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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밸리 뱅크 사태와 트위터 | SVB | Twitter | SNS

RayShines 2023. 3. 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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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밸리 뱅크가 트위터에 의해서 발생한 것이 아닐까 하는 내용의 사설이 wsj에 실렸습니다. 정보가 순식간에 퍼져나가는 지금은 사소한 움직임에 의해서도 경제 전체가 휘청거릴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사태의 중심에 트위터가 있다는 의견이 있네요.

지난주 토요일에 스타트업 투자자인 Jason Calacanis가 다음과 같은 트윗을 올렸다고 합니다. "YOU SHOULD BE ABSOLUTELY TERRIFIED RIGHT NOW."

 

그리고 Kim Dotcom은 "Run on the Bank!"라는 트윗을 했습니다.

 

그리고 투자자인 Bill Ackman은 "Absent a systemwide @FDICgov deposit guarantee, more bank runs begin Monday am."이라는 글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Jason Calacanis는 “ON MONDAY 100,000 AMERICANS WILL BE LINED UP AT THEIR REGIONAL BANK DEMANDING THEIR MONEY - MOST WILL NOT GET IT."이라는 트윗을 올렸습니다.

 

모두 대중들을 패닉으로 밀어 넣을만한 내용들입니다. 은행이 도산할 것이니 당장 은행으로 달려가서 맡겨둔 돈을 인출하라는 내용이니까요. 조금이라도 늦으면 돈을 못 찾게 되리라는 두려움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미 정부도 발 빠르게 구제금융 실행을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일요일 오후 6시 15분에 미국 정부는 실리콘 밸리 뱅크의 예금을 미국의 예금자 보호 한도인 250,000달러와 무관하게 전액 보호해 주겠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트위터를 보고 패닉에 빠진 연준에 의해 주도되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미연준과 미국 정부 역시 트위터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지요. 

 

2013년 4월 23일 시리아 해커들이 연합통신의 공식 트위터를 해킹하여 백악관이 공격당했으며 오마바 대통령이 부상당했다는 트윗을 올리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때 트윗을 비롯한 뉴스 포스팅들을 모니터링하던 주식거래 알고리듬이 반응하며 대량 매도를 시작했고, 다우존스 지수가 1분 만에 150포인트, 시총으로는 1360억 달러 증발했습니다. 이땐 알고리듬이 일으킨 일이었지만 이번에는 사람이 일으킨 일이라고 봐야겠지요. 실제로 인간보다 훨씬 더 빠르게 반응하는 알고리듬으로 인해 2010년 5월에도 다우지수가 1000포인트 넘게 빠진 적이 있다고 합니다. 

 

군중 속에 속한 개인은 이성적 판단을 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요새처럼 정보가 1000분의 1초 단위로 흐르는 시대는 FOMO를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하게 자극합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보면 붉은 여왕이 그런 말을 합니다. 이곳에는 전력을 다해 뛰어야 그나마 제 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입니다. 카카오톡 오픈 채팅 방에서 쏟아지는 정보들을 보면 하나하나 읽기조차 어렵습니다. 지금 기회가 사방에 널려 있으니 빨리 잡는 사람이 승자라는 압력이 크게 느껴집니다. 주식, 코인처럼 거래가 간편해진 자산들의 경우는 더 그렇습니다. 그나마 무거운 자산의 대명사였던 부동산조차 이제 주식시장처럼 순식간에 장의 상황이 바뀌는 것 같습니다. 

 

1840년에 찰스 맥케이가 집단의 광기와 군중 심리(Extraordinary Popular Delusions and the Madness of Crowds)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당시에는 extraordinary라는 말이 붙어 있었으므로 흔한 일이 아니었다는 의미일 것이지만, 이제는 미국에서는 트위터, 우리나라에서는 카카오톡으로 인해 매일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여러 개의 오픈채팅방에 들어가 있다 보면 같은 정보가 순식간에 모든 채팅방에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정보를 퍼 나르는 데는 1초도 걸리지 않습니다. 

 

미국에서 트위터는 개인이 친구나 지인들과 안부를 나누는 플랫폼이 아닙니다. 그런 용도라면 메신저도 있고 이메일도 있습니다. 이제 트위터는 정치적 파워 게임의 격전지가 되었습니다. 트위터에 트윗을 올릴 때 그것을 올리는 사람은 전 세계와 자신의 의견을 공유하려고 올립니다. 그리고 그 트윗이 얼마나 힘이 있는지는 리트윗과 라이크의 숫자에 달려 있습니다. 

 

트위터에 올린 트윗이 인기가 있으려면 과민한 반응을 보이며 과장된 내용을 올려 감탄사든 탄식이든 나오게 해야 하며, 길을 걷던 사람들이 트윗에 빠져들게끔 만들어야 합니다. 이것을 제대로 이용했던 인물이 바로 도널드 트럼프였습니다. 그는 8000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리며 트위터를 스트라디바리우스처럼 다루었습니다. 그의 트윗에 올라오는 말들이 모두 사실이라고 믿는 사람은 많지 았았지만, 그는 트위터라는 포맷을 통해 자신의 지지자들을 결집하여 정치자금을 끌어모았습니다. 

 

 

 

인플루언서들의 의견이 전체의 움직임을 결정하는 것은 아닐까요.

트위터에 올라오는 의견들은 정보의 바다에 떠있는 작은 부표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예전에는 집 거실에 앉아 TV 뉴스를 보다가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면, 이제 사람들은 그것을 트위터에 올립니다. 그리고 그중 어떤 사람들은 인플루언서라고 불리며 대중의 의견을 이끕니다. 

 

SNS가 의사 표현 방식을 민주화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이 거짓 정보에 얼마나 속기 쉬우며, 집단의 말과 행동에 휩쓸리기 쉬운지를 고려하면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 실리콘 밸리 뱅크에 대해 구제금융을 제공하겠다는 미 정부의 결정 역시 SNS에서 시작된 뱅크런이 미국 은행 시스템 전체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연준과 정부의 조바심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요.

 

이것은 비단 트위터만의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바이든 행정부가 발 빠르게 실리콘 밸리 뱅크 사태에 개입하여 불이 번지는 것을 막은 것은 긍정적으로 봐야 할 수도 있겠으나, 같은 일이 또 발생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고, 그에 대한 선례를 남긴 것일 수도 있습니다. 도덕적 해이에 빠져 방만한 운영을 한 은행을 국민의 세금으로 구제해 주는 것이 어디까지 가능하고, 또 옳은 것인지에 대한 다양한 의견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SNS 세계에서는 어디선가 늘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자극적인 내용들이 매 시, 매 분, 매 초 올라오며 사람들의 두려움과 불안을 자극합니다. 

 

정보가 많고 빠른 것이 과연 좋기만 한 것인지 회의가 들 때가 많습니다. 이메일이 처음 생겼을 때 멀리에 있는 친지들과 쉽게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어 좋을 것이라고만 생각했을 때가 있었죠. 하지만 이제 이메일은 즉각적 답변을 강요하는 족쇄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카카오톡은 처음에는 편리했지만 이제는 감옥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인터넷을 통해 쏟아지는 정보들은 이제 신호와 소음을 구분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많아졌습니다. 게다가 속도까지 더해지며 인간의 뇌에서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났습니다. 이제 우리는 정보가 촉발하는 감정에 근거하여 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더 커져가는 것 같네요.

 

참고 자료 : wsj, 호모 데우스(유발 하라리), 안티프래질(나심 탈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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