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을 견뎌낼 수 있는 힘을 내게 주는 사람이 곁에 있다면 그보다 더 큰 행운은 없을 것 같습니다.
인생은 고난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삶을 비관적으로 바라본다기보다는 삶을 살면서 반드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예측할 수 없었던 난관에 대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삶에는 좋은 것들도 많습니다. 예측하지 못했던 행운이 찾아오기도 하고, 기쁜 일들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좋은 일과 나쁜 일이 교차하며 공존하는 것이 삶 그 자체이니까요.
좋은 일에는 견뎌내야 할 것이 없습니다.
성숙한 어른으로서 좋은 일을 대하는 가장 좋은 자세는 그것을 만끽하는 것 외에는 거의 없습니다. 좋은 일이 있는데 “분명히 나쁜 일도 생길 게 뻔해”라고 생각하면서 모처럼 찾아온 행복을 발로 걷어차버리거나, 기쁨을 그르칠 이유는 없습니다. 좋은 일은 만끽하는 것이 최선일 것입니다.
반면 우리의 인생을 좌우하는 일들은 나쁜 일인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삶의 근간을 흔드는 큰 사건들이 발생했을 때, 그리고 그것이 우리의 삶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때, 그것에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우리 삶의 모습을 결정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인생은 벌어지는 사건이 10%이고 나머지 90%는 우리의 반응이라는 말이 그래서 나왔을 것입니다. 한 개인이 삶에 대해서 가지는 태도를 구성하는 요소 중 매우 큰 것이 바로 고난, 역경, 난관을 어떤 식으로 바라보고, 어떻게 다루느냐일 것입니다. 어려운 일 앞에 그저 좌절할 수도 있고, 회피할 수도 있으며, 부정할 수도 있고, 정면돌파할 수도 있습니다. 여러 가지 꽤나 많은 선택지 중에 어떤 것을 선택하고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가 삶의 방향을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어쩌면 좋은 일을 대하는 태도보다 나쁜 일을 대하는 태도가 더 중요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바로 이 이유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일상에서 매우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무엇을’ 보다 ‘누구와’ 이기도 합니다.
같은 음식을 먹어도 마음이 불편해서 맛이 없는 사람이 있고, 아무리 초라한 음식이라고 하더라도 기쁜 마음이 들게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아무리 힘든 일도 그 사람과 함께라면 이겨낼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사람이 있고, 그 존재 자체가 나에게 도움이 되기는커녕 하나의 역경이 되는 사람도 있습니다.
만약 나에게 어떤 힘들이 발생하더라도 이 사람과 함께 있다면 뚫고 나갈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만큼 큰 행운은 없을 것입니다. 그 사람이 친구이든, 배우자이든, 스승이든, 그 형태와 관계는 크게 중요하지 않겠죠. 그런 사람이 한 명이라도 내 삶에 있다면 그것은 축복이며 행운임에 분명합니다. 아마도 영어 표현으로는 그런 사람을 소울메이트라고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자면 이런 의문이 듭니다. 난 과연 누군에겐가 어려운 길을 떠날 때 함께 하고픈 사람일까요.
인간관계라는 것은 일방통행이기 어렵고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받을 수 있을 때 진정한 의미가 있는 것일 텐데 만약 내가 누구에겐가 일방향으로 의존하고, 그 사람이 나를 도와주길 바라고, 나를 독려해 주기를 바라고, 힘든 일이 있을 때 기댈 언덕이 돼주기만을 바란다면 그것은 온당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나도 누군에겐가, 그리고 가장 좋기로는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날 그렇게 생각해 주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게 아닐까요. 내가 어떤 사람일지 내 스스로 파악하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내가 누구에겐가 어떤 모습으로 비춰질지는 그 사람에게 물어봐야 알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마련이니까요. 하지만 누군가 힘든 일이 있을 때 나에게 연락을 해서 “그저 누구에겐가 이 사실을 털어놓고 싶어서 연락했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아마도 내가 그 사람에게 꽤나 믿을 수 있는 사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더러 있다는 것은 나 자신이 내가 속한 사회에서 꽤 괜찮은 태도를 가진 사람으로 보여진다는 뜻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좋은 사람이 되는 것, 그것이 무엇인지 정의하기 참으로 어렵지만 아마도 부분적으로는 힘들 때 연락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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