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든 생각

좋은 건 좋은 걸까요? | "좋은 게 좋은 거지"라는 말은 사실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 장기적 행복

RayShines 2024. 11. 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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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것을 많이 갖고 있으면 행복하게 느껴질 것 같지만 그렇지 않기도 하지요. 가끔은 누가 봐도 좋은 것보다 내가 보기에 좋아지고 있는 것을 갖고 있는 게 낫습니다.

 

세상에는 좋은 것들이 참 많습니다. 좋은 음식, 좋은 시계, 좋은 옷, 좋은 차, 좋은 집 등등 좋은 것들이 참 많습니다. 꽤 좋은 것들은 비교적 드물긴 합니다. 하지만 분명히 있지요. 남들이 누구나 좋다고 하는 것도 꽤 많습니다. 하지만 누가 봐도 의심의 여지없이 좋은 것들은 희소하고 드뭅니다. 찾기가 어렵고, 가지기 어렵습니다. 가질 수 있다고 해도 아주 비쌉니다. 서울시 아파트 170만 채, 그중 누구나 좋다고 하는 강남, 서초, 송파의 아파트가 30만 채 정도 된다고 들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두고 경쟁하는 것이니 비쌀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강서송에서도 누가 봐도 의심할 여지가 없이 좋은 것들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좋은데 희소하기까지 하니까요. 

 

 


우리는 좋은 것을 가지면 행복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내가 가진 좋은 것이 매우 드물고 남들이 다 좋다고 생각해 주는 것이라면 더욱 그럴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좋은 것을 가지기 위해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일을 하고 그 돈을 모아서 좋은 것을 사려고 합니다. 좋은 차를 타면 남들이 나를 성공한 사람으로 봐줄 것 같고, 좋은 집에 살면 그 자체로 내가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다는 증거처럼 보일 것 같아서 말입니다. 물론 좋은 것을 갖는 것은 성공의 척도가 충분히 될만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열심히 일하고 돈을 버는 것 역시 비난할 일은 아닙니다. 그런 노력으로 삶의 조건이 나아질 테니까요. 문제는 좋은 것을 가진다고 해서 무조건 행복해지느냐 하는 것이겠지요.

 

 


우리의 뇌는 뭔가를 예측하고 기대하고 변화를 감지하는 데 특별한 재능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 저 차를 사면 행복하겠지”라고 기대하고 예측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취득하면 “드디어 해냈어”라고 생각하며 실제로 얼마간 행복해합니다. 하지만 행복을 영속적 상태라기보다는 일시적 현상에 가깝습니다. 변화, 새로운 것을 찾아 나서는 것을 좋아하는 우리의 뇌는 주차장에 세워져 있는 좋은 차를 이제는 변수가 아니라 상수로 받아들입니다. 차를 산 직후에는 그 차가 우리의 주의를 집중시키고 우리의 행복감을 고양시켜 주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차는 배경에 묻혀 사라집니다. 새로운 것을 게걸스럽게 먹어치워야만 직성이 풀리는 우리의 뇌는 이내 새로운 것을 찾아 나섭니다. 아직 비닐도 제대로 뜯지 않은 새로운 차는 더 이상 우리에게 행복을 주지 못합니다. 어느 시점부터인가 더 이상 새로운 것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누가 봐도 좋은 차라고 해도 그것이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차를 가진 순간부터 “차를 소유했다”는 사실은 불변의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말은 행복을 유지하는 데 있어서는 별로 도움이 안 되는 말입니다.

 

 


오히려 우리의 행복을 조금이나마 더 유지해 줄 가능성이 있는 것은 누가 봐도 좋은 것이 아니라 내가 보기에 좋아지고 있는 것들입니다.

누가 봐도 좋은 것을 소유하는 것 자체에 집중하는 것은 우리의 장기적 행복과는 크게 관련이 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오히려 우리를 더 불행하고 공허하게 만들 가능성이 더 큽니다. 왜냐하면 내가 가진 것보다 조금이라도 더 좋은 것들은 언제나 있기 마련이고, 목이 말라 들이킨 바닷물이 우리를 더 갈증 나게 하듯 더 좋은 것, 더 비싼 것, 더 희소한 것에 대한 우리의 갈망은 그런 것들로 채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대신 어제나 그제보다 조금 나아지고 있는 것들, 진보하는 것들, 발전하는 것들, 그런 것들에 집중하는 것이 우리의 장기적이고 주관적인 정신적 건강에 더 도움이 됩니다. 남들은 그것이 무엇이든 내가 생각하기에 미세하지만 나아지고 있는 것들을 가지고 있는지 없는지 모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왜냐하면 지금 난 누가 봐도 좋은 것이 아니라 내가 보기에 좋아지고 있는 것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남들이 뭐라고 하건 내가 생각할 때 진보, 발전, 변화하며 좋아지고 있는 것, 그것을 몇 가지 가지고 있으면 우리는 남들이 보기에 보잘것없어 보인다고 해도 나 자신에게 긍정적인 느낌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것이 무엇이라도 관계없다고 생각합니다. 맨몸 스쿼트를 한 개 더 할 수 있게 된 것, 어제보다 블로그 글을 조금 더 잘 쓰게 된 것 같은 것, 한 달 전보다 조금 더 나은 파스타를 만들 수 있게 된 것, 그게 무엇이든 우리는 우리가 가진 절대적인 좋은 것보다는 우리가 가진 것 중 더 좋아지고 있는 것에 집중해야 합니다. 그게 조금이나마 행복해지는 길일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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