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타닐 Fentanyl | 아편 Opioid | 마약성 진통제 Narcotics | 몰핀 Morphine | 헤로인 Heroin | 중독 | 날

처방전 없이 구매할 수 있는 비강흡입제 형태의 급성 오피오이드 중독 처치제 Narcan이 미국에서 FDA 승인을 받았다고 합니다.

 

지금 미국이 펜타닐 때문에 난리이지요.

펜타닐은 오피오이드(Opioid), 흔한 말로 아편 계통의 마약입니다. 아편의 시작은 양귀비입니다. 양귀비에서 뽑아낸 천연 아편은 먹거나 담배처럼 태워서 흡입할 수 있습니다. 담배를 피우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흡입을 한 뒤 뇌까지 물질이 도달하는 속도는 엄청납니다. 10초가 채 걸리지 않습니다. 이는 폐 전체에 퍼져 있는 모세혈관을 통해 니코틴이 광범위하게 흡수되고 그 이후 뇌로 직행하기 때문입니다. 양귀비 역시 그런 식으로 흡입하면 빠르게 흡수됩니다.
 
아래 링크는 최근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펜타닐 사용 문제에 대한 이코노미스트의 기사입니다.
2023.05.13 - 펜타닐 Fentanyl | 자일라진 Xylazine Tranq | 시날로아 카르텔 | 할리스코 카르텔

펜타닐 Fentanyl | 자일라진 Xylazine Tranq | 시날로아 카르텔 | 할리스코 카르텔

 
 
 

몰핀이 등장하며 아편계의 판도가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아편계 마약에 혁명적인 일이 발생한 것은 바로 몰핀의 등장입니다. 독일의 화학자 프리드리히 제르튀르너는 아편에서 몰핀을 정제해 냈습니다. 양귀비를 재배하여 얻을 수 있었던 아편을 이제 공장에서 생산할 수 있게 된 것이지요. 그리고 불행인지 다행인지 알렉산더 우드는 피하 주사기를 개발해 냈습니다. 이 두 가지의 조합으로 몰핀을 바로 정맥으로 찔러 넣을 수 있게 됐습니다.
 
 

 

그리고 헤로인이 개발됐습니다.

그 다음으로 개발된 것이 1989년 바이어 제약에서 만든 헤로인입니다. 몰핀을 대체할 수 있는 오피오이드 계통 약물을 찾다가 새로운 화합물을 개발하게 되었는데, 헤로인은 몰핀을 화학 구조를 살짝 바꾼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세포막을 통과하는 속도가 더 빨랐고 그래서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고 황홀감은 더 뛰어났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물질에 독일어로 용감하다는 뜻의 단어인 heriosch에서 나온 헤로인 heroin 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당초 몰핀보다 중독성이 약한 물질을 찾다가 개발된 물질이라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몰핀보다 효과는 더 뛰어나고, 중독성은 2~5배 정도 강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헤로인 주사를 시도한 사람들 중 35%가 중독에 빠진다고 합니다. 코카인을 사용한 사람 중 중독에 빠지는 비율은 22%, 마리화나는 8%, 알코올은 4%임을 고려하면 헤로인의 중독성이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습니다. 헤로인 주사를 맞고 황홀감을 느끼는 시간이 15초 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하니, 그 중독성이 이 빠른 효과에서 나온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헤로인 중독자들은 헤로인 금단 치료에 쓰이는 약물인 메타돈을 먹는 척하다가 뱉어낸 뒤 주사기에 넣어 정맥으로 찔러 넣을 정도라고 합니다.
 
 
 

펜타닐은 헤로인보다 몇 천 배나 강하다고 하기도 합니다.

이제 미국에서는 펜타닐이 문제가 되고 있지요. 펜타닐은 헤로인보다 몇 천 배 강력하다고 합니다. 오피오이드 계통의 약물들은 대부분 진통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마약성 진통제 Narcotics 라고 부릅니다. 펜타닐도 진통제로 개발되었지만 이제는 미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오피오이드 계통 마약이 됐습니다. 오피오이드 계통 약물들의 부작용 중 하나가 호흡 억제인데 이것이 과다 복용 시 사망에 이르게 하는 원인입니다. 프린스, 히스 레저,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 재니스 조플린, 존 벨루시, 시드 비셔스, 짐 모리슨, 주디 갈랜드, 엘비스 프레슬리 등이 모두 오피오이드 남용으로 사망했습니다. 얼마나 무서운 물질인지 알 수 있습니다.
 
 
 

급성 아편 중독의 증상은 특징적입니다.

아편,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를 과다 투여하면 몇 가지 특징적인 증상이 나타납니다. 말이 어둔해지고, 집중력 등 인지 지능도 함께 둔해지며, 졸음이 쏟아집니다. 그리고 동공이 작아집니다.
 
 
 

아편 금단 역시 특징적입니다.

전신적 근육통, 하품, 눈물과 콧물, 불쾌감, 발열, 불면, 구토 및 구역, 발한, 소름, 동공 산대 등입니다. 우리가 불속에서 잃어버린 것들(Things we lost in the fire)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할리 베리와 베니시오 델 토로 주연의 영화인데, 여기서 베니시오 델 토로가 헤로인 중독자로 나옵니다. 이 영화를 보면 베니시오 델 토로가 헤로인 금단 증상에 빠진 중독자의 상태를 매우 잘 보여줍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f7y1yRB5mLU 

 
 
 

이제 미국에서는 날칸을 쉽게 살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만큼 펜타닐이 큰 문제라는 의미일 것 같습니다.

날칸 Narcan 은 날록손 Naloxone이라는 물질로서 오피오이드 수용체 차단제입니다. 다시 말해서 오피오이드가 달라붙는 수용체에 오피오이드 대신 달라붙어 오피오이드가 달라 불지 못하게 합니다. 펜타닐, 헤로인 등 아편 급성 중독으로 호흡 마비가 발생한 환자에게 비강으로 넣을 수 있는 형태의 약물인데, 이것을 이제는 처방 전 없이 OTC(Over-the-counter)로 살 수 있다고 합니다. OTC라는 것은 그냥 약국에서 가서 살 수 있는 약물들을 말하는데 우리가 편의점에서 타이레놀을 사듯이 미국에서는 날칸을 돈만 내면 살 수 있게 될 것이라는 뜻입니다. 그 정도로 펜타닐 중독이 미국에서 큰 사회적 문제임을 반증한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약이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어 가고 있는 것이 아닌지 정말 걱정이 됩니다.
 
참고 자료 : 고삐 풀린 뇌(데이비드 J. 린든), 도파민 네이션(애나 렘키), 엄청나게 똑똑하고 아주 가끔 엉뚱한 뇌 이야기(딘 버넷), 중독에 빠진 뇌 과학자(주디스 그리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