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깊은 생각

자신의 신념과 믿음을 지키지 못했을 때 인간은 절망하고 낙담하며, 그로 인해 크게 부서지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 드라마 씰 팀 Seal Team | 레이 페리

RayShines 2025. 9. 12. 07:00
반응형

자신의 신념과 믿음을 지키지 못했을 때 인간은 절망하고 낙담하며, 그로 인해 크게 부서지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씰 팀 Seal Team 이라는 밀리터리 드라마가 있습니다. 드라마에 대해서 이야기하려는 것은 아니고 그 드라마에 나왔던 한 인물의 생각과 행동이 마음에 남아서 그것에 대한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씰 팀은 이른바 티어 1 오퍼레이터들인 데브 그루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주인공들은 브라보 팀에 속해 있는데 그중 레이먼드 페리라는 브라보 팀의 2인자, 콜사인 브라보 2로 불리는 인물이 있습니다. 그는 매우 독실한 신자입니다. 그런 그가 살인병기라는 것이 어찌 보면 아이러니하기도 하지만 애국심 역시 그가 가진 신념 중 하나라고 생각하면 납득이 됩니다. 씰 팀은 요새 유행하는 피커레스크와는 다릅니다. 선과 악이 명확하고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에 대해서 관객이 판단할 여지가 많지 않습니다. 한편으로는 조금 기분이 상하기도 하지만 씰 팀, 즉 미국은 선을 위해서 선의를 바탕으로 작전을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용인이 된다는 아이디어가 드라마 전반에 깔려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인물이 과연 이 상황이 옳은가, 정의로운가에 대해서 거의 고민을 하지 않습니다. 명령을 받으면 그게 지구 어디든 가서 작전을 수행하고 귀환한다는 것이 이들의 사고방식입니다.

 

그런데 브라보 2, 레이 페리의 신념을 크게 흔드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멕시코 마약 카르텔의 2인자를 교회에 억류하고 카르텔의 갱단원과 교전을 벌이는 과정 중에 카르텔 수장의 위치 정보를 알아내는 과정 중에 씰 팀은 그의 병자 성사, 즉 죽음을 앞둔 카르텔 2인자의 마지막 성사를 방해합니다. 병자 성사를 받고 싶으면 정보를 내놓으라는 일종의 거래가 벌어진 것인데 카르텔 2인자는 정보는 내놓은 직후 사망하며 병자 성사를 받지 못합니다. 이것은 레이 페리의 내부에 커다란 혼란을 가져옵니다. 그는 거짓을 용납하지 않으며 진실과 정직만이 통한다고 생각하는 매우 고결한 사람입니다. 그는 악인이라고 하더라도 하느님 앞에서 죄를 고하고 마지막 은총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인간이 방해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가 무기를 들고 살인을 하면서도 혼란을 느끼지 않는 것은 그것이 자신의 소명이라고 생각하고, 국가라는 대의에 봉사하는 것이라는 신념에 모순이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자신이든 악인이든 종교 앞에서는 동등하며, 그것을 지키는 것 역시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가 하늘처럼 떠받드는 두 가지 기둥인 애국심과 종교적 신념이 서로 상충하게 된 것입니다. 작전이 끝난 뒤 그는 예전의 거칠었던 레이 페리로 돌아가 많은 술을 마시고 날카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자기 내부의 모순을 해결할 수 없었던 그는 균형을 잃고, 종교에 깊이 빠져들기 전의 모습으로 돌아갔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그런 죄의식 탓에 아이의 세례를 계속 미룹니다. 죄를 지은 자신에게 그것을 용납할 수 없었던 것이지요.

 

어떤 사람은 자기모순을 매우 잘 견딥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그것을 감지하지조차 못하며, 자신이 한 말과 행동이 다르다는 것, 제가 예전에 한 말이 지금 한 말과 다르다는 것, 나의 신념이 계속해서 바뀐다는 것에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그저 욕구와 욕망에 충실한 결정을 내립니다. 겉으로 보기에 그는 비일관적으로 보이겠지만 내부적으로는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저 원하는 대로 결정 내리고 행동한다는 명확한 기준이 있기 때문입니다. 신념이나 윤리적 규율 따위는 욕망 앞에서는 무용지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니까요. 반명 어떤 이들은 자기모순을 견디지 못합니다. 언행의 불일치, 중요한 부문에 대한 자기 언어의 불일치, 자기 기만, 거짓, 신념의 왜곡 등을 견딜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런 일이 발생했을 때 죄책감에 시달리며 자신의 괴롭히고 학대하기도 합니다. 둘 중 무엇이 옳은지는 각자의 판단에 달려 있습니다. 그렇게 고민하며 살아봐야 뭘 얻을 수 있겠느냐는 전자의 질문에 대해서 후자는 실용적인 답변을 내놓을 수 없습니다. 그렇게 내키는 대로 살아서 어디로 갈 수 있겠느냐는 후자의 질문에 대해서 전자는 실용적인 답변 밖에는 내놓을 수 없습니다. 어떤 선택이든 각자의 인생인 것은 분명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