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부모의 사랑과 칭찬으로 커나가고, 그것을 바탕으로 건강한 자존감을 형성해 나갑니다. 그렇다면 좋은 칭찬이란 무엇일까요?
아이들은 칭찬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제대로 모르는 상태에서 세상을 탐색해 나가는 아이들이 자신에 대한 확신, 자기가 한 것에 대한 확신, 자신의 생각에 대한 확신을 갖기 위해서는 그것에 대한 승인이 필요하죠. 그것이 옳다, 그르다에 대한 외부의 확인이 필요한 것이지요. 그리고 그런 확인 중 한 가지 형태가 바로 칭찬입니다. 적절하고 적당한 칭찬은 아이가 내부적인 자신감을 형성하게 해 주고, 그렇게 쌓여나간 자신감을 바탕으로 아이는 탐험과 시도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너무 과도한 칭찬, 너무 남발되는 칭찬은 아이들에게 오히려 좋지 않다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적절하고 적당한 칭찬이란 무엇일까요?
첫 번째, 칭찬이 좋은 것이 되려면 실제로 아이가 취득한 것에 대한 칭찬이어야 합니다.
여기서 취득이란 노력이 수반된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별 노력을 하지 않았는데 과도한 칭찬이 이루어지면 그것은 칭찬이라기보다는 기만이나 조작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아이도 “난 별로 열심히 안 한 것 같은데…”라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특별한 어려움을 가지지 않은 아이가 그 연령대의 다른 아이들이 대부분 할 수 있는 것을 한다고 해서 그것을 칭찬하는 것은 아이의 자존감이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인색한 것도 나쁘지만 남용도 나쁜 것이 칭찬이 아닌가 싶습니다.
두 번째, 좋은 칭찬이 되려면 너무 과장되지 않아야 한다고들 합니다.
칭찬을 할 때 무조건 건조해야 한다는 말이 아닙니다. 칭찬을 할 때는 그에 걸맞는 어조와 표정, 그리고 제스처가 필요합니다. 머리를 쓰다듬는다든가 안아주는 사랑의 손길도 당연히 좋습니다. 그런데 매번 칭찬을 할 때마다 팡파르를 울릴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큰 일에 대해서는 큰 칭찬을 해주는 것이 맞겠지만, 일상적인 일에 대해서는 일상적인 수준의 코멘트도 좋다는 뜻으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세 번째, 아이들이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요소들을 잘 해냈을 때 칭찬해주는 것이 좋다고들 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들마다 워낙 타고나길 잘 한 것들이 있지요. 어떤 아이들은 언어에 매우 탁월하고, 어떤 아이들은 숫자에 탁월하고, 어떤 아이들은 그림을 너무나도 잘 그립니다. 재능을 폄하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아이들은 특별한 노력 없이도 그런 것들을 그냥 잘 해냅니다. 그런데 여기에 대해서 너무나 칭찬을 하게 되면 아이는 타고나 재능 속에서 고사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노력을 해서 얻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게 될 수 있는 것이지요. 만약 아이가 갖고 있는 재능이 압도적인 것이 아니라면 아이는 평균보다 조금 뛰어난 재능과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노력 역량을 가진 아이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많은 부모들이 바라는 일이 아닙니다. 분명히 생각을 해볼 문제입니다.
네 번째, 결과물을 비교하는 대신 진보하는 과정 자체를 칭찬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른 사람의 결과물과 아이의 결과물을 비교하는 것은 그다지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누구나 학습곡선이 다르기 때문에 단면적인 비교를 하는 것은 오히려 아이의 자존감에 도움이 안 될 수도 있죠. 하지만 한 달 전 아이의 역량과 현재 아이의 역량을 비교하며 “이만큼이나 나아졌구나”라고 말하는 것은 아이들 스스로 느끼기 어려운 자신의 변화와 진보에 대해서 한 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글을 쓰고 있는 저조차도 아이들은 이렇게 키워야 한다, 저렇게 키워야 한다는 지침을 들을 때마다 냉소 아닌 냉소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긴 합니다. 아마 자신의 아이들에 대해서 가장 많이 생각하고 염려하고 걱정하는 것은 아이의 부모임에 분명할 것입니다. 그런 만큼 많이 알 것임에 분명하죠. 무조건 깊이 알고, 잘 안다고 말할 수는 없겠으나 아이들에 대한 정보를 가장 많이 갖고 있는 것은 부모일 것입니다. 전문가들이 하는 원포인트 레슨이나 전문서적에 깨알같이 적힌 지침들을 달달 외우고 있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나의 아이들에 대해서 잘 생각해 보고, 그 조언과 지침들 중 나와 아이들의 상황과 관계에 가장 잘 맞는 것을 취사선택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그러려면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아이들에게 충분한 사랑을 보여주는 것이 먼저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조금 깊은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배고픔도 하나의 감정이라고들 합니다. 혐오감도요. | 6개 기본 감정 | 생리적 감정 (511) | 2024.11.19 |
---|---|
우리가 하는 말과 쓰는 글은 모두 우리의 지성에서 나오는 결과물이겠지요. | 지성의 체 | 지적 기량 (584) | 2024.11.09 |
어른들이 하는 말과 질문은 아이들의 사고 체계 결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506) | 2024.10.31 |
가까운 사이일수록 언행을 조심해야 합니다. | 서로 마음을 다 안다는 말의 착각 | 형식과 의미의 중요성 (560) | 2024.10.26 |
아이들은 왜 공룡을 그렇게도 좋아할까요? (430) | 2024.10.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