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든 생각

이코노미스트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 위기에 대한 논평 | 괴이한 제도 전세 | 부동산 시장 붕괴 가능성

RayShines 2023. 2. 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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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경제지 이코노미스트 2월 11일 자에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이 위기에 처했다는 논평이 실렸습니다.


“2021년에 집을 산 것이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후회입니다.” 33세 김명수 씨가 소유한 잠실 소재의 아파트는 40만 달러, 우리 돈으로 5억 가량 가격이 떨어졌습니다. 임신 33주의 아내를 둔 그는 주택담보대출을 어떻게 갚아야 할지 막막한 상태입니다. 김명수 씨는 집값이 오르면 집을 팔아서 대출금을 갚을 계획을 세우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부동산 시장의 낙폭이 매우 심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김 씨뿐 아닙니다. 부유한 국가들의 부동산 시장은 지금 매우 위태로운 상황입니다. 하지만 한국만큼 심각한 국가는 없습니다. 지난 12월에만 주택 가격은 2% 넘게 떨어졌는데, 이것은 주택 가격 집계를 시작한 2003년 이후 최대 낙폭입니다. 특히 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크게 떨어졌는데, 2021년 10월 고점에서 24%가량 떨어졌다고 합니다.


한국은행은 연준보다 먼저 금리인상을 시작했습니다.

한국의 부동산 시장은 다른 나라들에 어떤 일이 발생할지 미리 보여줍니다. 한국은행은 2021년 8월부터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은 연준이나 유럽 중앙은행보다 거의 1년 가까이 앞선 금리 인상이었습니다. 현재 기준 금리는 3.5%로 최근 14년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전반적인 경기 자체도 좋지 않습니다. 개인 소비는 2022년 4사분기에 0.4% 떨어졌습니다. 올 1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7% 감소했습니다. 이는 반도체의 부진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부동산 경기의 침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규모가 너무 큽니다.

스트레스 요인이 이것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2021년 기준 가계 부채는 가처분 소득의 206%에 달합니다. 담보대출을 선호하기로 유명한 영국도 148%가량임을 고려하면 한국의 가계 부채가 얼마나 높은 수준인지 알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더 위험한 것은 한국의 주택담보대출의 60%가 변동금리대출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미국과 매우 대비되는 점인데, 미국은 대부분이 고정금리대출이기 때문입니다. 변동금리로 주담대를 받으면 금리 상승 국면에 직격탄을 맞게 됩니다. 그리고 김 씨와 같은 경우 어쩔 수 없이 집을 팔게 될 수도 있으며 - 김 씨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팔지는 않겠다고 하고 있습니다만 - 이것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면 부동산 시장의 붕괴가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한국 가계 부채
우리나라는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 비율이 매우 높습니다.

 

전세라는 괴이한 제도도 리스크입니다.

또 다른 리스크는 한국에만 있는 괴상한(bizarre) 임대 제도인 전세 jeonse 입니다. 전세입자는 집주인에게 집값의 60~80%가량을 낸 뒤 그 집을 사용하고, 계약 기간이 끝나면 그 돈을 그대로 돌려받습니다. 계약 기간 동안 집주인은 그 돈을 원하는 곳에 투자합니다. 이는 급격한 산업화 과정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어려운 사람들이 궁여지책으로 고안해 낸 과거의 유물입니다.

부동산이 하락 국면일 때는 집주인은 전세보증금을 돌려주기 위해 집을 팔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최근 한국에서는 수십 채의 빌라를 소유한 빌라왕 villa kings 이 부도를 내고 종적을 감춰버리는 일이 있었습니다.

한국은 높은 가계부채와 자산가격이 어떤 식으로 통화정책에 악영향을 주는지 보여주는 명백한 사례입니다. 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도 의견이 갈리고 있습니다. 부동산 시장의 붕괴와 가계의 가처분 소득 저하를 막기 위해 금리 인상을 멈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는 한국이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반면 노무라는 5월이 되면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며 올해 말에는 기준 금리가 2%대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국가는 한국처럼 높은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호주, 캐나다, 네덜란드, 노르웨이, 스웨덴은 한국처럼 가계부채 규모가 크고, 자산 가격에 거품이 많이 끼어있는 상태입니다. 이 국가들 모두 한국의 전철을 밟으며 금리 인상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금리를 더 올려야 할 것입니다.

출처 : the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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