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든 생각

우울한 사람을 대하는 방법 | 가족 친구 연인이 우울할 때 | 대처 방법 | 말하는 방법

RayShines 2023. 7. 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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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사람을 대하는 것은 참으로 쉽지 않습니다. 우울한 사람들은 사소한 말에도 쉽게 상처받고, 가끔은 종잡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우울은 우울뿐만 아니라 짜증으로 표현되기도 합니다.

우울한 사람들이 우울해하기만 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짜증을 내는 일도 흔합니다. 사소한 좌절로도 쉽게 실망감을 느끼기 때문일 것입니다. 드라마 연애시대에서 병뚜껑이 열리지 않아서 절망하던 극 중 인물처럼 우울한 사람들은 남들이 보기에 아무것도 아닌 일로 크게 낙담하고 깊이 절망합니다.

 

 

 

우울한 사람을 지켜보는 것 또한 매우 힘든 일입니다.

또한 우울한 사람들이 보이는 증상 중 흔한 것이 의욕을 잃고 무기력하게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하루 종일 먹지도 씻지도 않고 어둠 속에 우두커니 누워 있는 모습을 보는 것은 상상 이상으로 고통스럽습니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화가 납니다. 당사자에게 화가 나기도 하고, 상황에 화가 나기도 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기 자신에게 화가 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가끔 모진 말을 쏟아내기도 합니다. 그럼 우울에 빠져 있는 사람은 가시 돋친 그 말을 듣고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듭니다. 자신을 가장 아껴주는 사람조차도 자신을 견디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일 것입니다.

 

 

 

모든 것을 우울한 사람에게 맞추려고 시도하게 되기 쉽습니다.

물론 우울에 빠져 있는 당사자가 가장 힘듭니다. 그러나 그것을 지켜보는 가족, 친구, 연인 역시 매우 힘든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게 됩니다. 어떻게든 그 사람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하나부터 열까지 그 사람의 기분과 비위를 맞추기 위해 전체를 희생하는 방식을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지속되기 어렵우며 우리를 탈진시킵니다. 번아웃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죠. 희망이 말라가는 우물에 아무리 물을 가져다 부어도 바닥이 차오르지 않는 것과 비슷할 것입니다. 그리고 처음과 달리 변해가는 가족들을 보며 우울한 이들은 다시 한번 절망합니다. 아무도 자신을 받아들여주지 않는다고 느끼기 쉬우니까요.

 

 

 

생각을 바꾸라며 몰아붙이게 되기도 합니다.

그게 아니라면 우울증은 마음가짐의 문제라고 주장하며 우울에 빠진 이들을 몰아붙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긍정적인 면을 봐야 한다, 마음만 바꾸면 세상에 못할 것이 없다, 신세가 편해서 생기는 병이다, 당장 나가서 뭐라도 해라, 나 때는 먹고살 걱정을 하느라 우울증 같은 게 세상에 있는지도 몰랐다는 등 여러 가지 레퍼토리들이 있죠. 이게 우리 주변에서 더 보기 쉬운 광경입니다. 모든 것은 정신력으로 이겨낼 수 있으니 당장 마음의 병 따위는 집어치워라는 강요를 받는 우울증 환자들은 자신이 그렇게 나약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고, 주변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죄책감까지 느끼게 됩니다.

 

 

 

정말 모르겠을 땐 그냥 가만히 듣기만 해도 됩니다.

그렇다면 우울한 사람에게 어떤 말을 해야 할까요? 어떻게 대해줘야 그들이 우울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을 때는 그냥 아무 말도 하지 말고 들어주는 것이 최선입니다. 판단하려고 하지 말고, 어떤 말을 해야겠다는 압박을 갖지 말고, 그리고 떠오르는 말을 할 타이밍을 찾느라고 자기도 모르게 딴생각을 하고 있지 말고 그냥 잘 들어주기만 하는 것입니다. 인간이 자기 이야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뇌에서 도파민이 나온다고 하네요. 한 연구에서 인간은 자기 이야기를 마음껏 가 하기 위해 자기 월급의 17%가량을 포기할 용의가 있다는 것이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사람은 자기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고, 자기가 내놓는 말들이 상대방에게 수용되길 바랍니다. 그래서 아마 돈을 내고서라도 정신과에 가기도 하고, 그 외의 곳들에 가서 자기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돈을 쓰는 것이겠지요. 그게 월급의 17%보다 훨씬 많거나 적더라도 말입니다.

 

 

 

자신의 개인적 경험에 빗대어 우울한 사람을 이해한다는 말을 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우울한 사람들의 말을 들어줄 때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면 그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개인적 경험을 말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요새 표현으로는 라떼는.. 이지요. 힘들다고 하는 사람 앞에서 나도 그랬었다, 나 때는 더 힘들었다고 말을 하면 그 사람이 자신의 어려움을 말할 기회를 인터셉트하는 것이 됩니다. 그런 일이 벌어지면 대화의 중심이 우울한 사람이 아니라 들어주는 사람으로 옮겨오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공감받는다는 느낌을 받을 수가 없겠죠. 그래서 이 방법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무조건적 낙관 역시 썩 좋은 방법은 아닙니다.

그리고 무조건적으로 다 좋아질 거야라고 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닐지 모릅니다. 우울은 절망과 같은 말입니다. 아무것도 좋아질 것이 없다고 여기는 사람한테 “야 다 잘 될 거니 걱정 마, 결국 다 잘 돼”라는 무조건적인 낙관은 공허하게 들릴뿐더러 무성의하게 들리기도 합니다. 무조건 다 잘될 것이라는 말보다는 좋아지는 부분이 있을 것이고, 혹시 내가 도울 일이 있다면 알려달라는 표현이 더 낫습니다. 그리고 하나하나씩 나아지게 해 보자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도 좋습니다.

 

 

 

"힘들겠다"는 말을 해주세요.

가장 필요한 것은 “힘들겠다, 당신이 힘들어하니 나도 마음이 좋지 않다”는 말을 해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내가 당신의 곁에 있겠다, 도와주겠다, 난 언제나 당신의 편이다, 함께 이겨나가 보자”는 표현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결국 우울이라는 어둠을 헤치고 빛으로 나가는 주체는 환자 본인입니다. 가족, 친지들은 그 옆에서 아주 작은 등불을 들고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곁에 있다는 사실 자체, 그리고 시종일관 곁에 있겠다는 정확하고도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우리는 무력합니다. 하지만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의 우리는 생각보다 강한 영향력을 가집니다. 가족들, 친구들, 연인들에게 사랑을 표현하고, 함께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것은 그 무엇보다도 강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참고 문헌 : 우울한 사람 곁에서 무너지지 않게 도움 주는 법(수전 J. 누난), 인간은 왜 외로움을 느끼는가(존 카치오포, 윌리엄 패트릭), 우울할 땐 뇌과학(알렉스 코브), 우울할 땐 뇌과학 워크북(알렉스 코브), 생각이 많아 우울할 걸까, 우울해서 생각이 많은 걸까(피아 칼리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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