을까요? 그리고 더 나아가 그것도 예술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OpenAI가 개발한 챗봇인 ChatGPT가 화두입니다. ChatGPT는 질문을 넣으면 주제에 맞는 줄글을 산출해 냅니다.

ChatGPT는 한글도 이해합니다.



위의 이미지처럼 ChatGPT는 한글을 이해하고 그에 맞춰 한글로 된 답변을 돌려주기도 합니다. 같은 내용을 구글 검색창에 넣고 검색해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구글은 검색어에 부합하는 링크의 리스트를 되돌려주고 우리는 링크를 하나씩 클릭해 보며 가장 관련성이 높은 정보를 찾아내야 합니다. 그런데 ChatGPT는 검색 결과를 줄글로 만들어 되돌려주기 때문에 훨씬 사용하기 편리하고, 컨텐츠의 진위나 유용성과 관련 없이 완성도 높은 결과라는 느낌이 들게 합니다.


이제 OpenAI는 주제를 넣으면 그림을 그려내는 AI인 Dall-E 2를 공개했습니다. 실제로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Rubens"라는 주제어를 넣어보았습니다.

dall-e2
Dall-E 2가 Rubens라는 주제로 그린 그림입니다.



그랬더니 위와 같은 그림을 되돌려주었습니다. 10초도 안 되는 시간에 저런 그림을 만들어냈습니다. 얼마나 잘 그린 그림인지, 혹은 좋은 그림인지와 무관하게 놀랍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Dall-E 2가 그린 그림은 누구의 소유인 걸까요?

이미 몇몇 아티스트들은 이미지를 생성하는 AI인 Midjourney 등과 같은 서비스에 대해 법적인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소송의 근거는 이미지 생성 AI들은 인터넷 상의 이미지 데이터베이스를 근거로 그림을 그려내는데, 그 이미지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되어 있는 이미지의 원작자에게 그것을 사용하겠다는 허락을 받은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AI를 이용해 그림을 그려내는 것이 너무 쉬운 길을 가려는 편협한 생각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판의 미로로 유명한 영화감독인 기예르모 델 토로는 AI가 만들어낸 애니메이션에 대해 "생명에 대한 모독(an insult to life)"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습니다.

Zarya of the Dawn은 AI를 이용해 만들어진 그래픽 노블이며, 저작권 관련 소송 중입니다.

Kris Kashtanova라는 아티스트는 최근 AI 이미지 생성기를 이용해 "Zarya of the Dawn"이라는 그래픽 노블을 창작했습니다. Kris Kashtanova는 위에서 언급된 AI 기반 이미지 생선 서비스인 Midjourney가 만들어낸 이미지를 수정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했고, 그래픽 노블의 대사를 써넣었습니다. 그리고 이 작품의 저작권에 대해 소송이 진행되고 있지만 Kashtanova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와 관련하여 Midjourney는 답변하고 있지 않으나, Kashtanova가 작품에 대한 저작권을 유지할 수 있도록 소송 비용을 내고 있다고 합니다. 이번 소송의 결과에 따라 AI가 만들어낸 작품의 소유권에 대해 법이 어떤 시각을 가지고 있는지가 결정될 것이므로 매우 중요한 소송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AI를 이용해 이미지를 창작하는 과정은 수백 번의 시행착오를 거친 뒤 자신이 의도한 그림을 골라낸 것이므로 창작이고, 따라서 그렇게 창작된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도 보장받아야 한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Kashtanova를 변호하고 있는 지적 재산권 변호사인 Van Lindberg는 AI가 만들어낸 그림을 사진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과거에 사진이 여전히 필름을 사용하고 있었을 때 사진작가들은 좋은 사진 한 장을 찍기 위해 매우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들였습니다. 하지만 디지털카메라의 시대로 전환되며 이제는 엄청난 수의 사진을 찍고 그중에 제일 잘 나온 사진을 고르는 식으로 작업 방식이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현재 AI가 만들어내는 이미지를 가지고 작업하는 작가들의 작업 방식이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주제어와 관련되어 AI가 산출해 내는 수많은 이미지 중 한 가지를 고르고, 필요하면 리터칭까지 한다는 것이지요. 이 과정이 창작과는 별개로 큐레이션에 가까우며, 따라서 작업자가 그 작업에 대한 저작권을 소유하는 것이 옳지 않느냐는 것이 Van Lindberg의 의견입니다.


Jason M. Allen은 작년에 Midjourney가 생성해 낸 작품으로 콜로라도 아트 페어의 디지털 아트 부문에서 1등을 수상합니다.

Théâtre D’Opéra Spatial
Midjourney가 생성해낸 그림인 Théâtre Opéra Spatial이 1등을 수상했습니다.



그는 "Théâtre D’Opéra Spatial"라는 제목의 이 작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Midjourney를 가지고 수백 번의 시도를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심사위원들은 이 그림이 어떤 AI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진 것인지 구분해내지 못했다고 합니다.

현재 완전히 AI로만 그려진 그림에 대해서는 저작권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저작권 협회는 현재 AI만으로 그려진 작품에 대해서는 저작권 등록 신청을 받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에 저작권을 등록하기 위해서는 "일부라도 창작(a modicum of creativity)"이 포함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Kashtanova는 작품이 그 기준을 어렵지 않게 통과하리라고 보고 있습니다. Kashtanova는 "Zarya of the Dawn"의 오프닝 씬에 딱 맞는 분위기를 포착해 내기 위해 수백 번의 시도를 했으며 그 정 중에 "cellular wisdom", "alien forest" 같은 주제어를 넣어봤다고 합니다. 그리고 Zarya의 외모가 일관성을 유지하도록 하기 위해 Zendaya라는 주제어를 넣어보기도 했다고 하네요.

AI는 창작의 도구가 될 수 있을까요?

AI 개발자들은 AI가 인간의 상상력을 구현할 보조 도구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그런 경험을 해봤을 것입니다. 어떤 이미지나 멜로디나 글이 머릿속에서 떠오르는데 이것을 현실화할 능력이 없는 경우 말입니다. 그림을 그리거나 작곡을 하는 데에는 영감도 필요하지만 기술도 필요합니다. 그리고 많은 예술가들이 그 기술을 갈고 닦는 것에 엄청난 에너지와 시간을 들입니다. 그런데 만약 영감만 가지고 있으면 머릿속에 있는 것을 현실에 구현할 수 있는 도구가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내가 원하는 결과물을 얻는 데까지 수백, 수천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야 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해서 나온 결과에는 나의 의지와 창작이 일부 포함된 것이 아닐까요? 정말 이것이 완전히 가능해진다면 작품을 만들기 위해 요구되는 수준의 숙련 기술을 습득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이론적으로는 0으로 단축되는 것이고, 그 시간과 노력을 오로지 수천 번의 시행착오 작품 중 내가 원하는 작품을 골라내는 데에만 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것은 예술일까요. 쉽사리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이며, 인간성이 무엇이며 창조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간이 흔들릴 수도 있는 논의가 될 것 같습니다.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참고 자료 : wsj

본 포스팅의 목적은 단순한 정보의 전달일 뿐 투자 권유나 종목 추천이 아님을 밝혀둡니다. 글의 내용에 의견과 사실이 혼재되어 있을 수 있으니 참고로만 하시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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