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깊은 생각

성별불쾌감 Gender Dysphoria | 증가 | 급증 | 여성 증가 | 미국 유럽 차이 | 탈성전환 Detransition | 탈성전환자 Detransitioner

RayShines 2023. 4. 9.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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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 생물학적으로 할당한 성, 그러니까 신체적인 성적 특성으로 인해 고통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를 성별불쾌감 Gender Dysphoria 라고 부릅니다. 최근 들어 그 숫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미국과 유럽의 입장 차이가 크다고 합니다.

 

 

 

gender dysphoria
성별불쾌감을 호소하는 이들의 숫자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미국은 그 치료에 대해 적극적인 입장, 유럽은 보수적 입장입니다.

미국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성에 대한 거부감을 갖는 10대들에 대해 적극적인 약물 혹은 수술적 치료를 하자는 입장입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하지 않아서 발생하는 비극적 상황, 예를 들면 자살과 같은, 을 막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유럽 측은 성별불쾌감이 있다고 하더라도 충분한 면담을 통해 해당자의 의사를 들어보고 나서 반대의 성으로 바꾸는 약물이나 수술적 치료를 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또한 적극적으로 성전환 치료를 한다고 해도 그 사람이 느꼈던 우울감이나 불쾌감이 정말 극적으로 사라지는지에 대한 의학적 증거가 너무 빈약하다는 것입니다. 어떤 치료가 효과가 있는지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그 치료를 받지 않은 대조군과의 비교가 필요한데 대조군을 설정한 대규모, 장기간 연구가 너무나도 부족하다는 것이지요.

 

 

 

성별불쾌감을 호소하는 여성들의 숫자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20년 전만 해도 성별불쾌감을 느끼는 이들의 대부분이 남성이었는데, 지금은 그 수치가 역전되었다고 합니다. 영국과 웨일스에서는 2011~2012년에 비해 성별불쾌감을 진단받은 사람의 숫자가 17배나 증가했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경우에는 2021년에 성별불쾌감을 진단받은 이들의 숫자가 42,000명에 달하며 이는 2017년의 3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이처럼 성별불쾌감 진단 건수가 증가하다 보니 젠더 확정 치료 gender-affirming care 가 시행되는 경우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성전환 치료라고 부르던 것을 이제는 자신의 성을 찾아간다고 해서 젠더 확정 치료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Care라는 단어를 다른 표현으로 바꾸기가 어렵네요. 젠더 확정이 치료인지에 대해서는 좀 더 논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치료라는 것은 뭔가 잘못된 것을 바꾼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으니 이런 표현을 쓰는 것에 대해서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을 것 같아서 말입니다.

 

 

 

성별불쾌감을 호소하는 여성들의 숫자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젠더 확정 치료는 크게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됩니다.

1980~90년대에 네덜란드에서 개발된 프로토콜이 그 기반이 됩니다.

첫 번째는 사춘기 차단제 puberty-blocker 입니다. 다시 말해서 성적 성숙을 막는 약물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사춘기가 찾아오는 것을 지연하여 성별불쾌감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다음 단계의 치료를 받을지를 결정할 시간을 벌어주는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성 호르몬 치료입니다. 다시 말해서 여성에는 테스토스테론을, 남성에게는 에스트로젠을 투여하는 것이지요. 여성의 경우 테스토스테론을 투여하기 시작하면 목소리가 굵어지고, 안면 골격이 변화하며, 수염이 나는 등의 변화가 생겨나는데 이는 비가역적, 즉 되돌릴 수가 없습니다. 

세 번째는 수술입니다. 젠더 확정 수술, 예전 표현으로 성전환 수술의 경우 네덜란드에서 만든 프로토콜 상으로는 18세 이전에는 시행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하네요. 

 

 

 

젠더 확정 치료를 후회하는 이들, 탈성전환자 detransitioner 들도 있습니다.

문제는 비가역적, 즉 영구적인 변화가 이루어진 이후에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이 없을까 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적지 않은 숫자의 사람들이 젠더 확정 치료를 후회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런 경우를 탈성전환 detransition 이라 칭하고, 이런 사람들을 탈성전환자 detransitioner 라고 부릅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젠더 확정 치료를 후회하는지에 대한 자료 역시 부족한 상황이긴 하지만, 연구에 따라서 그 비율이 1%에서 30%까지 차이가 납니다. 이코노미스트는 3명의 탈성전환에 대한 사례를 제시했는데 3명 모두 성전환 치료를 받은 것을 깊이 후회하고 있으며 치료를 독촉했던 의사들에(doctors who, they say, rushed them into it) 대해 화가 났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우리가 신뢰했던 기관에 의해 난도질당했다(butchered)는 표현까지 쓰며 시술을 후회하고 있습니다.

 

유럽의 경우에는 사춘기 이전부터 성별불쾌감을 느껴온 사람들에 한해서 젠더 확정 치료를 고려합니다. 그리고 그렇다고 하더라도 성별불쾌감 외에 다른 정신건강의학적 문제가 있으면 일단 젠더 확정 치료를 보류합니다.

 

그런데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미국은 같은 문제에 대해서 정반대 입장을 취합니다. 예를 들어 성별불쾌감 외에 우울장애, 불안장애 등의 정신건강의학적 문제가 있다고 하면 치료를 보류하는 것이 아니라 더 적극적으로 치료를 권합니다. 왜냐하면 정신건강문제를 좌시하면 이들이 자살을 하는 등의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이코노미스트의 자료이긴 하지만 미국에서는 사춘기 차단제 등의 약물을 처방받는 데까지 15분 정도의 면담만 거치면 된다고 합니다. 생각보다 매우 간단한 것이지요. 

 

10대들에 대해 이런 치료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지는 이유 중 하나는 이들이 동성애자가 될 수 있다는 논란 때문이기도 합니다. 2011년 네덜란드에서 이루어진 연구에 따르면 성별불쾌감을 호소하는 이들의 97%가 동성 혹은 양성 모두에 대한 지향성을 보인다고 하네요. 그리고 2019년 영국의 연구에 따르면 젠더 확정 치료를 동성애자 자녀에 대한 새로운 형태의 전환 치료로 보는 부모들도 있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서 이 치료를 받으면 동성애자 아들이 이성애자 딸이 될 수 있으니 그렇게 한다는 것이지요. 동성애 혐오 homophobia 가 이런 결정을 내리게 만들 수도 있음의 의미합니다.

 

 

성별불쾌감을 호소하는 여성들의 숫자가 왜 이렇게 많아졌을까요?

성별불쾌감을 호소하는 이들의 숫자가, 특히 여성에서 그 숫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왜 그런 것일까요. 페미니즘의 시대, 여성들의 권리 신장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오늘날 어째서 자신이 여성임을 거부하는 여성들의 숫자가 많아지고 있는 것일까요. 아무리 페미니즘이 사회적 시류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여성으로서의 삶은 어렵다는 것에 대한 항변일까요. 아니면 다양한 성적 지향과 성 정체성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도 포용적인 PC의 시대이니 예전에는 말하기 어려웠던 자신의 생각에 대해서 더 자유롭게 말할 수 있기 때문일까요.

 

 

 

어떤 변화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뭔가 자신에게 영구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행위에 대해서는 매우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 개인적 생각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자신의 정체성과 직결되는 부분이라면 더 그래야 할 것 같습니다. 사람의 생각이라는 것은 변화하는 것이고, 시대와 이념도 변합니다. 한 사람이 갖는 자신에 대한 생각 역시 끊임없이 변화합니다. 그리고 나이가 어릴 때는 자신이 정말 누구인지에 대한 감각이 아무래도 불명확하고 유동적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변화는 막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성별불쾌감에 대해서 젠더 확정 치료가 행해지는 것은 다른 변화와는 약간 다르지 않을까 합니다. 아이폰이 보급되고, 누구나 OTT를 구독해서 보는 그런 이음매와 장벽이 존재하지 않는 흐름이 아닙니다. 아직은 그 과정이 진행되려면 의사의 진단과 치료 결정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환자가 원한다고 해서 무조건 그 과정이 시작될 수는 없다는 것이지요. 돈이 있으니 아이폰을 사서 원하는 앱을 다 설치하는 것과는 진입 장벽 자체가 다릅니다. 결과적으로 의사들이 이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10대 청소년들의 삶이 송두리째 바뀔 수도 있습니다. 의사들이 어떤 말을 하느냐에 따라서 치료 시기가 앞당겨질 수도 있고, 조금 더 긴 숙려 기간을 가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시대적 변화는 막을 수 없겠으나, 어떤 변화에 대해서는 매우 보수적일 필요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특히 의학적 변화는 충분한 증거와 근거와 경험, 그리고 장기적 결과에 대한 관찰과 고려가 필요할 것입니다. 

참고 자료 :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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