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든 생각

발표 자료 잘 만드는 방법 | 좋은 PPT 만드는 법 | 멋진 키노트 만드는 법 | 스티브 잡스처럼 프레젠테이션 하는 법 | 깔끔한 파워포인트 | 심플

RayShines 2023. 9. 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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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나 프레젠테이션을 한 PPT나 키노트 파일을 잘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발표 자료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위주가 아니라 청자 위주로 생각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발표하는 사람은 발표 자료에 대해서 숙지하고 있지만, 청자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발표자는 발표 자료에 포함되어 있는 그림이나 그래프를 미리 살펴봤기 때문에 어떤 각도에서 그것을 이해해야 하는지 알고 있지만 청자들은 그래프의 가로 세로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모릅니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청자들이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는 가정 하에 이해하기 쉽도록 자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가장 흔한 실수는 작은 폰트의 문장으로 꽉 채워진 슬라이드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해하기 쉬운 자료를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여기서 가장 흔하게 하는 실수가 바로 파워포인트나 키노트 파일의 슬라이드 한 장에 작은 폰트로 모든 내용을 꽉 채워 넣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청자들이 내가 하는 말을 들으며 슬라이드를 세세히 읽을 것이므로 이해가 더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좋은 발표를 망치는 가장 주요하고 흔한 이유입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읽는 동시에 들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읽으면서 들을 수 없습니다. 

눈으로 읽어서 글을 이해하는 것과 귀로 들어서 내용을 이해하는 것은 뇌 속에서 서로 경합을 벌이는 두 개의 별도 프로세스입니다. 우리가 책을 읽으면서 라디오를 들었을 때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내비게이션에서 나오는 안내 목소리를 들으면서 표지판을 제대로 읽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우린 흔하게 느낍니다. 그래선 안 되겠지만 더 좋은 예는 운전 중에 급한 스마트폰 문자 메시지를 읽을 때 내비게이션의 길 안내 메시지를 전혀 듣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안내 메시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정도가 아니라 속도가 높다고 띵 띵 알람 소리가 울리는 것도 제대로 뇌에 접수가 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우리 뇌는 읽는 동시에 들을 수 없습니다. 이것은 문자를 읽어서 이해하는 과정과 문자를 들어서 이해하는 과정이 모두 브로카/베르니케 영역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브로카/베르니케 네트워크는 구어, 그러니까 말을 이해하는 데 특화된 영역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동시에 두 가지를 들을 수 없습니다. 라디오 채널 두 개를 들으면서 이해할 수 없고, TV 프로그램 두 가지의 소리를 동시에 알아들을 수 없습니다. 먼저 접수된 내용이 다음 내용이 뇌에 들어가는 것을 차단해 버리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브로카/베르니케 영역은 일종의 병목으로 작용합니다.

 

그런데 위에서는 읽고 듣는 것도 동시에 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신기한 일이 벌어집니다. 우리가 무엇을 읽을 때에도 구어의 이해를 처리하는 브로카/베르니케 영역이 활성화됩니다. 우리는 무엇을 읽을 때 읽는 내용을 누군가가 읽어주는 목소리가 들린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10명 중 9명은 그 목소리가 자기 목소리임을 깨닫는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우리가 무엇을 읽을 때에도 우리는 읽는 내용을 듣고 있는 것이며, 우리가 동시에 두 가지를 듣고 이해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그래서 책을 읽고 있는 아이에게 아무리 잔소리를 해도 전혀 듣지 못하는 것이지요.

 

 

슬라이드에는 읽어야 하는 내용이 많아서는 안 됩니다. 

따라서 발표 자료에는 읽어야 하는 내용이 많아선 안됩니다. 발표는 “청자”들이 “듣는 것”입니다. “독자”들이 “읽는 것”이 아닙니다. 그냥 읽어서 모두 이해할 수 있거나, 충분한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발표라면 굳이 발표자가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데 발표의 목적은 그게 아닙니다. 이야기와 듣기라는 상호 작용을 통해서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것을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것이 주요 목적입니다. 발표의 주요 과제가 “이야기로 전달하기”라는 것이 명확하다면, 슬라이드나 참고 자료는 이야기를 듣고 이해하는 과정을 방해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런데 슬라이드를 만들 때 글씨를 빼곡하게 채워 넣음으로써 청자가 우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슬라이드를 문장으로 꽉 채워 넣는 것은 착각과 불안 때문입니다.

슬라이드를 문장들로 빡빡하게 채워 넣는 것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가 위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내용을 충실하게 채워 넣으면 이야기를 들으면서 틈틈이 슬라이드를 읽어서 더 잘 이해할 것이라는 착각, 그리고 듣다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나 놓친 부분을 다시 찾아서 읽을 수 있으니 이해를 도울 수 있다는 착각입니다. 또 다른 이유는 발표자 자신이 할 이야기를 모두 숙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안감 때문입니다. 정말 중요한 내용을 빠뜨리고 말하지 않거나, 틀리게 이야기하는 실수를 할 바에야 내가 말할 모든 내용을 슬라이드에 그대로 다 적어두고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면 될 것이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발표를 지루하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듣는 사람은 그렇게 생각할 것입니다. 그냥 읽을 거면 굳이 왜 이걸 듣고 있어야 하지?

 

 

 

따라서 좋은 슬라이드를 만들고, 좋은 발표를 하기 위해서 기억해야 할 것은 매우 간단합니다. 슬라이드는 최대한 단순하게 만들고, 나머지는 이야기로 채워 넣는다는 전략이 그것입니다. 그렇다면 슬라이드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요?

 

 

 

슬라이드에는 키워드만 넣고 문장은 넣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키워드의 개수는 슬라이드 한 장 당 7개를 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많은 것보다 적은 게 낫습니다. 키워드를 설정할 때는 너무 꾸며내거나 멋진 말, 혹은 새로 만든 신조어 등은 쓰지 않는 게 낫습니다. 키워드가 띄워지자마자 읽을 필요도 없이 이해가 되는 아주 흔히 쓰는 말인 게 좋습니다. 그래야 읽어서 이해하는 수고가 최소화되며 화자가 하는 이야기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슬라이드 구성은 최대한 단순하게, 그리고 일관적으로 합니다.

슬라이드의 구성은 책이나 신문처럼 레이아웃이 틀에 박혀 있는 편이 화려하거나 가변적인 것보다 낫습니다. 어디에 무엇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하는 데 에너지를 들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자동적으로 저 위치에 내용이 나올 것이라고 학습시키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따라서 마스터 슬라이드나 템플릿 슬라이드를 이용해서 이미지나 텍스트가 같은 위치에 나타나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폰트 종류나 사이즈가 들쭉날쭉하게 하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가능하면 변화를 주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미지도 마찬가지입니다. 가능하면 비슷한 사이즈로, 같은 위치에 떠오르게 해야 합니다.

 

 

 

텍스트 대신 이미지를 사용하세요.

우린 읽으면서 들을 수는 없지만, 보면서 들을 수는 있습니다. 따라서 슬라이드를 텍스트로 채워 넣는 것보다 이미지로 채워 넣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을 것입니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함축할 수 있는 심플한 이미지와 키워드 2~3개만 제시한 뒤 나머지는 이야기로 채워 넣는 게 좋습니다. 만약 여러 개의 이미지를 제시하고자 한다면 슬라이드 하나에 이미지 하나만 보여주는 것이 낫습니다. 여러 개의 이미지를 보여주고자 한다면 빠르게 넘기면서 여러 장을 보여줘야 합니다. 슬라이드 한 장에 이미지 여러 개를 꾸역꾸역 넣는 것은 좋은 선택이 아닙니다.

 

 

 

그래프를 제시하고자 한다면 매우 주의하는 게 좋습니다.

그래프는 쉽사리 이해되지 않습니다. 논문을 읽다 보면 그래프보다 그래프 아래 있는 각주가 더 긴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그 설명서를 읽지 않으면 그래프를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것이지요. 논문은 그래도 됩니다. 왜냐하면 읽고자 하는 이들이 그것을 필사적으로 이해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이해가 안 되면 여러 번 볼 수도 있고 읽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발표는 다릅니다. 구어는 모두 휘발해 버리며, 지나간 슬라이드를 이해하지 못했다는 청자를 위해 매번 앞으로 돌리다 보면 발표가 진행될 수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그래프를 제시할 때는 과도할 정도로 친절해야 합니다. 가로축과 세로축의 의미를 정확히 설명하고, 그래프의 의미에 대해서도 설명해야 합니다. 그래프 전체를 제시하기보다는 일부만 제시하는 것도 좋습니다.

 

 

 

표를 제시할 때도 조심해야 합니다.

표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표에 읽을 내용이 너무 많다면 그 표를 그대로 싣기보다는 간소화해서 보여주는 것이 낫습니다. 특히 여러 수치들을 표로 제시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은 이것은 전달에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차라리 아주 중요한 숫자 하나를 키워드로 사용해서 슬라이드를 구성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발표 주제와 무관한 구성 요소는 최대한 배제합니다.

발표 중간에 청자들의 지루함을 덜어준다면서 발표와 완전히 무관한 자신의 여행 사진이나 귀여운 동물 사진을 넣는 것, 혹은 주제와 완전히 무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장단이 명확합니다. 실제로 청자들의 집중력을 환기시킬 수는 있을지 모르나, 학습 능력을 높여주진 않는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따라서 이미지나 이야기는 발표 주제와 철저하게 부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 낫습니다.

 

 

 

프레젠테이션을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인간은 이야기를 더 잘 이해합니다. 따라서 발표 자체가 하나의 이야기로 구성된다면 훨씬 더 이해하기 쉽습니다. 단순한 사실의 나열보다 인과관계를 따르는 서사가 있다면 청자들은 이것을 훨씬 쉽게 받아들이고 이해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슬라이드를 넘기면서 하는 이야기들이 중요합니다. 슬라이드는 단순하게 구성할 것이기 때문에 그냥 슬라이드만으로는 인과관계나 이야기가 성립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만화책의 빈 공간과 페이지 사이의 전환이 중요한 역할을 하듯이, 슬라이드를 넘기는 타이밍이나 슬라이드를 넘기는 사이에 하는 이야기들이 발표에 서사를 부여하게 됩니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리허설을 많이 해봐야겠지요.

 

그런데 이것은 늘 가능하진 않습니다. 단순한 사실이나 수치들을 나열하는 것이 주요 목적인 발표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이야기를 하고 싶고, 그것을 발표 처음에 해서 주의를 환기하고 싶다면 정보가 많은 교훈적 이야기보다는 관심을 끌만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낫습니다.

 

 

 

요약하면 좋은 자료를 만들어서 좋은 발표를 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슬라이드는 단순하게 구성해야 합니다.

2. 슬라이드에 문장을 쓰지 마세요. 그럼 읽어야 합니다. 우리는 읽으면서 들을 수 없습니다. 

3. 대신 키워드를 제시하고, 슬라이드 한 장 당 키워드는 7개를 넘지 않도록 하세요. 나머지는 이야기로 채워 넣으세요. 

4. 텍스트보다 이미지가 더 효과적입니다. 그러나 반드시 발표 주제와 부합하는 이미지를 넣으세요.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나머지 내용은 구어로 채워 넣으세요.

5. 슬라이드는 최대한 일관적으로 구성해야 합니다. 폰트 종류, 폰트 사이즈, 이미지 사이즈, 각 구성 요소의 위치에는 최대한 변화를 주지 마세요.

6. 그래프나 표를 제시할 때는 최대한 친절해야 합니다. 전체를 제시하는 것보다 일부만 제시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표의 수치를 제시해야 한다면 중요한 수치 몇 개를 키워드로 쓴 슬라이드를 구성해 보세요. 

7. 발표와 무관한 이미지나 이야기는 최대한 하지 않는 것이 낫습니다. 

8. 키워드나 이미지로 구성된 슬라이드들에 서사를 부여하려면 슬라이드와 슬라이드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 것처럼 보여야 합니다. 슬라이드를 어떤 타이밍에 넘기고, 어떤 말을 할지 미리 연습하는 게 좋습니다. 

9. 마지막으로 발표를 할 때는 슬라이드의 내용을 숙지하고 있어야만 합니다. 읽는 것이 아니라 키워드나 이미지를 설명한다는 느낌으로 발표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참고 자료 :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고 배우고 기억하는가(제레드 쿠니 호바스), 우리는 왜 잊어야 할까(스콧 A. 스몰), 성격, 탁월한 지능의 발견(존 메이어), 오래된 기억들의 방(베로니카 오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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