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미국 배당주 투자

AI가 주식 시장에서 사람을 이길까요 | 인공지능 | 머신 러닝 | 헷지펀드 | 퀀트 Quant | 퀀츠 Quants | AQR | Two Sigma | 르네상스 테크놀로지

RayShines 2023. 3. 13. 00:00
반응형

최신 기술은 매우 비쌉니다. 얼리 어댑터들은 최신 기술과 기기들을 가장 먼저 사용해 보고 리뷰를 올리는 것 자체가 경쟁력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무지막지하게 비싼 최신 기술을 가장 먼저 도입하는 곳은 헷지 펀드 산업입니다. 그리고 인공지능 AI 와 머신 러닝에서도 이와 같은 현상은 마찬가지입니다.

 

 

 

헷지 펀드에서 처음 인공지능이나 머신 러닝을 도입한 것은 이미 수십 년 전이고, 처음에는 퀀트 quants 라는 이름이었습니다.

퀀트, 퀀츠는 quantitative investor를 줄인 말로 종목 선정이나 데이 트레이딩 같은 단기 투자 전략을 수립할 때 데이터와 알고리듬을 사용하는 이들을 지칭하는 말이었습니다. 뉴욕의 퀀트 헤지 펀드인 Two Sigma는 2001년 설립된 이후 꾸준히 이런 전략을 사용해오고 있습니다. 영국의 퀀트 그룹인 Man Group은 2014년 머신 러닝 펀드를 시작했습니다. 헷지 펀드들은 인공지능을 사용해 자신들의 비즈니스에 혁신을 도모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예상처럼 쉽게 흘러가지만은 않는 것 같습니다.

 

 

 

알고리듬은 10억 분의 1초 단위로 의사 결정을 합니다.

인공지능과 머신 러닝 펀드들은 로봇을 이용한 투자의 마지막 단계를 내딛으려 하는 중입니다. 알고리듬에 의해 선정된 종목들을 모아둔 인덱스인 Cheap index fund 는 이미 그 운용 규모가 꽤 커져 2019년 기준으로는 여타 액티브 펀드 수준까지 성장했습니다. ETF는 사실 종목을 선정해서 담은 뒤 시장에 상장하면 일이 거의 끝나기 때문에 사람이 관여할 일이 거의 없습니다. 1982년에 설립되어 아마도 사상 최초의 퀀트 운용사인 르네상스 테크놀로지의 플래그쉽 펀드는 과거 수십 년 동안 연평균 수익률 66%의 성적을 내고 있습니다. 2000년대에 도입된 고속 통신망은 Citadel Securities, Virtu 등의 운용사들로 하여금 나노초 수준에서의 거래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나노초가 10억 분의 1초임을 생각하면 인간이 도저히 따라갈 수 있는 반응 속도가 아닌 것은 분명합니다. AQR이나 Two Sigma 같은 운용사들은 이미 인간 트레이더들의 수익률을 넘어선 지 오래됐으며, 자산시장을 게걸스럽게 먹어치우고 있습니다.

 

 

 

인공지능과 알고리듬, 그리고 퀀트가 주식 시장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키는 듯했습니다.

2019년 말에는 자동화 알고리듬이 트레이딩 시장 전반에 침투했으며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인 펀드는 퀀트 펀드였습니다. 그로 인해 전통적인 방식으로 운용되는 펀드들은 백기를 내던졌습니다. 자동화로 인해 주식 시장의 효율성은 높아졌습니다. 의사 결정은 빛의 속도로 이루어지고, 비용도 거의 들지 않습니다. 개인들은 1달러를 100으로 쪼개서 1 페니씩 투자하는 것도 가능해졌습니다.

 

이제 머신 러닝이 새로운 시장을 열고 있습니다. 퀀트 투자를 설명하는 한 가지 방식은 모멘텀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모멘텀이란 인덱스보다 빠르게 주가가 오르는 종목은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하는 용어입니다. 만약 이 가설이 옳다면 개별 주식들을 과거의 역사적 데이터와 비교하여 앞으로도 비슷한 모멘텀을 가지며 오를지를 테스트해 볼 수 있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머신 러닝의 경우 투자자들은 데이터를 살펴보고 가설을 찾는 것이 시작입니다. 다시 말해서 알고리듬의 도움을 빌려 어떤 종목을 언제 포트폴리오에 담을지 결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코로나 때 인공 지능과 알고리듬은 사람에게 졌습니다.

하지만 트레이딩의 자동화가 아무런 문제 없이 순조롭게만 진행되어 왔던 것은 아닙니다. 당연히 인간들도 저항을 했으니까요. 2019년 말에 일부 운용사들은 로빈후드 Robinhood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수수료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기계와의 경쟁을 위해서는 그렇게 해야만 했던 것이지요. 그리고 몇 개월 뒤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되고 재난지원금 - 영어로는 stimulus money - 가 개인 투자자들의 계좌에 꽂히기 시작하자 개인 투자자들의 트레이딩 붐이 일었습니다. 계좌에 돈은 있고 거래 수수료가 없으니 당연히 투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었죠. 투자 광풍은 2021년 초까지 지속되었고 개인투자자들이 모인 레딧 Reddit 에서 소외된 주식들이 거론되며 주가가 천정부지로 솟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이른바 밈스탁 mem stcok, 밈주식 사태입니다. 개인투자자들이 시장에 대량으로 유입되자 사람이 운용하는 헷지 펀드뿐만 아니라 퀀트 투자의 활동 또한 잠시 멈췄습니다. 퀀트 펀드들의 수익률은 떨어졌고 AQR에서는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갔습니다.

 

2022년에 시장에 반전이 일어나며 추세가 완전히 깨지는 일이 생겼습니다.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졌습니다. 그리고 퀀트 펀드의 복수가 시작됐습니다. AQR은 시장이 20%나 빠질 때 4.4%의 수익률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인간 대 인공지능
코로나 이전에는 퀀츠의 성적이 더 좋았지만, 아래 쪽을 보면 코로나 이후에는 퀀츠의 성적이 오히려 낮습니다.

 

 

 

이처럼 로봇의 역할이 갈수록 커지는 것을 보고 다른 산업들이 얻어야 할 교훈이 있습니다.

첫 번째 교훈은 인간들이 새로운 기술에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반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알고리듬이나 머신 러닝을 이용하자 거래 비용이 급감했고 이로 인해 퀀트 펀드들이 우후죽순 늘어났습니다. 그리고 그 비용이 0까지 떨어지자 운용사들은 수수료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그러자 다시 개인 투자자들의 거래량이 폭증했습니다. 현재 개인 투자자들은 운용 자금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합니다.

 

두 번째 교훈은 기술이 늘 시장을 효율적으로 만들어주진 못한다는 것입니다. 개인 투자자들이 시장에 대거 유입되며 AQR의 수익률이 떨어졌던 것에 대한 설명은 얼마나 극단적인 밸류에이션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느냐 하는 것에 따라 퀀트 펀드의 성적이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얼마나 큰 버블이 얼마나 오래 시장이 끼어 있느냐가 중요한 변수라는 것입니다. 지난 2019년에서 2021년의 기간 동안에는 미국 정부가 국민들에게 뿌린 재난 지원금 때문에 주머니가 넉넉해진 개인 투자자들의 지갑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입니다. AQR의 공동 창립자인 Cliff Asness는 말합니다. "많은 정보를 빠르게 취득한다고 해서 그것을 원활하게 처리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SNS는 시장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면 떨어뜨렸지 향상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반대 의견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의견과 같은 의견만을 듣고 행동하기 때문에 집단 광기가 생겨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해할 수 없는 가격이 형성되기도 합니다."

 

세 번째 교훈은 로봇이 제 자리를 찾아가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머신 러닝 펀드는 계속 있어왔습니다. 그리고 인간의 수익률을 넘어섰던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펀드에서 머신 러닝을 도입하고 있진 않습니다. 시장이 머신 러닝을 아직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지요. 머신 러닝의 리스크를 이해하는 사람은 극소수입니다. 일평생 머신 러닝을 연구한 사람들만 그것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시장이 머신 러닝에 대한 자시감을 갖기 위해서는 머신 러닝이 어떤 식으로 전략을 구성하고 실행하는지에 대해 사람들에게 더 자세히 설명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주식 시장은 인공지능이 압도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닙니다. 아직 알고리듬은 인간을 예측하지 못하나 봅니다.

퀀트가 모든 것의 해답을 쥐고 있다고 생각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적어도 주식 시장은 인공지능이 모든 것을 독식하는 시장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오히려 주식 시장은 인공지능과 사람 사이의 줄다리기입니다. 기계가 이기는 것처럼 보여도 인간들이 그렇게 쉽게 포기하진 않을 것입니다. 

 

출처 : economist

 

본 포스팅의 목적은 단순한 정보의 전달일 뿐 투자 권유나 종목 추천이 아님을 밝혀둡니다. 글의 내용에 의견과 사실이 혼재되어 있을 수 있으니 참고로만 하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