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든 생각

여자가 남자보다 공감 능력이 더 뛰어나다? | 소울메이트를 찾을 수 있을까? | 정서적 공감 | 인지적 공감

RayShines 2023. 10. 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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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아픔에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은 인간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능력입니다. 역지사지를 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이 사회를 유지시키는 동력 중 하나임에 분명합니다.

 

 

 

일반적으로 여성들이 남성에 비해 더 공감능력이 뛰어나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여성들은 상대방이 하는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상대방의 감정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읽어내며, 거기 맞춰 감정을 돌려주는 것도 더 정확하고 적절하게 해냅니다. 상대방의 기쁨에 박수 쳐주고, 상대방의 슬픔에 같이 눈물 흘려주며, 친구가 의기소침하면 응원을 해줍니다. 다시 말해서 여성들은 정서적 공감에 매우 뛰어난 것이 맞습니다.

 

 

 

이에 비해 남성들은 여성에 비해 공감능력이 약하다고들 합니다.

직장에서 있었던 힘든 일을 이야기하는 여자친구에게 논리적인 해결책을 이야기해서 “오빠 T야?”라는 말을 듣는 남자들이 많다는 뜻이겠지요. 남자들은 상대방이 느낀 감정 뒤에 있는 상황과 그 감정을 촉발시킨 원인을 파악하는 데 더 관심이 많습니다. 어쩌면 본능적으로 그렇게 하는지 모르겠네요. 그렇지만 이것도 공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인지적 공감이라고들 합니다. 상대방의 상황을 시뮬레이션해서 상대방의 상황을 파악하고 상대방의 관점에서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문제해결을 위한 답을 내놓는 것이지요. 물론 그 답이 매번 옳을 수는 없겠으나 어쨌든 남성들은 이런 식으로 공감합니다. 남성들은 상대방의 요구에 맞는 반응을 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감정 그 자체가 아니라 상대방이 언어적, 비언어적 표현을 통해 하는 요구를 충족시키는 데 더 초점을 둔다는 뜻이겠습니다.

 

 

 

정서적 공감은 감정적으로 하나가 되려는 시도입니다.

여성들이 하는 정서적 공감은 상대방과 나 사이의 감정적 경계를 허물고 감정적으로 하나가 되는 프로세스입니다. 그 순간 양자의 감정적 경험이 하나로 융합되기 때문에 훨씬 더 공감받는다는 기분이 들 것입니다.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겠지요.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감입니다.

 

 

 

인지적 공감은 상대방의 상황을 파악하려는 시도입니다.

남성들이 하는 인지적 공감은 인지적 능력을 사용해 상대방의 상황을 파악하고자 하는 시도입니다. 인지적 능력이 감정보다 우월하다거나 하는 의미가 아닙니다. 작동하는 부위가 다름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남성들은 공감을 한다고 해도 감정적 경계를 삭제하진 않습니다. 아 힘들겠네, 그 정도이지만 분명 친구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려는 노력을 아끼진 않습니다. 그래서 해결책도 제시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게 되는 것 같네요.

 

 

 

하지만 공감 방식이 남녀의 고유한 특성은 아닙니다.

이렇게 이야기는 했지만 이것은 남성은 인지적 공감만 하고, 여성들은 정서적 공감만 한다는 의미는 전혀 아닙니다. 이 둘은 혼재되어 있을 것이고 사람마다, 그리고 대상마다 다를 것입니다. 그래서 남녀 차이가 두드러진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공감이라는 도구는 주입과 회수가 매우 임의적이고 자유롭습니다. 라이벌 팀과의 축구 경기에서는 상대팀 팬들에게 악담을 퍼붓다가, 월드컵이 열리면 어느덧 한 편이 되어 상대국가에게 함께 욕을 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공감은 의지를 가지면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우리는 공감이 필요한 존재입니다. 그래서 소울메이트를 찾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아픔을 이해해줄 대상을 찾아 나섭니다. 어떤 사람은 일찍 그런 대상을 만나는 행운을 누리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평생토록 그런 사람을 찾지만 실패하기도 합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공감이 의지를 가지면 할 수 있는 프로세스라면 굳이 날 공감해 줄 사람을 찾을 필요가 없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공감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는 것과 공감하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공감이 되는 대상이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노력하지 않아도 숨 쉬듯 자연스럽게 상대방의 마음이 이해되는 것, 그리고 나도 이해받고 있다고 느끼는 것, 그런 수준의 공감이 우리가 바라는 공감입니다. 이것을 조금 딱딱한 말로 정신 상태 귀속 mental state attribution 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말 그대로 다른 사람의 관점을 완전하게 수용하여 그 사람의 입장이 되는 것이지요. 그 사람이 세상을 어떻게 보는지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원하는 소울메이트가 이런 것이겠지요. 굳이 서로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가 원하는 것에 대해서 서로가 동시에 아는 것 말입니다.

 

하지만 소울메이트라고 생각되는 사람을 만나지 못했더라도 전혀 실망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누군가를 만나고, 또 운이 좋아 인생을 함께 하고 있다면 그것 역시 대단한 행운입니다. 그리고 서로를 아끼고 배려하려 노력하는 것에서 공감은 시작한다고 생각합니다.

 

참고 문헌 : 차이에 관한 생각(프란스 드 발), 그저 양심이 없을 뿐입니다(마사 스타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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