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든 생각

우리는 왜 운동을 하기 싫어할까요?

RayShines 2025. 5. 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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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수준의 운동이 건강에 좋다는 증거는 무수히 많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운동을 하지 않을까요.

 

 

 

내 신체 능력의 수준에 맞는 적절한 운동이 건강에 유익하다는 증거는 정말 하늘의 별처럼 많습니다.

그리고 운동의 중요성과 긍정적 효과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전문가, 채널, 잡지, 서적 등은 그보다 더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운동을 하기 어려워하고, 귀찮아합니다. 꾸준히 운동을 하는 것은 건강을 유지하는 세상 그 무엇보다 좋은 방법임이 분명하지만, 세상 그 무엇보다 어려운 방법임이 분명합니다. 왜 그럴까요.

 

 

 

우리는 사실 에너지를 많이 쓰는 행동을 적게 하는 것이 생존에 유리했던 환경에서 꽤 오랫동안 살아왔습니다.

꽤 오랫동안이라고 하면 십수만 년, 혹은 백만 년 단위의 시간을 의미합니다. 음식이 풍부해진 것은 만 년 가량 전 농경이 시작되고, 농경 기술이 발달하고, 매우 특출한 농부들의 숫자가 어느 수준 이상 확보되어 잉여 식량이 생긴 이후의 일이니까요. 그리고 지금처럼 칼로리를 폭발시킬 수 있는 초가공식품이 즐비하게 진열된 것은 채 100년도 되지 않은 일입니다. 우리는 잉여 에너지는 최대한 저장하고,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는 최대한 줄이는 것이 유리한 시대에 아주 오랫동안 살아왔습니다.

 

 

 

이 말을 들으면 우리의 조상들은 아주 많이 걷고 아주 많이 운동하지 않았느냐는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안 그러면 식량을 구할 수 없고, 그러면 그대로 굶어 죽었을 테니 수렵 채집인들은 슈퍼에 걸어가는 것도 귀찮아하는 우리에 비해 훨씬 더 긴 거리를 걸어야만 했습니다. 그것은 운동이 아니라 삶이었습니다. 그것을 어떤 식으로 받아들이냐의 문제일 뿐, 사실 움직인다는 것은 똑같지만 말입니다. 음식물이 부족하던 시대에 굳이 불필요하게 무거운 것들 들었다 놨다 하고, 굳이 뛰고, 굳이 걷고 하면서 애써 어렵게 저장한 에너지를 낭비할 이유는 전혀 없었을 것입니다. 그것은 사치이죠. 그래서 우리의 몸은 정말 생존과 직결된 상황이 아니라면 신체와 뇌의 움직임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진화적 압력을 받았을 것이 분명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적게 움직이고, 적게 생각하려고 합니다. 그게 더 자연스럽고 더 경제적인 전략입니다.

 

 

 

문제는 현대사회는 칼로리가 넘치는 사회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의료기술, 특히 환자를 소생시키는 기술이 너무나 발달한 사회여서 우리의 수명이 예전에 비해 매우 매우 길어졌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필요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칼로리를 받아들이지만, 예전처럼 들개를 피해서 달아날 이유도, 사과를 따기 위해 먼 거리를 걸어간 뒤 나무에 위에 올라갈 이유도, 정기적으로 새로운 장소로 이주할 이유도 없습니다. 그저 가만히 있어도 식량은 구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니 칼로리는 축적되어 가고 우리의 뇌는 늘 바라던 바이던 잉여 에너지 저장에 역량을 집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서 선조들에게는 없었던 많은 병들이 생겨납니다. 사실 선조들은 당뇨나 고혈압 같은 병에 걸릴 사치를 누릴 겨를조차 없었습니다. 많은 경우 너무 빨리 사망했고, 그 정도로 많은 것을 먹지도 못한 채 하루 종일 걸어 다녔으니까요.

 

 

 

이와 같은 이유로 우리는 먹는 것은 간단하지만, 운동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리고 운동 자체가 우리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행동임에 분명합니다. 잘 지내고 있는 근육 세포들에 기계적 자극을 주고, 잘 보존해야 할 관절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행위이니까요. 이 역시 우리가 우리 몸의 안녕을 유지하는 것과는 거리가 좀 멀긴 합니다. 그 이후에 우리의 몸이 근육을 복원하는 과정 중에 원래보다 더 많이 복원을 하면서 근육이 강화되기는 하지만 그러려면 또 더 많은 음식이 필요하니 아주 경제적인 프로세스라고 보기는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 모든 것들이 사실 자연스러운 행위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매우 부자연스러운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운동이 우리의 신체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매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은 너무나 명확합니다. 적당히 움직이고 났을 때 활력이 더 생기고, 집중력도 향상되고, 창조적인 생각도 떠오르는 것을 경험한 사람들이 세상에는 엄청나게 많습니다. 피곤할 때 누워만 있는 대신 밖에 나가서 햇볕을 보고 잠깐이라도 걷고 나면 뭔가 다른 것을 조금 더 할 에너지를 얻게 될 때가 많습니다. 책을 조금 더 읽을 수도 있고, 글을 조금 더 쓰게 될 수도 있고, 밀린 집안일을 찾아서 하게 되기도 합니다.

 

 

 

예전 우리 선조들은 일하기 위해 먹은 것이 아니라 먹기 위해 운동했습니다.

왜냐하면 선조들은 멀리까지 걸어가서 과실을 따거나, 사냥을 하고 나서야 먹을 수 있었으니까요. 따라서 운동을 하고 나서 뭔가를 먹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것일지도 모릅니다. 꼭 아침 공복에 운동을 해야 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다만 먹기 위해 운동한다는 말이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하는 억지나 궤변이 아닐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조금 더 걷는 것 정도는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다면 투자해 볼 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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