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든 생각

성공의 증거를 갖는다는 것 | 나의 성공을 전시한다는 것 | SNS

RayShines 2024. 12. 14.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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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은 분명히 성공의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성공 없이 물질만 갖는다고 성공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는 더 좋은 것, 더 큰 것, 더 반짝이는 것, 더 빠른 것, 더 비싼 것을 사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세상에 사는 많은 사람들이 아마 그럴 것입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저것을 가지게 되면 나도 성공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것을 갖기 위해 일하고 돈을 모으고 그리고 손에 넣습니다. 그리고 나면 왠지 모르게 뿌듯한 느낌이 납니다. 아마도 내가 성공한 것 같기 때문이겠지요. 실제로 제가 성공을 했느냐와는 무관하게 그냥 스스로에게 최면을 거는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해서 “성공해서 이것을 갖게 되었다”가 아니라 “이것을 가졌으니 성공한 거겠지”라며 앞뒤가 바뀐 생각을 저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생각을 조금 해볼수록 그게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 뭘 가지고 있느냐는 그다지 중요한 게 아니라는 생각 말입니다.

 

 

 

이제 우리가 사는 세상은 예전에 비해 훨씬 보여지는 게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그게 SNS 때문일 수도 있고, 다른 이유도 있겠지요. 그러나 디스플레이를 통해 무엇인가를 보여준다는 것이 우리가 온라인에서 하는 활동의 상당 부분을 차지함을 고려해 볼 때 SNS가 이런 현상에 일조한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무엇인가를 전시하고 그것에 대해 다른 이들의 승인을 받음으로써 자신의 지위가 상승한다고 느끼는 것 역시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 내가 갖고 있는 것에 대해서 “와 대단하다”고 말해주면 으쓱하기도 하고 뿌듯한 것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낄만한 감정이니까요. 그것 자체는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문제는 내가 전시하는 것과 실제 내 모습에 너무 큰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전시하는 나에만 너무 집착한 나머지 실제 내 자신을 잃는 것입니다.

 

 

 

사회적 성공은 아마 명성을 말하는 것이겠죠, 경제적 성공은 아마 돈을 말하는 것이겠지요.

그러나 성공에 이 두 가지 종류만 있다고 보기에는 좀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성공은 공적인 인정이 필요한 개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매우 사적인 부분도 있습니다. 아무리 돈을 많이 벌었다고 하더라도 가족과의 관계 등 개인적 삶에서 큰 아픔이 있어 자신의 삶에 대해서 성공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반면 큰 집이나 빠른 차를 갖고 있지 않아도 개인적 삶에 충실하고 만족하여 자신의 삶에 만족하며 성공이라고 자평하는 사람도 있기 마련입니다. 결국 누구나 수긍하는 성공도 있는 반면, 나 스스로 인정하는 것으로 충분한 그런 성공도 있다는 의미이겠지요. 둘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하겠느냐는 문제 역시 매우 개인적인 것이겠지요.

 

 

 

만약 내가 무엇을 전시하느냐에 따라 나의 성공이 결정되는 것이라고 한다면 삶은 생각보다 팍팍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끝없이 전시할 무엇인가를 사들이든, 빌리든 해야 할 테니까요. 스스로 내 삶에 대해서 돌아볼 겨를 없이 그저 보여지는 것에 끌려갈 가능성도 없진 않겠지요. 성공한 것으로 보이기 위한 증거를 모으는 데만 급급한 채, 내 스스로 내 삶에 대해서 성공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느냐 하는, 성공하는 것 그 자체만큼이나 중요한 가치에 대해서는 잊게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만약 내가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남들에게 그것을 굳이 인정받지 않아도 될지 모릅니다. 그런데 만약 나의 성공이 “남에게 인정받는 것” 그 자체라고 한다면 내 스스로, 그러니까 사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성공 자체가 선택지에서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그건 좋다고 보기 어렵겠지요.

 

전 SNS 자체를 부정하거나 비난하진 않습니다. 필요한 것이기도 하고, 이제는 피할 수 없는 것이 됐으니까요. 다만 무엇이든 너무 과하면 문제가 되듯이, 심지어 물도 너무 많이 마시면 몸에 좋지 않을 수 있듯이, 세상 모든 것에는 적절한 수준이 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성공하고 싶은 마음이야 누구에게나 갖고 있는 것이지만, 닥치는 대로 트로피를 모으고, 그 트로피들을 사람들 앞에 늘어놓고 나서야 자랑스러운 마음과 안정감이 든다면 그것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생각을 해봐야 하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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