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든 생각

의식의 흐름 Stream of Consciousness | 윌리엄 제임스 | 의식 무의식

RayShines 2023. 9. 19. 00:00
반응형

의식의 흐름 Stream of Consciousness 이라는 표현은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가 처음 사용했다고 합니다. 

 

 

 

우리는 의식의 흐름에 따라서 말한다, 의식의 흐름에 따라서 행동한다는 말을 쉽게 합니다.

그냥 떠오르는 대로, 내키는 대로 뭔가를 할 때 의식의 흐름에 따른다는 표현을 씁니다. 그런데 이 말을 처음 쓴 것은 미국의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였다고 합니다. Stream of consciousness 라는 말을 쓴 것이지요.

 

 

 

우리는 뭔가를 생각할 수는 있지만, 무엇을 생각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의식이라는 주제는 너무나 거대한 것이라서 제가 다룰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우리가 흔히 쓰는 의식의 흐름이라는 표현이 생각의 떠오르는 순서를 의미하는 것이라면 다음과 같은 실험을 해볼 수 있습니다. 만약 지금 다른 어떤 것을 생각해도 가능하지만 절대로 맥북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말라는 요구를 받는다고 해보죠. 장담하건대 우리는 절대로 요청에 따를 수 없습니다. 맥북이라는 개념이 의식 속으로, 지각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으려 감시하는 과정 중에 맥북이 의식 속으로 매우 강력하고도 침습적으로 불러들여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절대로 막을 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원치 않는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하면 할수록 그 생각에 대해대서 더 많이 생각하게 되는 역설이 발생하는 것이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그래서 동양문화에서 흔히들 이야기하는 무념무상이라는 것이 과학적으로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귀벌레 현상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우리가 의식의 흐름을 조종할 수 없다는 또 다른 흔한 증거가 바로 귀벌레 earworm 현상입니다. 귀벌레 현상은 어떤 멜로디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하루 종일 어떤 곡조가 머릿속에서 계속 플레이되는 경험을 합니다. 가끔은 그 멜로디를 흥얼거리게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내가 원해서 그러는 게 아닙니다. 그냥 흘러나오는 것이지요. 머릿속에 주크박스가 있다면 한 곡 무한반복재생 옵션이 켜져 있는 것입니다. 이런 귀벌레 현상을 경험하는 비율이 전체 인구의 90%에 가깝습니다.

 

 

 

우리의 생각은 뇌를 구성하는 뉴런들 사이에 벌어지는 전기화학 작용의 총합입니다.

그리고 전기적 작용, 화학적 작용은 한 번 시작되면 갑작스럽게 멈출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A가 B로 되는 작용은 A의 양과 B의 양이 같아질 때까지는 무조건 지속됩니다. 그리고 A와 B의 양이 동일해진다고 하더라도 작용이 멈추는 것은 아닙니다. A가 B가 되는 작용과 B가 A가 되는 속도가 동일하기 때문에 절대량에는 변화가 없어 보이지만 작용은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를 동적 평형이라는 말도 부르기도 합니다. 뇌세포의 작용이 이것과 같다는 뜻은 아닙니다. 하지만 화학 작용의 속성이 이렇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800억~1000억 개의 뉴런이 존재하는 뇌 내에서 벌어지는 화학 작용, 전기적 신호는 우리의 뇌로는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할 것이며, 각각의 신호들은 각각의 강도와 방향, 즉 벡터를 가지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그 총합은 매초, 더 정확히는 매 천분의 일초마다 변할 것입니다. 다시 말해 우리의 뇌는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순간에도 계속해서 뭔가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의식을 물에 비유한다면 그 물은 계속해서 흐르고 있습니다. 절대로 고여있지 않습니다.

 

 

 

생각과 의식을 물에 비유하는 것은 매우 그럴듯합니다.

뇌에서 벌어지는 많은 일들 중 뭔가가 우리의 의식 속으로 들어와 지각할 수 있게 되는 것을 수면화 surfacing 한다고 표현하기도 하고, 떠오른다고 표현하기도 하는 것을 보면 의식과 그 무의식을 물과 심연에 비유하는 것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공통적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물의 속성 상 표면보다는 깊이에 있는 물의 양이 절대적으로 많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지각할 수 있는 의식의 흐름이라는 것은 물의 표면에 불과합니다. 우리는 깊이에 있는 물은 어디로 흐르는지, 얼마나 깊은지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만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도 있는 것이겠지요.

 

이렇게 보면 인간은 참으로 무력한 존재입니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 알 수 있는 것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두뇌에서 실제로 진행되는 일의 90%는 전혀 모른다고 하네요.

 

참고 문헌 : 오래된 기억들의 방(베로니카 오킨), 뇌는 작아지고 싶어 한다(브루스 후드), 라마찬드란의 두뇌 실험실(라마찬드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