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공룡인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OpenAI가 내놓은 인공지능 챗봇 ChatGPT를 따라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구글 측은 섣부르게 출시한 AI로 인해 사용자들이 구글에 가지는 신뢰도가 훼손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철저한 사전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OpenAI가 내놓은 ChatGPT에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검색 엔진 기반의 구글의 시대가 끝났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구글의 검색 엔진은 검색어를 넣으면 검색어와 관련된 컨텐츠를 담고 있는 사이트들의 링크 목록을 제시합니다. 구글의 검색 엔진 알고리듬이 매우 똑똑해서 검색어와 관련이 높고, 컨텐츠의 내용이 독창적이고, 가시성이 높고, 로딩도 빠르고, 많은 사람들이 클릭해서 들어가는 링크들을 제시해 주긴 합니다. 컨텐츠 제작자들도 구글의 SEO에 맞추려고 노력을 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 방식은 링크를 클릭해서 들어간 뒤 정말 내용이 충실한지를 판단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그게 아니면 다시 링크 리스트로 돌아가서 다음 링크를 클릭하는 수고로움을 감수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 어떤 링크가 비교적 훌륭한 사이트였는지 잊기도 하고, 시간을 낭비하게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사실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내가 찾고 싶은 주제와 관련된 검색어를 넣으면 바로 보고서나 프레젠테이션 자료에 넣을 수 있도록 줄글로 표현된 검색 결과입니다. 링크 여러 개를 찾고 말고 할 것 없이 그냥 결과물을 내어주면 좋겠다는 것이지요. 시장에서는 ChatGPT가 검색 엔진 부문에서 구글의 점유율을 상당 부분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OpenAI에 1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2023.01.25 - OpenAI | Chat GPT | 마이크로소프트 Microsoft (MSFT) 100억 달러 투자 | Dall-E 2 | 구글 위협
당연히 구글은 이로 인한 위기감을 느꼈을 것입니다. 구글은 2016년 자신들이 표방했던 기업 이미지인 "AI-first company"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구글은 자사의 AI를 대중에게 서둘러 공개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다른 AI 스타트업인 OpenAI나 Stability AI 같은 기업들이 자사의 AI 머신을 대중에게 공개했던 반면, 구글은 이미지나 텍스트를 생산하는 AI 엔진을 특정 테스터들에게만 공개했습니다. 구글 측은 AI 머신들이 잘못된 방식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시장에 출시하기 전에 최대한 오류를 줄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 왔습니다. 이로 인해 구글의 AI 머신들의 개발이 늦어지면서 구글 내의 AI 유닛인 Google Brain의 인력들이 자신들의 스타트업을 시작하기 위해 구글을 떠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구글의 상황이 썩 좋진 않습니다. 구글은 광고 비즈니스와 검색 엔진 비즈니스의 위법성 여부에 대해 미국 법무부의 표적이 되어 왔습니다. 또한 구글은 최근 들어 12,000명 규모의 감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위에서도 이야기했던 OpenAI는 마이크로소프트에게 1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받으며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OpenAI는ChatGPT 뿐만 아니라 단서를 주면 이미지를 생성해 내는 AI인 Dall-E 2를 개발해 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의 AI 머신들에 OpenAI의 알고리듬을 접목시킬 계획을 갖고 있으며 구글 검색 엔진의 최대 경쟁자인 Bing이 그 선발주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구글은 2017년 Transformer라는 이름의 텍스트, 이미지 등의 컨텐츠 생성 AI에 대한 논문을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2021년 구글 컨퍼런스에서는 LaMDA라고 하는 자사의 AI와 구글의 CEO인 Sundar Pichai가 대화하는 모습을 시연하기도 했습니다. 2019년에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10억 달러 투자를 받은 OpenAI는 구글에서 개발한 Transformer를 기반으로 한 챗봇인 GPT-3를 개발했으며, 이는 위에서도 언급했던 이미지 생성 AI인 Dall-E의 첫 번째 버전의 시초가 되었습니다.
구글 내부에서도 OpenAI에 뒤처지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습니다.
2022년 11월 OpenAI는 인공지능 챗봇인 ChatGPT의 데모를 대중에게 공개했고 순식간에 수백만 명의 사용자들을 끌어모았습니다. ChatGPT가 엄청난 속도로 퍼져나가자 구글의 직원들은 어째서 사용자들을 끌어모을 타이밍을 놓쳤는지에 대해 자문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작년 12월 미팅에서 제프 딘은 구글은 사용자들로부터 높은 신뢰를 받고 있으므로 스타트업들보다 느리게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하며, 현재 버전의 챗봇들은 그 정확성에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구글은 구글 내에서 운영되는 여러 개의 AI 유닛을 통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구글이 2014년에 취득한 DeepMind를 2021년에 독립적인 구조로 분리시키기도 했습니다. 작년 12월 구글과 DeepMind의 연구자들은 한정된 범위의 의학적 주제에 대해 답변을 내놓는 모델을 개발하기도 했으나 여전히 임상가들에 비해서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습니다.
구글은 자타해 위험이 발생할 수 있는 주제와 관련된 컨텐츠를 매우 엄격하게 검증한다고 합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의학적 주제이며, 또 다른 것이 돈과 관련된 것입니다. 구글이 블로그의 내용을 수정할 수는 없을 테니 구글이 취하는 방법은 권위가 없는 인물이 창작한 컨텐츠나 누군가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컨텐츠는 검색 결과에서 제외하는 것입니다. 구글은 자신들의 검색 엔진이 제시하는 링크들에 대해 사용자들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것이 위에서도 언급되었듯이 구글이 AI 머신들을 출시하기 전 사전 검증하는 데 오랜 시간을 쏟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
지금 ChatGPT가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앞으로 리포트를 쓰거나 논문 초안을 작성하는 것을 ChatGPT가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지금 기술로는 인간이 쓴 글과 ChatGPT가 쓴 글을 구분할 수 없다고 합니다. AI가 대신 써준 자기소개서로 입사 지원을 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세상이 엄청나게 변화해가고 있습니다. 글을 쓰는 것은 인간 고유의 능력이라고 믿고 있던 인간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두렵기도 합니다.
출처 : w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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