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든 생각

정신적 건강이란 무엇일까요? | 사랑하고 일하는 능력 lieben und arbeiten | 장단기 조망의 조화 | 즐거움 찾기 | 편견을 적게

RayShines 2023. 9. 23.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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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 건강이란 무엇일까요? 프로이트는 정신적 건강을 사랑하고 일하는 능력 lieben und arbeiten 이라고 했었습니다.

 
많은 국가가 국민들의 정신건강을 위한 사업을 벌입니다. 큰 예산을 배정하고, 각 지역에 센터를 만들고, 정기적인 스크리닝 검사도 합니다. 그런데 정작 정신적 건강은 무엇일까요? 반대 것의 부재로 그 반대 것을 정의하듯, 불행하지 않으면 행복하다, 아프지 않으면 건강하다, 정신 질환이 없으면 정신적으로 건강하다고 규정할 수 있을까요.
 
 
 

정신에 관련된 뭔가를 다룰 때 항상 등장하는 프로이트는 정신적 건강을 사랑하고 일하는 능력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이 두 가지가 삶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없습니다. 일은 돈을 벌기 위해서 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나 자신의 유용성을 입장하는 데 사회적으로 가장 널리 인정되는 증거 중 하나입니다. 일을 통해서 즐거움을 얻는 사람들도 많진 않으나 있을 것이고, 직장에서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기회를 얻기도 합니다. 이 모든 것들이 자기 효능감을 높이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나의 역할이 생기는 것이니까요. 사랑하는 능력은 연애뿐만 아니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능력 전반을 말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입니다. 자기 자신을 잘 돌볼 수 있는 사람이 누군가를 적절한 방식으로 사랑하고 아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관계 속에서 안정감과 감정적인 풍요로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과 사랑은 우리의 삶을 유지하는 매우 중요한 두 축입니다.
 
 
 

정신적 건강에 있어 중요한 다른 요소가 장단기 조망의 조화입니다.

멀리 보고 결정할 것과 지금에 더 가중치를 둘 것을 적절하게 잘 조절하는 것은 우리 삶에 있어서 매우 중요합니다. 지금 모든 것을 쏟아도 모자랄 판에 1주일 뒤의 체력을 걱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지금 이 결정을 내리면 누가 봐도 1년 뒤에 후회하게 될 것이 뻔한데도 불구하고 지금의 충동에 굴복하는 것 역시 좋지 않습니다. 먼 미래를 위해 충동과 만족을 지연하는 것과 지금에 몰입하기 위해 현실과 직접 맞닿아있지 않은 예견과 불안과 걱정은 잠깐 접어두는 것 모두 우리가 정신적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하늘이 무너질까 두려워 현실의 그 무엇도 즐기지 못하는 사람도, 지금을 위해서 미래의 모든 자원을 가불해와 불살라버리는 사람도 건강하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정신적 건강을 위해 또 중요한 것은 건강하고 사회적으로 용인 가능한 즐거움의 원천을 찾는 것입니다.

삶에 있어서 재미는 매우 중요합니다. 즐겁기 위해서 사는 것은 아니지만, 힘들고 버거운 삶을 살아나가는 와중에도 때때로 즐거울 필요는 분명히 있습니다. 오해하지 말아야 하는 점은 즐겁지 않다고 해서 불행하다거나, 실패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즐겁다는 느낌은 일시적인 것이기 때문에 하루 내내 지속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즐거울 때조차 즐거움을 느끼지 못해선 안되고, 즐거움을 방해하는 것을 부둥켜안고 있을 필요도 없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이따금씩의 즐거움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필요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취미를 갖고, 몰입할 수 있는 활동을 찾습니다. 일주일 내내 고생을 한 뒤 주말에 캠핑을 떠날 수도 있고, 미술관에 갈 수도 있으며,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다닐 수도 있습니다.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격렬한 운동을 하면서 즐거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 모든 것들이 우리의 삶을 조금 더 건강하게 해 줄 것입니다. 아무리 생즉고라고 해도, 틈틈이 즐거울 권리와 자격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편견을 적게 가지는 것 역시 정신적 건강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그리고 진화적으로 대상과 상황을 범주화합니다. 인간이 살면서 식별해야 할 대상과 대처해야 할 상황의 숫자는 너무나도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0에서 시작해야 한다면 이는 매우 큰 낭비가 될 것이며, 생존의 확률을 떨어뜨립니다. 과거로부터 학습을 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럽고 필수적인 능력이며 이를 통해 우리는 교훈을 얻습니다. 그리고 다음번에 비슷한 범주의 사건과 대상에 맞닥뜨렸을 때 과거 경험의 파일을 열어서 참조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조금 더 수월하고 효율적인 대처가 가능합니다. 그런데 이런 범주화 능력이 인간의 편견의 근간이 되기도 합니다. 종교에 따라, 피부색에 따라, 거주지역에 따라, 학벌에 따라 나누어진 범주와 그 범주에 해당하는 전형을 만들고, 어떤 사람이 그 범주에 속한다고 하면 그 대상의 실체와는 무관하게 그 범주의 전형의 특질들을 그 사람에게 무조건적으로 적용합니다. 이것을 편견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백인은 어떻고, 흑인은 어떻고, 남자는 어떻고, 여자는 어떻고, 기독교인은 어떻고, 무슬림은 어떻다는 억측이 발생하게 됩니다. 범주화는 빠른 판단을 위해 좋은 것이지만 편견 역시 매우 빠르고 자동적으로 작동합니다. 단순히 편견으로 그치면 다행이겠으나 내가 속한 내집단과 내가 속하지 않은 외집단에 속한 대상에 흑백논리가 적용되면 분노와 혐오가 발생합니다. 우리는 외집단의 일원에게 악마적 속성을 부여하는 것을 매우 흔하게 봅니다. 두 집단 사이에서 발생하는 강력한 긴장과 반감이 도가 지나쳐 서로를 증오하며 폭력 사태로 번지는 것을 보기도 합니다. 이 모든 것이 범주화와 편견에서 발생하는 일입니다. 증오와 혐오는 우리의 정신 건강을 좀먹는 악입니다. 편견은 적을수록 좋습니다. 있다고 하더라도 의식적으로 의식 밖으로 밀어내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같은 견지에서 다양한 책을 읽고, 다양한 사람과 만나서 이야기하고, 다양한 어휘를 습득해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특정한 단어는 특정한 논리를 환기합니다. 특정한 어휘는 특정한 가치를 소환합니다. 그래서 같은 현상을 두고도 정치적 노선에 따라 그것을 표현하는 단어가 달라집니다. 따라서 우리는 다양한 어휘를 사용해 보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리고 내가 어떤 단어를 쓰느냐에 따라서 나의 생각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볼 기회를 가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의 많은 좋은 가치들은 양립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자유와 평등은 고루 좇기 어렵습니다. 복지국가를 지향하면서 감세를 하기는 어렵습니다. 자유를 추구하는 쪽은 자유로운 경쟁의 장점에 대해서 이야기하지만, 이를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이를 약육강식이라고 말합니다.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쪽에서는 사회적 안전망에 대해서 역설하지만, 이를 반대하는 쪽은 과한 세금으로 인해 경제 성장 동력이 떨어진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어떤 상황을 어떻게 설명하고 어떤 어휘를 쓰느냐는 우리가 상황을 어떻게 보느냐를 결정하며, 그 반대이기도 합니다.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쓰는 단어가 달라지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가능하면 다양한 단어를 써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긍정적 단어를 써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무조건 상황을 좋게 보는 것이 답은 아니겠으나 긍정적이 상황까지 부정적으로 덧칠할 이유도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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