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누군가는 성격이 어떻더라고 쉽게 말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쉽게 그 사람이 그런 사람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대부분의 경우 인간이 가진 성격적 특질은 특정 1대 1 관계에 국한되기도 합니다.
어떤 단축키가 특정 프로그램에서만 작동하면 국소적 local 합니다. 반면 OS 전체에서 작동하면 전역적 global 하다고 합니다. 이를 성격에 적용한다면 어떤 경우 성격은 국소적입니다. 만약 누군가의 성격 중 어떤 부분이 모든 인간관계에 광범위하게 나타난다면 그것은 전역적인 특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누군가에게는 별로인 사람일 수 있지만, 나에게는 좋은 사람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사람은 좋은 사람일까요, 나쁜 사람일까요. 그럴 때 우리는 개인적 관계에 따라서 그 사람을 판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내 절친한 친구가 나에게 대하는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누군가를 대할 수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그 친구를 나와의 우정과 나에 대한 상냥하고 따뜻한 태도에 기반해서 판단해야 할까요, 아니면 나와 일면식 없는 제삼자에 대한 그 친구의 태도로 판단해야 할까요.
대부분의 사람에게 별로인 사람은 별로인 사람일 가능성이 높지만, 이 법칙을 일반화하기는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누구가 좋은 것과 나쁜 것의 혼합물이니까요.
만약 누군가가 대부분의 사람에게 무례하고 유해하다면 그 사람은 별로인 사람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평범한 이들 대부분은 누군가에게는 무례할 수 있고, 누군가에겐가는 유해할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따뜻하고 자애로운 부모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포용적이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친구일 수도 있습니다. 이렇듯 세상 대부분의 사람은 좋은 면과 나쁜 면을 함께 갖고 세상을 살아갑니다. 전적으로 나쁘다거나, 전적으로 좋은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우리는 대부분 좋고 나쁜 것, 선과 악, 호감과 비호감의 혼합물입니다. 그것이 인간의 본질일 수도 있습니다. 나쁘게 말한다면 종잡을 수 없다, 좋게 이야기한다면 내 속엔 내가 너무나 많은 것이겠지요.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어머니가 누군가에게는 정말 힘든 상사일 수 있습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나의 아들, 딸인 누군가에게는 정말 어려운 부하직원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들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악랄한 상사,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신입사원일까요, 이해심 많은 아버지, 어머니, 무뚝뚝하지만 착한 아들, 딸일까요.
물론 훌륭한 인격을 갖춘 사람은 나와 무관한 이들에게도 예의를 갖추고 존중을 보여줘야 할 것입니다.
대부분 경우 광범위한 인간들이 나에게 하는 평가보다 나와 가장 가까운 몇몇의 평가가 더 중요할지도 모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주변 사람에게만 친절한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훌륭한 사람이라면 나와의 거리가 멀다고 해서 함부로 하지는 않습니다. 나와의 감정적 거리와 무관하게 예의를 지키는 사람이 인격적으로 보다 완성된 사람입니다. 그러나 누군가를 평가할 때 그 사람이 했을지도 모르는 한 번의 실수로 그 사람의 전체를 평가하는 것은 섣부른 행동일지 모른다는 말은 하고 싶습니다. 그 실수가 악독한 범죄 거나, 실수라고 하기에는 너무 의도적인 악의적 행동이 아니라면 누구나 그날의 기분에 따라, 상대의 태도에 따라 조금 나쁜 사람이 되기도 하니까요
'평소에 든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신적 건강이란 무엇일까요? | 사랑하고 일하는 능력 lieben und arbeiten | 장단기 조망의 조화 | 즐거움 찾기 | 편견을 적게 (14) | 2023.09.23 |
---|---|
의식의 흐름 Stream of Consciousness | 윌리엄 제임스 | 의식 무의식 (6) | 2023.09.19 |
라이어니스 : 특수 작전팀 | Special Ops : Lioness | 테일러 셰리던 쉐리던 신작 드라마 후기 (9) | 2023.09.05 |
"이게 무슨 의미야?"라는 질문 | 삶의 의미 | 말이나 행동이 싱겁다는 표현의 의미 (5) | 2023.09.02 |
내가 화가 나면 모두 부당한 것일까요? | 감정은 판단의 근거가 될 수 있을까요? | 황금률 | 은율 | 감성 (6) | 2023.08.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