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깊은 생각

우리는 뭔가를 끝맺고 싶어합니다. | 종결 욕구 | 자이가르닉 효과

RayShines 2025. 6. 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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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뭔가를 끝맺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다고 합니다. 이를 종결 욕구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종결 욕구는 우리가 뭔가를 완료하게 해주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결론으로 비약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뭔가를 완료하고 마침표를 찍는다는 행위 자체는 우리에게 하나의 성취가 됩니다.

그렇기 때문이 완료의 경험은 중요하고 필요합니다. 뭔가를 시작하긴 하지만 끝맺음하기 어려워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리고는 또 새로운 것을 시작한 뒤 끝맺지 못하고 다시 또 새로운 것을 시작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뭔가를 시작했다는 성취감은 있을지 몰라도 뭔가의 끝마무리를 제대로 했다는 성취감은 느끼기 어려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제 개인적인 경우에는 뭔가를 제대로 끝맺음했을 때 더 큰 성취감을 느꼈던 것 같고요.

 

 

 

인간의 뇌는 일단 뭔가를 시작하고 나면 끝맺음을 하여 그 사건과 관련된 인지적 프로세스를 끄려고 합니다.

PC에서 한 가지 프로그램의 사용이 끝나면 종료를 해야 램 누수를 줄일 수 있는 것과 비슷한 이치입니다. 백그라운드에서 뭔가가 계속 돌아가고 있으면 우리의 뇌를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할 수도 있겠죠. 잠깐 곁가지로 이야기하자면, 이렇게 우리의 뇌에서 종결되지 않은 채 백그라운드에서 돌아가고 있는 프로세스들이 우리에게 완전히 새로운 해결책을 던져주는 경우도 있긴 합니다. 그리고 미완결로 남아 있는 일이 더 기억에 오래 남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마 이것도 배경에서 그와 관련된 회로들이 계속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특별히 이런 효과를 자이가르닉 Zeigarnik 효과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 효과를 발견한 자이가르닉은 작업이 완결되지 않고 중단된 채로 남아 있으면, 우리는 배경에 그 작업을 띄워놓고 반복적, 강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증가하며, 이로 인해 이 사건은 기억에 더 오래 남는다는 것을 발견하고 자신의 이름을 붙였다고 하네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자이가르닉 효과는 논외로 두고, 우리의 뇌는 일단 하나가 끝나면 그것을 끝내고 다음으로 넘어가려고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야 뇌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집중력이나 의식 등의 자원은 희소하고 한정적이기 때문에 더 그럴 것입니다. 하지만 예상할 수 있듯이 세상의 모든 일이나 사건이나 우리에게 던져진 문제들을 우리의 능력으로 모두 처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솔직히 말하면 우리에게 버거운 문제들이 더 많지요. 문제는 이럴 때조차 우리는 그 문제의 결론을 빨리 내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싶어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경우 우린 어떤 선택을 할까요? 그렇습니다. 그저 우리가 아는 범위 내에서만 생각하고, 그냥 그 문제를 닫아 버립니다. 부족한 정보, 한정적 자원, 제한적 배경 지식만을 가지고 무분별하게 비논리적인 결론을 내버리는 것이지요. 이와 같은 지식과 자원의 결핍에서 비롯된 비논리적 추론은 우리의 삶과 우리의 사회에 적지 않은 문제를 일으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 리는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뇌의 한계, 우리가 가진 시간의 한계 때문이지요. 우리의 뇌는 효율적으로 생각하기 위해서 비효율적인 결론을 내는 모순에 빠져 있습니다.

 

 

 

우리가 모든 문제에 대해 항상 최선, 최적, 최대의 결과를 도출할 수는 없습니다.

어떤 것은 그냥 관성적으로, 습관적으로 결정내리고 그 시간을 다른 더 중요한 것에 쓰는 것이 더 나을 것입니다. 문제는 우리가 그 반대로 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중대한 문제를 관성적으로, 습관적으로 결정내리고, 남은 시간을 덜 중요한 것에 쓴다는 말입니다. 매우 중대한 정치적 사안이나, 가정 내에서 매우 중요한 결정, 개인적인 삶에 있어서 사소하지만 높은 가치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결정을 우리는 오히려 더 관성적으로 내립니다. 그리고 남은 시간은 숏폼을 보는 데 낭비합니다. 이래서는 안 되겠지요.

 

 

 

우리 대부분은 우리에게 어떤 문제가 중대한 것인지 알고 있습니다.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 우리는 그런 욕구가 생깁니다. 내가 알고 있는 것, 내가 믿고 있는 것이 내가 내리려고 하는 결정에 부합하길 바라게 되는 것이지요. 그게 아니라면 내적으로 큰 혼란에 빠질테니 말입니다. 그러나 이것을 두려워해서는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없을지 모릅니다. 차분하게 중대한 문제에 대해서 중대하게 생각해보고, 내 생각이 틀려왔다는 것을 알아도 받아들일 수 있어야 내 삶이 더 나아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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