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칩셋의 성능 향상이 갈수록 더뎌지고 있다는 글입니다. 그래서 현대 산업 발전의 근간을 이루는 법칙이었던 무어의 법칙이 더 이상 통용되기 어렵다고 합니다.
무어의 법칙은 반도체의 성능이 18개월마다 2배로 증가한다는 것입니다.
기술의 발전 속도에 대한 우리의 생각에 반도체만큼 큰 영향을 준 분야는 없습니다. 우리가 점진적인 기술 발전의 시대를 탈피했다는 생각은 웨이퍼에 소자들을 집적시키는 기술이 발전해 나가며 시작되었습니다. 고든 무어의 법칙(Gordon Moore's Law)은 반도체의 집적 기술이 18개월마다 2배로 증가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주기는 2년으로 늘어났습니다. 1971년에 처음으로 개발된 반도체인 인텔 4004와 비교했을 때 2020년에 개발된 반도체에는 1000만 배 더 많은 소자가 집적되어 있었습니다.
무어의 법칙은 데이터 처리 비즈니스의 근간을 이루는 명제였습니다. 집적 기술이 고도화되어 감에 따라 커다란 크기의 유선 전화가 손바닥보다 낮은 스마트폰으로 바뀌었습니다. 레이 커즈와일이나 유발 노아 하라리 같은 미래학자들은 기술의 발전해 나감에 따라 미래의 인류들은 질병과 빈곤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IT 기술 외의 근본적 기술들의 발전 속도는 매우 더딥니다.
문제는 전자 기술은 1970년 이후 비약적인 발전을 지속해오고 있지만 다른 분야들의 발전 속도는 그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근대문명의 생존 자체를 결정짓는 산업인 농업, 에너지 생산, 교통, 대규모 엔지니어링 프로젝트들은 기하급수적 성장을 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건강과 삶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헬스 케어 분야, 예를 들자면 신약 개발이나 수명 연장 같은 부문의 발전 역시 지지부진합니다.
무어의 법칙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마이크로칩의 성능이 1970년 이후 매년 35%씩 향상되어야만 합니다. 반면 21세기의 첫 이십 년 간 쌀의 수확량은 매년 1% 증가했습니다. 사하라 이남의 필수 작물인 수수의 수확량은 매년 고작 0.8% 향상됐습니다. 1960년 이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의 평균 GDP의 연평균 성장률은 0.7%에 불과합니다.
그 외의 물자 생산역량의 증가 속도도 제한적입니다. 전 세계 전기 발전의 대부분은 증기 터빈을 이용해서 이루어지는데 그 효율은 지난 100년 간 매년 1.5%가량 향상되었을 뿐입니다. 1900년대에 가장 효율이 높은 배터리의 집적도는 킬로그램 당 25 와트시였습니다. 2022년 가장 뛰어난 리튬 이온 배터리의 효율은 12배 증가하여 연평균 2% 개선되는 데 그쳤습니다.
2015년에서 2018년 사이에 칩셋 속도는 연간 4% 정도밖에 향상되지 않았습니다.
현재 기술의 발전은 예전만큼 빠르지 않습니다. 특히 인간의 기본적 활동과 관련된 기술들은 더욱 그렇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발전해 왔던 반도체 분야의 활동 역시 서서히 저하되고 있습니다. 1986년에서 2003년 사이에 최고 성능 칩셋 속도는 매년 52% 상승했으나, 2003년에서 2011년 사이에는 그 성장세가 23%로 감소했습니다. 그리고 2015년에서 2018년 사이에는 매년 4% 정도밖에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무어의 법칙은 이제 옛말이 되었습니다. 인류의 발전을 견인하던 IT 기술도 정체기에 접어든 것입니다.
출처 : w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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