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깊은 생각

원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은 다릅니다. 이것이 중독을 설명하기도 합니다.

RayShines 2025. 10. 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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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은 다릅니다. 이것이 중독을 설명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흔히 우리에게 쾌감을 느끼게 하는 물질이 도파민이라고 생각합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도파민이 모든 문제의 원흉인 것처럼 몰아가는 것은 오해입니다. 도파민은 쾌감보다는 기대에 관여합니다. 다시 말해 우리가 쾌락을 추구할 욕구와 동기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한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도파민이 운동에 관여하는 것도 그런 식으로 이해하면 더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뭔가를 얻으려면, 어떤 쾌락을 얻어내려면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움직여야 하니까요. 요새는 손가락 하나로도 그걸 할 수 있기 때문에 예전과는 산식이 달라지긴 했지만 말입니다. 즉 도파민은 무엇인가를 원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와는 달리 뇌에는 즐거움을 생산해 내는 물질들이 따로 존재하기도 합니다. 엔돌핀이나 엔도카나비노이드 같은 물질들입니다.

이것을 애호 liking 물질, 애호 시스템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우리가 재미있는 일을 하고자 하는, 즉 그것을 원하면 wanting, 동기와 욕구가 생기면 도파민이 분비됩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취득하기 위해 움직입니다. 목적인 물질을 사용하거나 활동을 하고 나면 우리 뇌의 이른바 “쾌락 과열점”이 엔돌핀 등의 내인성 물질에 의해 활성화됩니다. 그러면서 기분이 좋다고 느낍니다. 그러면 이 과정이 학습되며 방금 했던 물질이나 활동을 더 좋아하게 됩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또 하게 되겠죠.

 

 

 

그런데 중독자들의 뇌를 살펴본 한 연구에서 이상한 점이 발견됐습니다.

그들이 좋아한다고 하는 마약을 사용해도 중독자들의 뇌에서는 쾌락 과열점이 달아오르지 않았던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뇌에서는 도파민이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 그들은 마약을 원하고 wanting 있었지만, 마약을 사용함으로써 발생하는 좋아하는 감정 liking 은 뒤이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마약을 원했지만 좋아하진 않았다는 뜻입니다. 이상합니다. 우리는 중독자들이 마약을 좋아서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실은 반대였습니다. 이들의 뇌는 마약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원했습니다. 이것을 갈망이라고 부릅니다. 갈망이 발생한다는 것은 이것을 사용했을 때 뭔가 나에게 좋은 기분이 들기를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허겁지겁 마약을 사용합니다. 그런데 좋은 기분이 들지 않습니다. 여기서 “아 이것을 해도 안 좋구나”하면서 중독의 고리가 끊어지면 좋겠지만 오히려 그 반대로 작동합니다. “용량을 더 올리면 쾌감이 들 거야”, “다른 약물을 하면 더 좋은 기분이 들 거야”, “다음번에는 이번이랑 다를 거야” 등 비이성적인 기대를 합니다. 기대에는 도파민이 관여합니다. 그들이 기대를 하면 도파민 분비가 증가합니다. 동기와 욕구가 더 강해집니다. 그래서 또 마약을 합니다. 하지만 결과는 똑같습니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지요.

 

 

 

이것이 중독을 질병으로 보는 관점입니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당연히 발생해야 할 애호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중독에 빠진다는 것이지요. 다시 말해 뇌의 어떤 회로가 망가졌다는 관점입니다. 중독을 병으로 보느냐, 아니면 개인적인 타락으로 보느냐는 여전히 논란 중입니다. 병으로 봐야 치료할 수 있고, 중독자들을 환자로 보게 되며 부정적 감정이 덜 생긴다는 의견이 있는 동시에, 치료법이 없는 병을 앓고 있는 것이 환자들에게 오히려 더 큰 절망감을 주고, 중독자들의 가족도 환자를 포기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만약 중독을 개인적인 타락, 도덕적 해이, 의지박약의 결과로 본다면 중독자들에 대한 부정적 감정은 더 커집니다. 그러나 치료법이 없는 병이라는 인식 대신 노력으로 자신을 바꿔나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첨예한 논쟁의 결론은 항상 “양 극단의 중간 어디 즈음”이라는 것이지요. 중독을 어떻게 설명하느냐도 중요한 문제이지만, 이들을 어떻게 중독으로부터 빠져나오게 하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입니다. 아직 중독에 대한 명확한 치료법이나 대응 방법은 없습니다. 앞으로 획기적인 치료법, 혹은 이들을 변화시킬 혁신적 방법이 등장하길 기도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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