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브비의 대표적 블락버스터인 휴미라의 특허가 만료됨에 따라 미국에서 애브비가 누리고 있던 독점 판매권도 종결됐습니다.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인 휴미라의 특허가 만료되면 다른 제약회사들이 휴미라의 제네릭 약물, 즉 휴미라와 생물학적으로 동등한 카피 약물들을 제조하여 판매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애브비가 가지고 있던 시장에서 갖고 있던 우위가 사라지겠지요. 그런데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적어도 당분간은 휴미라를 버리고 카피약물로 갈아타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애브비는 휴미라의 판매량을 유지하기 위해 약가를 할인했습니다.
애브비는 중개상에게 판매하는 휴미라의 약가를 인하했습니다. 약가를 할인하면 당연히 수익성은 저하되겠으나 더 싼 약물들이 출시되어도 휴미라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고객들을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주 애브비는 올해 EPS 가이던스로 $10.70~$11.10을 제시했습니다. 이는 작년에 비해서는 떨어진 수치이며 애널리스트들의 컨센서스보다도 낮은 수치입니다. 애브비는 휴미라의 판매량이 37%가량 감소하며 $137억 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 휴미라 판매량 감소는 가격 경쟁력을 갖춘 라이벌의 등장 때문은 아닐 것이며, 가장 큰 이유는 높은 약가 때문이라고 애브비 측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아마 실제로 라이벌들이 마켓쉐어를 가져가며 휴미라의 판매량에 본격적인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마도 2024년부터일 것이라고 합니다.
2025년부터는 휴미라의 매출은 감소한 상태로 안정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것이 애브비의 관측입니다.
2025년 경에는 휴미라의 경쟁약물이 최소한 8개는 등장하리라고 보고 있으며, 그렇게 되면 휴미라의 매출도 급격히 감소한 뒤 그때부턴 큰 등락이 없을 것입니다. 그럼 얼마나 줄어들까요? 전문가들은 2026년에 애브비 휴미라의 매출이 $40억 정도의 규모로까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애브비는 휴미라로만 $2000억의 매출을 올렸으므로 매출이 $40억으로 줄어든다고 해도 나쁜 성적표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살아있는 세포로부터 신약을 추출해 내는 것을 바이오로직스 - biologics - 라고 합니다. 과거에는 약물의 특허가 풀리고 카피약들이 등장하면 오리지널 약물의 매출은 그 즉시 급감하는 것이 상식이었습니다. 그런데 휴미라처럼 매출이 점진적으로 감소할 수 있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제약회사와 Pharmacy-Benefit Manager(PBM), 그리고 헬스 플랜 사이에 약가에 대한 조율이 사전에 이루어지며 리베이트를 허용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카피액을 만드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이 또한 카피약이 한꺼번에 시장이 출시되는 것을 저지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올해 초에 암젠 Amgen에서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biosimilar)를 출시했습니다. 그런데 휴미라의 약가보다 5% 할인된 가격, 그리고 55% 할인된 가격, 이렇게 두 가지 옵션으로 출시를 했습니다. 정상적 시장이라면 당연히 55% 할인된 약이 더 싸기 때문에 중개상들이 이 약물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될 것입니다. 하지만 PBM과 헬스 플랜은 더 비싼 약물에 대해서 더 큰 리베이트를 허용합니다. 따라서 경우에 따라서는 5%만 할인된 약이 더 쌀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용자가 어떤 의료보험에 가입되어 있는지에 따라서 리베이트가 달라지고 약가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애브비는 휴미라 사용자들을 자사의 신약인 Skyziry와 Rinvoq으로 갈아타게 할 여유를 가지고 있습니다.
휴미라의 매출이 갑자기 급격하게 감소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애브비는 기존의 휴미라 사용자들이 새롭게 출시한 Skyziri와 Rinvoq로 전환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시기를 충분히 가져갈 수 있습니다. 실제로 Skyziri와 Rinvoq은 다양한 질병에 대해 휴미라나 여타 약제보다 우월하다는 것이 입증되었습니다. 그래서 애브비의 면역학적 약제의 매출은 크게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입니다. 애널리스트들은 2022년 면역제제의 매출을 $288억 가량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2026년에는 $232억 가량으로 보고 있습니다.
기존 약의 카피약을 만드는 바이오시밀러 제조사의 숙제는 과연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투자금이 회수되지 않을 것이 뻔히 보인다면 투자를 할 이유가 없어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출처 : w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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