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들의 임금상승률이 고점으로부터 감소하는 추세이거나 정체기에 접어들었다는 뉴스입니다. 이는 연준에게는 좋은 소식입니다. 왜냐하면 고임금이 물가를 밀어 올리고, 오른 물가가 다시 임금을 밀어 올리는 악순환이 펼쳐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대규모 실업사태를 야기하지 않고도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 생기고 있습니다.
지난 2년 간의 고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임금 상승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구매력은 감소했습니다.
작년에 임금은 이전 2년에 비해 더 빠르게 올랐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9년에 비해 노동자들의 구매력은 오히려 떨어졌습니다. 그만큼 인플레이션이 심했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노동자를 구하는 곳이 많고, 실업률은 매우 낮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의 삶은 더 팍팍해졌습니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선진국들 대부분의 실질 임금은 마이너스입니다.
미국에서 명목 임금 상승률은 작년 중반부터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명목 임금은 인플레이션 보정이 되지 않은 월급의 절댓값을 말합니다. 실질 임금은 명목 임금을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여 보정한 것으로 실질적인 구매력을 더 잘 반영합니다. 올 1월까지 직전 12개월 동안 비농업 분야의 평균 시간당 임금은 4.4% 상승했으며, 지난 3월에 비해 5.6% 상승했습니다. 반면 올 1월까지 소비자 물가 지수는 6.4%가량 올랐습니다. 유럽의 6개 국가들의 평균 임금 상승률은 11월의 5.2%에 비해 12월에는 4.9% 상승하는 것으로 그쳤습니다. 반면 유럽의 인플레이션은 작년 말 기준으로 9.2%였습니다. 쉽게 말해 미국과 유럽 모두 임금 상승률보다 물가 상승률이 더 높은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경제학자들은 임금 상승은 인플레이션을 선행하기보다는 후행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다시 말해 높아지는 임금이 물가를 밀어 올리는 원인이 된다기보다는 높아지는 물가를 따라잡기 위해 임금이 오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최근 들어 임금상승률이 주춤하는 것은 인플레이션이 고점을 찍었으며, 공급망의 병목이 해결되고 난방 수요가 줄어드는 여름이 되면 인플레이션이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도 가능하게 합니다.
그렇다면 왜 임금상승률은 인플레이션을 따라잡지 못하는 것일까요?
가장 큰 이유는 임금은 변동성이 그다지 크지 않기 때문(sticky)입니다. 반면 물가는 매우 빠르게 변합니다. 임금은 한 번 올리면 삭감하기 어렵기 때문에 기업들은 가파르게 임금을 올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경제 전반의 활력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며 대규모 구조 조종을 하는 기업들도 많기 때문에 노동조합들은 임금 자체보다 일자리 유지에 더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 요구는 부분적으로는 타당합니다. 왜냐하면 팬데믹 기간 동안에는 정부의 재난지원금이 그들의 수입 중 일부를 보전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재난지원금이 사라졌으니 노동자들은 수입이 줄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팬데믹 기간 동안 감소했던 노동자들의 숫자가 이제 다시 반등하고 있는 국가가 많습니다.
그로 인해 구인난이 해소되고 있으니 임금이 떨어지는 것도 당연합니다. 그리고 팬데믹 기간 동안 일을 쉬고 있던 노동자들 중 일부는 고공비행하는 물가로 인해 저축액이 바닥을 드러냄에 따라 다시 직장으로 복귀하고 있습니다. 25~54세의 미국인 중 83%가 현재 일을 하고 있거나 활발하게 구직 활동을 하고 있어 팬데믹 이전과 비슷한 수준을 회복했습니다. 유럽의 경우 25~54세 인구 중 86.5%가 일자리를 찾고 있으며, 이는 팬데믹 이전에 비해 오히려 1% 정도 높은 수치입니다.
미국의 경우 2022년 중반 이후 이민자의 순증가 숫자가 100만 명 이상인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이는 올해 1월 조사에서 비농업 분야 급여 대상자의 숫자가 517,000명 증가하면서도 임금상승률은 크게 증가하지 않았던 것에 기여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노동자들은 늘 인플레이션을 따라잡지 못했습니다. 미국에서도 고물가의 시대는 저임금의 시대와 겹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호주에서 1970~80년대에 인플레이션이 고공비행할 때 노동자들은 실질적인 소득은 크게 줄었습니다.
하지만 실질 임금이 곧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최근 10년 간 선진국의 임금상승률은 매우 빠른 속도를 보였습니다. 임금 협상이 벌어진다고 해도 임금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깊은 경기침체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해도 실업률은 노동자들의 교섭력을 훼손시킬 정도로 높아지진 않을 것입니다. 인구의 고령화로 인해 노동력의 공급은 제한적이며 코비드로 인해 일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여전히 많습니다.
시장은 인플레이션이 올해 내에는 잦아들 것이라는 데 베팅하고 있습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인플레이션은 임금상승률 이하로 떨어질 것이고, 그렇다면 실질 임금은 증가하게 될 것입니다.
출처 : w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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