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나온 연구에 따르면 11살 이전에 장기 이식을 받으면 이식 거부 반응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지만 11~25세 사이에는 이식 거부 반응의 비율이 치솟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거부 반응의 가장 큰 이유가 면역억제제 복용 지시를 따르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미국의 경우이긴 합니다만 장기 이식을 받은 청소년의 1년 생존율은 11~19세 그룹이 11세 미만에 비해서 높습니다. 그런데 5년 이상의 장기 생존율은 11세 미만 그룹이 훨씬 높습니다. 그 이유는 10대 중후반 청소년들의 경우 면역억제제 복용을 제대로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11세 이전에 장기 이식을 받은 경우에는 아이의 면역억제제 복용을 부모들이 꼼꼼히 챙깁니다.
횟수, 종류, 용량 등을 의사의 지시에 따라 빈틈없이 수행합니다. 그럴 수밖에 없겠죠. 11살이 되지 않은 어린이가 약물의 이름과 모양과 색깔을 구분하여 복용 시점을 챙기는 것은 그다지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게다가 큰 수술을 받고 난 이후라면 더 할 것입니다. 부모들은 자신의 잘못으로 아이에게 이식 거부 반응이 일어나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기 때문에 더욱더 꼼꼼하게 약물을 챙깁니다. 아이들도 아직 어리기 때문에 부모의 말을 잘 듣습니다. 부모가 주는 대로 약을 잘 챙겨 먹게 되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아이의 몸이 새로 받은 장기를 거부하는 일은 그다지 많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11세가 넘는 청소년들은 의사나 간호사, 부모의 지시를 따르지 않기 시작합니다.
면역억제제의 복용은 상당히 까다롭다고 합니다. 약물의 종류와 용량이 변화하기 때문에 스케쥴을 따르기가 매우 어렵고, 그래서 의사와 간호사들은 환자들과 여러 번의 미팅을 통해 반복적으로 약물 복용의 필요성에 대해서 설명하고 복용 방법에 대해서 교육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과정이 매우 지시적이고, 고압적이고, 권위적이기 때문에 청소년들이 반감을 가지며 이 지시에 따르지 않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의료진과 부모는 “이 약을 먹지 않으면 어렵게 받은 장기를 잃게 돼, 그건 매우 큰 일이야! 그러니 그냥 내 말을 들어!”라고 말하게 되는데 이 말을 들은 청소년들은 이것이 자신의 자율성, 독립성, 능력, 더 나아가 사회적인 지위를 무시하는 것으로 느끼기 쉽다고 합니다. 이 시기의 청소년들은 무엇보다도 지위에 민감하며, 집단 속에서의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른들이 보기에 매우 어리석은 행동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른들은 청소년들이 앞뒤를 가리지 않고 생각 없이 행동한다고 여기지만, 실제로 청소년들은 나름대로 매우 정교한 계획을 세워 행동합니다. 어른들의 눈을 피해서 일탈 행동을 하는 청소년들을 생각해 보면 그들이 얼마나 치밀한 계획을 세우는지 알 수 있습니다. 늘 아무런 생각이 없다면 그렇게 잘 디자인된 계획을 수립하고 수행할리가 없겠죠. 청소년들도 나름대로의 계획과 생각을 다 가지고 있습니다. 어른들 눈에는 그것이 보이지 않을 뿐이죠.
그래서 청소년들에게 뭔가를 이야기할 때는 그들의 자율성과 능력을 존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합니다.
일방적이고 고압적이고 권위적인 태도로 “내가 어른이고 경험도 많고 아는 것도 많고 네가 한 것들도 다 해봤어, 그러니 내 말을 들어”라고 지시하면 청소년들은 무시당한다고 생각하며 그 지시가 자신에게 좋은 것이라고 해도 반감을 가집니다. 청소년의 행동을 변화시키고자 한다면 지시보다는 질문을 하는 것이 훨씬 더 나은 방법이라는 말을 이런 이유로 나온 것입니다. 또한 청소년들이 느끼는 부정적 감정이나 부정적 사고에 대해서 공감하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그냥 참아, 원래 그런 거야!”라고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청소년들이 어떤 점이 힘든지에 대해서 공감하려고 노력해 보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청소년들 역시 나름의 사고체계와 가치관을 가지고 어떤 결정을 내린다는 것에 대해서 인정하고, 청소년들을 한 명의 독립된 개인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합니다. 우리가 얻고자 하는 것은 청소년과의 파워게임에서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봤을 때 청소년들이 자신에게 좋은 생각, 결정, 행동을 하는 것이니까요. 이 정도는 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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