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든 생각

주식 투자와 영웅 신화 | 인덱스 펀드 vs. 개별 종목 | 큰 수의 법칙 | 대수의 법칙

RayShines 2025. 1. 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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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영웅 신화를 좋아합니다. 세상의 많은 이야기들이 영웅 신화의 구조를 따르고 우리들은 거기 끌립니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 스스로가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치 우리 스스로를 영웅으로 여길 때가 있는 것이지요.

 

 

 

모험을 떠나는 영웅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플롯입니다.

영웅의 인생은 일종의 여정처럼 그려지며 세상의 많은 영웅 이야기들이 비슷한 구조를 따릅니다. 즉 집을 떠나고, 금기를 어기고, 시험을 받고, 마법적인 힘을 얻고, 악과 싸우고, 고향으로 귀향하지만, 거짓 영웅에 의해 쫓기게 된 이후, 어려운 과업을 해결하고, 진정한 영웅의 칭호를 얻게 되는 그런 구조입니다. 세상의 많은 이야기들이 이 구조를 따르고, 많은 이야기들이 이 기본 구조의 변주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세상에는 큰 수의 법칙이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다시 말해 표분의 크기가 아주 커지면 표본의 평균이 모집단의 평균에 가까워진다는 법칙입니다. 1744년 알렉산더 웹스터 목사와 로버트 윌리스 목사는 생명보험기금을 만들어 목사들의 미망인과 고아들에게 연급을 지급하려는 계획을 세웁니다. 그래서 그들은 목사들에게 월급의 일부를 기금에 넣으라고 제안을 했는데, 얼마를 넣어야 할지에 미리 계산을 해야 했습니다. 그러면 매년 목사가 몇 명 사망하고, 얼마나 많은 미망인과 고아가 발생하고, 미망인은 남편보다 얼마나 더 오래 살지도 예측해야 했지요. 그들은 50년 전에 출간된 생명표를 가지고 있었는데, 여기에는 1238건의 출생, 1174건의 사망에 대한 기록이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이에 따르면 20세인 사람의 사망 확률은 100분의 1, 50세인 사람의 사망확률은 39분의 1이었습니다. 이를 토대로 연평균 27명의 목사가 사망하고, 미망인은 18명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그리고 1765년이 되면 기금의 자본은 58348파운드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시레조는 그보다 단 1파운드 적은 58347파운드였다고 합니다. 이것이 바로 큰 수의 법칙, 즉 대수의 법칙이라고 불리는 법칙의 좋은 예입니다. 큰 수의 법칙은 특정한 인간이 언제 죽을지와 같은 단일 사건의 확률을 정확히 예측하기는 매우 어렵지만, 수많은 비슷한 사건들의 평균적 결과는 비교적 훨씬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여기서 큰 수의 법칙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우리에게는 영웅이 되고 싶은 강한 욕구를 가지는 것만큼이나 대세를 따라가고 싶은 마음도 있음을 이야기하고 싶어서입니다.

어른들이 우리에게 중간만 가라, 튀지 말라는 말을 하는 것은 그것이 안전한 면이 있어서입니다. 어떤 일에 대해서 개인보다는 집단이 정확한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집단을 따르는 인간이 생존할 확률이 높았을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무리를 추종하는 본능이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남들이 좋다고 하면 특별한 비판 없이 좋아하기도 하고, 남들이 싫다고 하면 특별한 이유 없이 싫어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집단을 따르는 데는 한 가지 이유가 더 있습니다.

실제로 뇌영상 검사를 해보면 개인이 집단의 의견, 혹은 전문가의 의견을 거슬러야 할 때 우리의 부정적 감정을 관장하는 것으로 알려진 편도체가 강하게 반응한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서 집단이나 권위자의 의견에 반해서 자신의 신념을 밀고 나가야 할 때 상당한 수준의 스트레스를 겪게 됨을 의미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전문가의 의견을 듣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고집할 때는 각성과 신체적 불편감에 관여하는 섬엽이 활성화되기도 합니다. 즉, 인간은 “남이야 뭘 하든 내 길을 간다”는 것 자체가 대단히 불편한 일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이겨내게 해주는 것이 바로 우리가 스스로에게 탑재하고 적용하는 영웅 신화입니다.

나를 주인공으로 하는 영웅 서사를 쓰며 우리는 꿈을 꾸고, 포부를 갖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해서 나아갑니다. 물론 우리의 생각처럼 모든 것이 잘 풀리지는 않을지도 모릅니다. 신화에서처럼 고향으로 금의환향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절대악과의 전투에서 승리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어쨌든 우리 스스로는 우리 자신을 믿어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그저 시류와 대세를 따르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물론 그것은 안전할지 모르나, 어떤 경우에는 우리의 바람과는 다른 결과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 주식 투자로 치자면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적립식으로 꾸준히 사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임을 우리 모두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 스스로가 주식 시장에서의 영웅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투자를 합니다. 그리고 그 진검승부에서 패배하기도 하고, 승리하기도 하지요.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인덱스 펀드 적립식 투자를 하는 투자자들도 한편으로는 10배, 20배가 되는 종목을 보면서 박탈감을 느낀다는 것이지요. 이런 것을 보면 인간은 정말 복잡한 존재임에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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