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든 생각

미국 대학 랭킹 유에스뉴스 | U.S. News & World Report | 메디컬스쿨과 로스쿨의 순위 집계 거부 | 의대 법대 랭킹 협조 거

RayShines 2023. 2. 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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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주요 의과대학과 법과대학들이 U.S.News & World Report의 대학 랭킹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U.S. News & World Report는 광범위한 데이터를 모으고, 가중치를 부여하여 점수를 낸 뒤 대학 랭킹을 발표합니다.

U.S. News & World Report는 미국의 유명한 주간 뉴스 매거진입니다. 뉴스 매거진으로도 유명하지만 더 유명한 것은 U.S. News & World Report에서 발표하는 대학 랭킹입니다. U.S. News & World Report는 SAT 점수, 학생 대 교수 숫자의 비율, 입학 경쟁률, 신입생 잔류율, 입학한 학생들의 졸업률, 동문의 기부 비율 등 다양한 변수들을 수집하고 각각의 항목에 나름의 가중치를 부여한 뒤 미국 내 대학의 순위를 매기고 이를 발표해 왔습니다.


U.S. News & World Report의 랭킹에는 하버드, 스탠포드, 예일, 프린스턴 등 유수의 명문 대학들이 상위권에 있습니다. 따라서 그들이 만든 모형이 꽤 타당한 것이라는 반증으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하버드와 스탠포드가 순위권에 있다면 당연히 믿을 만한 랭킹이 아니겠느냐 하는 것이지요. 제가 생각해도 그렇습니다.


U.S. News의 대학 랭킹에 비판적인 목소리가 높았고, 하버드, 스탠포드, 예일, 프린스턴과 같은 대학교는 더 이상 순위 집계를 위한 자료 제출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러나 생각을 해보면 이로 인한 부작용도 있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U.S. News & World Report에서 발표한 랭킹에만 집착한 학생들이 대학교에서 제공하는 교육의 질보다 상위에 랭크된 대학의 졸업장을 통해 취득할 수 있는 교육 이외의 특권에만 집착하게 만들었다는 비판이 있어왔고, 대학들 또한 랭킹을 올리기 위해 불필요하고 치열한 경쟁을 하며 소모전을 끝내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결국 작년에 예일, 조지타운, 하버드, 스탠포드, US 버클리 로스쿨은 U.S. News & World Report의 대학 랭킹 집계를 위한 자료 제출 등의 협조를 중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2주 동안 하버드, 스탠포드, 콜럼비아, 유펜, 마운트 시아니 의과대학이 U.S. News & World Report의 의과 대학 랭킹 조사에 더 이상 협조하지 않기로 발표했습니다.


U.S. News & World Report에 대해 비판적이었던 사람들은 이와 같은 움직임에 대해 쾌재를 부르고 있습니다. 작년과 올해 U.S. News & World Report에 협조를 거부한 로스쿨과 메디컬스쿨들은 U.S. News & World Report의 대학 랭킹이 과도한 엘리트주의에 빠진 시스템이며 SAT 점수가 높지 않은 지원자들을 입학시킬 수밖에 없게 만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몇몇 대학교들이 자료 제출을 거부한다고 해도 대학 랭킹은 발표될 것입니다.

하지만 몇몇 유수의 대학교들이 빠져나간다고 해서 U.S. News & World Report의 대학 랭킹이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보이진 않습니다. 아니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순위를 집계하는 데 있어 학교 자체는 그다지 비중이 높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상한 일입니다. 대학의 순위를 매기는데 대학 자체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니 말입니다. U.S. News & World Report에서 대학의 순위를 정할 때 사용하는 데이터에는 SAT 점수, 동문의 기부금, 재정 상황 등 학교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자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순위 결정에 있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데이터는 대학 자체가 아니라 U.S. News & World Report에서 실시하는 설문조사와 공공 정보(public information)에서 나옵니다. U.S. News & World Report 측은 설문조사가 대학의 역량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다는 비판 때문에 여러 차례 설문조사를 개정했습니다. 그리고 순위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대학의 평판이기 때문에 몇몇 대학이 랭킹에서 빠진다고 해서 큰 타격이 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학부 순위 결정에 있어, 대학들이 서로에 대한 설문에 답하는 것이 전체 점수의 20%를 차지합니다. 로스쿨은 타 대학이 매긴 점수(peer assessment)가 25%를 차지하고, 15%는 변호사와 판사들이 매긴 점수에 할당되어 있습니다. 메디컬스쿨의 경우 30%가 타 의과대학이 매긴 점수에서 나옵니다. SAT 점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국립대학의 경우 5%, 로스쿨의 경우 11.25%, 연구 중심의 의과 대학은 13%, 1차 진료 중심의 의과 대학은 9.75%입니다. 이것을 보면 시험 점수보다 동료 평가가 더 중요함을 알 수 있습니다.


동료 평가는 1983년 U.S. News & World Report의 대학 순위가 발표되기 시작했을 때 각 대학들에게 "어떤 대학교가 최고의 대학이냐"는 아주 단순한 질문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이는 매우 주관적일 수밖에 없으며 이에 대해 매우 강도 높은 비판적 시각을 가진 Leon Botstein 학장(Bard College)은 이에 대해 "규칙이 없는 피겨 스케이팅"이라는 표현을 쓰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지원자들은 다른 사람들이, 그리고 다른 대학들이 자기가 지원할 대학교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하는지에 대해서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리고 몇몇 유수의 대학교들이 평가를 거부한다고 해도 U.S. News & World Report이 사람들에게 대학교 순위와 관련된 설문조사를 하는 것 자체를 막을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U.S. News & World Report 측은 몇몇 대학이 협조를 거부하긴 했으나 로스쿨 측이 미국 변호사 협회(American Bar Association, ABA)에 제공해야 하는 데이터들을 수집하여 로스쿨 랭킹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대학 측이 자신들의 설문 조사에 응하든 응하지 않든 말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 변호사 협회는 각 학교에 변호사 시험 합격자 수에 대한 자료를 요청하며 U.S. News & World Report는 앞으로도 이 데이터를 계속 이용할 수 있습니다. U.S. News & World Report는 로스쿨 순위 산정 방식에 변화를 줄 것이라고 합니다. 특히 동료 평가에 대한 가중치를 낮출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U.S. News & World Report 측은 메디컬스쿨 순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메디컬스쿨 역시 학교 측에서 제공하는 데이터 외에도 수많은 데이터 소스들이 있습니다.


학교 측이 아무런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아도 U.S. News & World Report가 대학의 순위를 매길 자료를 넘쳐납니다. 연방 정부의 재정적 지원을 받는 학교는 반드시 세부적인 데이터를 공개해야만 한다는 의무 조항 때문입니다. 대학 순위를 매기는 데 공공 정보만을 사용한다는 것이 몇몇 지표들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음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각 대학이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순위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작년 콜롬비아 의과 대학에서 자료 제공을 거부하자 순위가 2위에서 18위로 떨어졌습니다. 템플 대학교 경영대학장은 MBA 랭킹과 관련하여 조작된 정보를 제출했음이 밝혀져 14개월 형을 받기도 했습니다.


U.S. News & World Report 측은 어느 대학을 다닐지는 학생들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결정 중 하나라고 밝히며, 학생들이 올바른 결정을 내리도록 자세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야만 한다고 말했습니다. 학생들이 순위와 관계없이 대학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경험에 대해서 숙고할 수 있다면 그게 더 나은 인생 경험이 되진 않을까요? 아마도 그럴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대학교 지원자들이 U.S. News & World Report의 대학 순위와 같은 정보를 무시할 수 있을까요? 아마도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곧 그렇게 될지도 모르죠.


우리나라만큼이나 미국도 좋은 대학교에 들어가기 위한 경쟁이 치열합니다. 그러나 U.S.News의 상위권에 랭크되기 위한 조건에 저렴한 교육비라는 기준은 없습니다.

우리나라에도 대학 입시 컨설팅 업체들이 있듯이 미국에도 교육 컨설팅이 번성했다고 합니다. 미국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SAT 점수뿐만 아니라 다양한 과외 활동들도 중요합니다. 그런데 각 대학 별로 어떤 활동에 어느 정도의 가중치가 부여되어 있는지는 공개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미국 교육 컨설팅 업체의 목표는 각 대학교들이 신입생을 입학시키는 기준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서 그 알고리듬을 깨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알고리듬을 역설계 reverse engineering 하여 입학 점수 산정 모델을 알아냅니다. 당연히 비용이 비쌀 것이고 부유한 부모를 둔 학생들이 아니면 이용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 모든 어려움을 뚫고 명문대학교에 입학한다고 해도 그것이 끝이 아닙니다. U.S. News & World Report의 랭킹을 매길 때 얼마나 등록금이 저렴한지는 기준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 거의 확실합니다. 왜냐하면 상위 랭커들의 학비가 모두 매우 비싸기 때문이죠. 그래서 학자금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고, 졸업한 뒤에는 학자금 대출을 갚기 위해 허덕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일부 사람들이 U.S. News & World Report의 대학 랭킹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는 또 다른 이유입니다.


사람들은 U.S. News & World Report에서 발표하는 대학 순위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리고 그 순위를 믿을 것입니다. 상위권의 대학을 나오면 인생이 보장된다고 보는 것이지요. 우리나라와 비슷합니다. 대학교는 우수한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해 사활을 겁니다. 우수한 학생들이 졸업을 하고 나가서 많은 기부금을 내야 학교가 더 발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래야 비싼 등록금이 정당화될 테니까 말입니다.


좋은 대학교가 성공적 인생을 보장할까요?

그런데 이런 의문이 생깁니다. 정말 좋은 대학교를 나오면 무조건 높은 연봉을 받고 사회적인 성공을 거둘까요? 실제로 이것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진 적이 있습니다. 실제로 1위권 대학과 2위권 대학 졸업생들은 평균 연봉을 조사해 보면 1위 대학 졸업생들이 더 높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A라는 최고 명문대에 합격했지만 이런저런 사정 상 B라는 2위권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이 있을 수 있겠죠. 예를 들어 둘 다 하버드에 합격했지만 한 명은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에 입학한 학생이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둘의 졸업 후 연봉은 어떨까요? 결과는 큰 차이가 없다는 것입니다. 커트라인보다 1점 높은 점수로 명문고등학교에 입학한 학생과 커트라인에 1점 미치지 못해 그보다 순위가 낮은 고등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은 어떨까요? 이 둘은 비슷한 수준의 SAT 점수를 받고, 비슷한 순위의 대학교에 들어갑니다.


좋은 대학교를 나온 사람이 성공하는 것은 좋은 대학교를 나와서가 아니라 원래 우수한 사람이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다시 말해서 좋은 고등학교를 나오고 좋은 대학교를 나온다고 해서 무조건 성공적인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좋은 대학교의 졸업생들이 높은 연봉을 받는 것은 좋은 대학교를 나와서가 아니라 원래 우수한 학생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U.S. News & World Report의 대학 랭킹은 학생들과 학부모를 현혹하고 호소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명문대학교만 들어가면 성공할 것이라는 착각에 빠지는 것입니다. 만약 명문대학교에 꼴찌로 입학했다면, 그 아래 순위 대학에 수석으로 입학한 사람과 적어도 연봉은 큰 차이가 없을지도 모르는데 말입니다. 오히려 그 아래 순위 대학의 학비가 훨씬 더 저렴할 수도 있습니다. 이 실험 결과가 우리나라 환경에도 그래도 적용될 수는 없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타이틀이 모든 것을 보장하진 않는다는 것입니다.


참고 자료 출처 : wsj

본 포스팅의 목적은 단순한 정보의 전달일 뿐 투자 권유나 종목 추천이 아님을 밝혀둡니다. 글의 내용에 의견과 사실이 혼재되어 있을 수 있으니 참고로만 하시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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