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확실히 해소되었다는 더 분명한 증거를 원하고 있습니다.
임금 상승률이 둔화되고 물가가 떨어지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낙관적 전망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아마도 경기침체 없이 인플레이션만 잡을 수 있을 것, 즉 경착륙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늘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연준 역시 연착륙 시나리오에 동의하고 싶겠지만 그럴 수 없을 것입니다.
적어도 당분간은 그럴 것이라는 말입니다. 25bp 금리 인상을 결정한 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 정책에 대한 연준의 태도가 변화하지 않았음을 명확히 했습니다. 여전히 인플레이션은 너무 높으며, 연준이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는 2% 인플레이션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고금리를 유지할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 현재 너무 달아오른 고용시장을 식혀야 한다는 것입니다. 시장과 연준의 의견이 불일치하는 이유는 각자 다른 데이터를 손에 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장은 임금상승률이 둔화되고 물가가 떨어지고 있다는 데이터만 보고 있는 반면, 연준은 현재 과열된 고용시장 지표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관련 지표들이 호전되고 있음에 대해서 인정했습니다. 연준은 현재 식료품과 에너지를 배제한 인플레이션 수치를 가장 선호합니다. 그중 근원 PCE - core PCE - 를 가장 선호합니다.
2022.05.21 - 배당주 투자 방법 - 코어 인플레이션 | Core Inflation | PCE | CPI
파월이 처음으로 디스인플레이션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연준이 선호하는 수치인 근원 PCE는 작년 3월 5.4%에서 작년 12월에는 4.4%까지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이를 연간으로 환산했을 경우 지난 3개월 간 2.9%대로 내려왔습니다. 이에 대해 파월은 "disinflationary process"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이는 연준이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벌인 이후 처음으로 등장한 표현입니다. 그렇다면 왜 아직도 축배를 들 수 없는 것일까요? 파월이 이야기했듯이 몇몇 부문의 인플레이션은 일시적 - transitory - 일 수 있지만, 다른 부문들은 그렇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의 물가 하락은 근원 인플레이션의 하락을 가져왔습니다. 하지만 이는 서플라이 체인의 병목 현상이 해소되고 소비자들의 수요가 재화가 아닌 서비스로 돌아서면 당연히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었던 결과입니다. 그래서 상품들의 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모두 해소되고 나면 지속되는 - sustainable - 인플레이션만 남게 될 것이며 이것이 현재 4%대라는 것입니다. 대단히 높은 수치입니다.
그렇다면 2%대의 인플레이션을 달성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요? 현재 시장은 경기침체나 실업률 폭등과 같은 부작용 없이 그 정도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달성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몇몇 연준 인사들도 이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이익이 줄어들고 소비가 감소하면 이는 과열된 고용시장을 식힐 것이고 이는 임금하락으로 이어지며 과도한 실업률의 상승 없이도 물가가 떨어지리라고 보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파월은 이 의견에 동의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와 뜻을 같이 하는 연준 인사들은 여전히 필립스 곡선에 더 집중하고 있습니다. 필립스 곡선이란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이 반비례한다는 이론을 그래프화한 것입니다. 파월은 기저에 깔려 있는 인플레이션을 계량하기 위해 에너지와 식료품, 월세 등을 배제한 수치를 참고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 수치의 60% 정도가 경제 상황에 반응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그 수치가 현재의 고용 시장의 상황을 반영한다고 보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파월 의장은 지난 4쿼터 고용 비용에 대한 보고서를 참고하고 있습니다. 고용 비용 보고서에 따르면 사적 부문의 임금 상승률이 2022년 동안은 완만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파월은 이 조차도 2%대 인플레이션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너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경제학자인 제이슨 퍼만은 이 정도 임금 상승률은 3.5~4.0%대의 인플레이션에 합당한 수준이라고 말합니다. 이 정도로 강력한 긴축이 행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용 시장이 타이트한 것은 여전히 미스터리입니다. 작년 12월에 구인은 오히려 늘었으며, 이제 구인이 구직보다 2배가량 많은 상태입니다. 파월은 고용 시장의 균형이 회복되지 않으면 2%대 인플레이션을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금리 인상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금리 인상의 효과가 경제 전반에 나타나는 시점에 긴 시차가 있는 것을 고려하면 작년 내내 올린 금리의 효과가 올해 들어 고용 시장에 발현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지난 수요일에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올 1월 들어 급여 노동자의 수가 가파르게 하락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명확한 증거 없이 연준은 절대로 금리 인상 기조를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시장은 이와 같은 연준의 고집스러움이 실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파월 의장 역시 이 의견에 부분적으로는 동의하는 것으로 보이나 "너무 적게 조이는 것보다 많이 조이는 것이 낫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조치를 너무 적게 취해서 발생하는 리스크를 해결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출처 : w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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