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든 생각

우리는 왜 혼잣말을 할까요 | 내적 발화 | 독백 | 기능 | 이유 | Self-Talking | Private Speech | Inner Speech

RayShines 2023. 3. 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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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혼잣말을 합니다. 그리고 혼잣말을 하는 것이 자신의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하네요.

어른들이 그런 말을 흔히들 하십니다. 나이가 들면 혼잣말이 늘어난다고 말이죠. 냉장고를 열면서 오늘은 뭘 먹을까 하는 그런 류의 혼잣말을 말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우리가 혼잣말을 늘 입 밖으로 내서 하진 않습니다. 머릿속으로 나 자신에게 혼잣말을 할 때가 훨씬 더 많죠. 이것을 내적 발화라고 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생각을 할 때 언어로 합니다. 나 자신에게 속으로 말을 걸 때도 당연히 모국어로 하겠지요. 혹자는 우리가 이미지로 생각을 한다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아인슈타인이 그런 말을 했습니다.

 

“직감과 직관은 사고 내부에서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심상이 먼저 나타난다. 말이나 숫자는 이것의 표현수단에 불과하다. 기존의 말이나 다른 기호들은 이차적인 것들이다. 심상이 먼저 나타나서 내가 그것을 마음대로 부릴 수 있게 된 다음에야 말이나 기호가 필요한 것이다. 과학자들은 공식으로 사고하지 않는다”

 

 

 

우리는 말로 생각을 합니다. 자신에게 말을 거는 것입니다. 이를 내적 발화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것은 아인슈타인 같은 극소수의 천재들에게 해당하는 말인 것 같습니다. 우리 대부분은 생각을 하거나, 뭔가를 결정하거나, 문제를 해결하거나, 자기도 모르게 한 행동을 설명하기 위해서 스스로에게 말을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감정을 조절할 때도 자기 자신에게 말을 겁니다. 내적 발화를 하는 것이지요. 내적 발화라는 말은 러시아의 심리학자 리프 비고츠키 Lev Vygotsky 에 의해 알려진 개념이라고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의 저자로 유명한 올리버 색스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습니다.

 

“아이들은 내적 발화를 통해 그 자신만의 개념과 의미를 발달시킨다. 자신의 고유한 정체성을 달성하는 것도 그리고 자신만의 세계를 형성하는 것도 내적 발화를 통해서다.”

 

아이들이 자신만의 세계에 푹 빠져서 놀 때를 볼 때가 있죠. 그럴 때 말을 걸면 상대가 무슨 말을 하는지 듣지도 못할 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자기가 “마음속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말을 하곤 합니다. 내적 발화 중인 것이지요. 

 

 

 

혼잣말을 많이 하는 것이 자기 조절력과 창의력에 도움이 된다고 하네요.

요즘 아이들이 60년 전 아이들에 비해 자기 조절력이 떨어진다는 연구가 있다고 합니다. 그 이유 중 하나로 드는 것이 혼잣말을 할 기회가 적다는 것이라고 하네요. 더 정확하게는 내적 발화를 할 기회를 박탈당했다는 것입니다. 요즘 아이들이 갖고 노는 장난감이나 게임은 룰이 비교적 명확하게 정해져 있습니다. 게임의 경우에는 룰에서 벗어나면 부정적인 피드백이 가해지거나, 보상이 주어지지 않습니다. 장난감들도 움직임들이 정해져 있고, 노는 방법이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 놀이를 조절하고 창조할 여지는 그만큼 줄어듭니다. 그래서 정형화된 놀이터보다 건설현장처럼 만들어진 놀이터에서 논 아이들이 더 창의력이 높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실제로 그런 형태의 놀이터가 코펜하겐과 미니애폴리스에 있었다고 하네요. 비정형적인 곳에서 놀면서 스스로에게 말을 거는 과정 자체가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그 경험을 서술하는 경험을 하게 해 준다고 합니다. 그 와중에 발생하는 좌절의 느낌과 성공의 느낌을 경험하면서 아이들이 자기 조절을 배울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우리는 뭔가 계획을 세울 때에도 혼잣말, 내적 발화를 합니다. 언제까지 이걸 하고, 그다음에는 이걸 해서, 주말까진 이렇게 하자. 내적 발화는 우리가 미래를 조망하고, 계획을 세우고, 가상의 시뮬레이션을 하는 데도 큰 도움을 줍니다. 그리고 이렇게 함으로써 무분별한 예측에서 오는 불안감을 누그러뜨리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혼잣말을 하면 격한 감정을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여기서 혼잣말의 또 다른 중요성이 부각됩니다. 바로 감정을 조절하는 방편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사람들이 불쾌한 감정을 느끼는 경험을 한 뒤 이것을 마음속으로 정돈하기 위해 혼잣말을 할 때 감정을 관장하는 것으로 알려진 편도체의 활동은 감소하고, 우리가 이성적 사고를 할 때 활성이 증가하는 전전두엽은 더 많이 작동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우리는 불운한 일이 생겼을 때 자기 자신에게 말을 합니다. 왜 이런 일이 생겼지, 살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 그 사람도 사정이 있겠지, 생각만큼 나쁘지만은 않을 거야 등 자신을 위로하는 말을 하기도 하고, 합리화하는 말을 하기도 하고, 사건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려는 노력을 하기도 합니다. 이 모든 것이 우리의 마음을 진정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찰스 다윈은 1831년부터 1836년까지 비글호 항해를 했습니다. 그리고 런던으로 돌아왔는데 런던 시내의 번잡함이 견기기 어려웠는지 교외로 이사를 갑니다. 그래서 다윈은 런던에서 마차로 2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곳에 16 에이커나 되는 대지에 살게 됐다고 합니다. 1 에이커가 1200명 정도이므로 우리가 흔히 아는 단위로는 19,200평이나 됩니다. 축구장 하나가 2,200평 정도이므로 그 9배 정도 되는 크기입니다. 그리고 다윈은 이 대지 한켠에 400미터 정도 길이의 자갈길을 만들고 ‘생각하는 길’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다윈은 이 길을 하루에도 몇 번씩 오가며 생각을 정리했다고 하네요. 아마 자기 자신과 이야기를 하면서 종의 기원의 기본적 아이디어를 정립했을 것 같네요.

 

혼잣말을 하는 것은 생각을 정리하고, 감정을 추스르는 데 도움이 됩니다. 갑작스레 외롭다는 생각이 들 때, 나 자신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지며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을 때 우리는 스스로에게 말을 겁니다. 그리고 또 한 번 나아가기 위해 내일을 생각하며 계획을 세우기도 합니다. 이 모든 것이 혼잣말, 내적 발화의 좋은 기능입니다. 조용히 걸으면서 자기 자신에게 말을 거는 것, 그것도 행복일 수 있습니다.

 

참고 자료 : 포노 사피엔스(마이크 브룩스, 존 래서), 크레이빙 마인드(저드슨 브루어), 더 콰이어트(수잔 케인), 생각의 탄생(로버트 루드번스타인), 우리 인간의 아주 깊은 역사(조지프 르 두), 메시(팀 하포드), 움직임의 뇌과학(캐럴라인 윌리엄스), 도덕적 동물(로버트 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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