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든 생각

누군가를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일 수 있습니다. | 시기와 질투의 차이 | 부러움

RayShines 2024. 12. 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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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친한 친구에게 좋은 일이 생겼을 때 진심으로 축하를 하는 것, 그것은 참으로 당연해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어려운 일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마음을 잘 안다는 착각에 빠지기도 하고, 우리의 감정을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기도 하며, 우리가 원치 않는 감정이 생겨날 때 죄책감이나 수치심을 느끼기도 합니다. 나에게 좋은 일이 생겼을 때 느껴지는 좋은 감정에 대해서 우리는 특별한 경계를 하지 않습니다. 사실 그럴 필요가 없지요. 그냥 좋을 땐 좋으면 되니까요. 그런데 우리는 나에게 나쁜 일이 생겼거나, 혹은 생길 것 같기만 해도 뇌 속에서 알람이 켜지는 것을 느낍니다. 위태롭다, 위험하다, 뭔가 느낌이 좋지 않다 등 여러 가지 표현을 할 수 있지만 아무튼 뭔가 우리 뇌의 모드가 바뀌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에게 그중에서도 나와 가까운 누구에게 아주 좋은 일이 생겼을 때 우리에게는 어떤 감정이 분명히 발생합니다. 정말 잘 된 일이라는 생각이 들며 축하해 주겠다는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부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요. 누군가가 가진 것을 내가 원할 때 느껴지는 감정을 시기심이라고 합니다. 시기는 질투와 분명히 다릅니다. 시기와 질투의 차이에 대해 여러 가지 설명이 있는데 그중 하나는 나와 비슷한 사람이 잘 되는 것에 대해서 느끼는 것이 질투이고, 나보다 압도적으로 나아 보이는 사람에 대해서 느끼는 감정이 시기라는 것입니다. 여기는 질투가 끼어들 자리조차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른 의견은 질투는 소중한 사람을 다른 사람에게 빼앗길까 두려워하는 마음인 반면, 시기는 다른 사람이 가진 물질적, 추상적 가치를 원하는 마음이라는 것입니다. 전 개인적으로는 두 번째 설명이 더 그럴듯하다고 생각합니다. 질투는 관계에 대한 감정, 시기는 소유에 대한 감정이라는 것이지요.

 

 

 

친척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이 있지요.

그러나 이 말이 있다고 해서 친척이 땅을 살 때 배가 아프면 내가 부도덕하거나 나쁜 사람이라는 말은 아닐 것입니다. 이 속담의 의미는 시기나 부러움이라는 감정이 그만큼이나 보편적인 감정이라는 의미일 것이고, 어찌 보면 그런 감정이 상식적인 수준에서 발생하는 것이라면 그 자체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의미일 수도 있을 테니까요. 친척이 땅을 산 게 너무 배가 아파서 절연하고 지내는 게 아니라, “아이고 배 아프네” 정도로 농담을 던지고 “축하한다”고 말할 수 있다면 그건 성숙한 성인이 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는 우리 내부에서 발생하는 감정을 막을 방법이 별로 없습니다. 감정은 자연 발생적인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감정은 우리 뇌에서 일어나는 전기, 화학 신호의 결과물일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종류의 신호들은 일단 시작되면 평형에 도달할 때까지 계속되지요. 강력하게 절연을 하거나, 화학반응을 역방향으로 되돌릴 장치가 있지 않은 이상에는 시작된 이상 끝을 내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감정이 발생한다고 해서 반드시 그것에 따르는 행동을 해야 한다는 의무는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다행스러운 일이지요. 감정이 일어난다고 해도 우리는 그것과는 무관한 행동, 혹은 그것보다는 조금 더 성숙한 행동을 할 여지를 늘 두고 있습니다. 무조건 감정에 사로잡혀 이성을 잃는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누군가에게 좋은 일이 생겼을 때, 그리고 나에게 아주 가까운 이에게 축하할 일이 생겼을 때 스스로 못났다고 느낄 정도의 부러움이나 시기심이 드는 것을 우리가 어쩌겠습니까.

어쩌면 부러운 마음이 들며 시기를 하고 있는 내 자신을 제3자적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비교적 성숙한 인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자기 자신을 바라본 뒤 자신을 다독거리며 좋은 일로 기뻐하는 친구나 지인을 축하해 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서 우리는 최선을 다한 것이 아닐까요. “왜 나에게 이런 감정이 드는 거지?  내가 너무 나쁜 건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아마 그렇지 않을 겁니다. 어찌 보면 부러움은 내가 갖지 못한 것에 대한 갈망과 열망을 만들어내고 그것은 나의 삶을 더 나아지게 할 원동력이 되기도 하니까요. 시기라는, 어찌 보면 조금은 부정적으로 느껴지는 감정을 나 자신의 삶을 개선시킬 긍정적 에너지로 승화시킬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스스로를 칭찬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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