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든 생각

모든 일에는 원인이 있겠지만, 항상 누군가가 책임을 질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RayShines 2025. 8. 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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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이 발생했을 때는 그 일을 일으킨 사람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 사람이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하는가, 혹은 책임질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모든 일은 항상 어떤 원인이 있기 때문에 일어날 것입니다.

그러나 어떤 일에 반드시 원인이 있다고 해서 우리가 그 원인을 항상 규명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원인은 있지만 그 원인을 잘 모르는 것들을 우리는 신비로운 것이라고 여겼었습니다. 일식이나 월식 같은 현상이 대표적입니다. 그 이유를 몰랐을 때는 그저 신의 노여움, 하느님의 의지라고 생각하며 자연의 신비라고 생각했었지만 이제는 그것이 어떤 상황에서 일어나는지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자연 현상이 왜 일어나는지 몰랐었을 때 우리는 그것을 누군가의 탓으로 돌리려고 한 적도 있었습니다. 마녀, 샤먼, 사회적 약자 등에게 그 탓을 돌리며 책임을 묻기도 했었습니다.

 

 

 

어떤 일들은 인간의 실수로 일어나기도 합니다. 사실 그런 일이 매우 많습니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불가항력적인 일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운전을 할 때도 그런 일이 많이 일어나고, 의료 행위 중에도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움직일 때는 변수가 더욱 많기 때문에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놀이터에서 돌던 아이들이 실수를 해서 다칠 수도 있습니다. 이 모든 일에는 아마 원인이 있을 수 있을 것이며, 어떤 경우에는 우리가 명확한 원인을 규명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떤 경우에는 그렇지 못할 것이고요. 하지만 혹시 우리 사회가 정확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일에서까지 원인을 찾으려고 하고, 개인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일에까지 개인의 책임을 묻는 것은 아닌지 의문스러울 때가 더러 있습니다.

 

운동장에 설치된 운동 기구에서 놀던 아이가 다치면 그것은 아이의 책임일까요, 아이와 같이 왔던 보호자의 책임일까요, 아니면 운동 기구를 설치해서 아이를 유혹한 사람의 잘못일까요. 소풍을 가던 아이가 넘어져서 다치거나, 미리 준비해 갔던 도시락에 문제가 생겨서 배탈이 났다면 그것은 아이의 잘못일까요, 도시락을 준비한 사람의 잘못일까요, 아니면 선생님과 학교의 잘못일까요. 잘잘못이 명확해 보이기도 하고, 가리기 어려운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언제나 항상 늘 결과의 원인을 찾고자 하는 우리의 욕구와 누구에겐가는 반드시 책임을 묻고자 하는 우리의 욕망이 서로 상승 작용을 일으키며 누군가를 지목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사람에게 이 결과를 책임지라고 요구합니다. 사실 정말 그 상황에 놓여진 사람이 아니라면 그때 그 사람이 다른 판단을 했었어야 했다고 말하기가 어려운 때가 더러 있습니다. 운동 경기를 관람할 때 우리는 그때는 패스가 아니라 슛을 했어야 한다, 그때는 그 선수가 아니라 다른 선수에게 패스를 했어야 한다고 쉽게 말합니다. 그렇게 되는 이유 중 하나는 우리가 경기장 밖에서 조감도로 경기를 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경기장 안에 들어가서 선수의 시야에서 뛴다면 관람객으로서는 쉽게 보이는 것들이 안 보일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프로 선수라면 당연히 그 정도는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요구할 수도 있지만, 프로 선수들도 사람이니 상황에 따라 시야가 좁아질 수도 넓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어떤 판단을 내릴지는 그 선수의 몫이고요. 어떤 안 좋은 일이 벌어진 것이 그 사람의 실수이든, 아니면 외력에 의해서 발생한 일이든, 아니면 무작위 사건이 일어났을 때 하필이면 그 자리에 있을 때이든, 개인이 감당 가능한 것보다 더 큰 책임을 요구하는 일이 반복되면 사람들은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까요? 그냥 아무것도 하지 말자는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소풍은 가지 않고, 운동 기구는 치우고, 리스크가 너무 높은 의료 행위는 아예 하지 않게 됩니다. 결국 그 피해는 사회 전체에 돌아가게 될 수도 있습니다.

 

책임 소재가 명확하고, 그것이 개인의 차원에서 충분히 감당 가능한 결정이었다면 개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개인이 어쩔 수 없는 경우, 즉 그 일이 발생하게 된 것에 개인의 기여가 거의 없거나, 혹은 있다고 하더라도 개인에게는 그 일이 일어나지 않게 방지할 능력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과도한 책임을 묻는 것에 매우 조심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문제의 원인을 조금 더 세밀하게 파악하는 노력을 하고, 그 상황에 놓여졌던 개인의 개별적 역량, 그리고 그 상황에서 모든 개인이 자신의 역량을 100% 다 발휘할 수 있었을지에 대한 고려도 필요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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