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든 생각

현재의 나와 미래의 나 | 미래 자아 현재 자아 동일시 | 현재 지향 | 미래 지향 | YOLO | Carpe diem

RayShines 2023. 8. 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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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가장 궁금해하는 것이 미래에 무슨 일이 생길까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만큼이나 궁금해하는 것이 과연 나는 누구인가 하는 질문입니다. 따라서 이 두 가지가 합쳐진 질문도 유효합니다. 미래의 나는 과연 어떨까?

 

 

 

사람들마다 현재와 미래에 부여하는 가중치가 약간씩 다릅니다.

미래보다 현재가 훨씬 더 중요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미래의 가치를 많이 할인하는 사람들입니다. 현재에 충실하다고 표현할 수도 있으며, 현재에 편향되어 있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이런 사람들을 미래를 많이 할인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정도를 수치화하면 개인 간에 차이가 2000배까지 나기도 합니다. 즉 미래의 모든 가치를 당겨와서 현재에 모두 쏟아붓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현재 발생하는 욕구는 극단적으로 절제하고 그 모든 가치를 미래로 밀어내어 지연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현재 지향적인 것과 미래 지향적인 것 중 어느 것이 더 좋으냐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다만 두 가지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는 것이 가장 좋겠지요. 지금이 중요하므로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예상하지 못한 일들에 대한 대비책은 전혀 세우지 않고 월급을 모두 써버리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10년 뒤에 집을 사야 하니 지금 당장 필요한 병원비를 아끼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 단기 조망에 무게를 둘지, 장기 조망 쪽에 힘을 실어줄지 잘 결정해야 합니다.

 

 

 

우리는 대부분 현재의 나와 미래의 나를 같은 나로 봅니다.

현재 자아와 미래 자아를 동일시한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이런데 이 말이 늘 사실은 아닙니다. 매우 현재 지향적인 사람들의 미래는 현재와 다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매우 미래 지향적인 사람들의 미래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미래보다 자신들의 예상과 일치할 가능성이 조금은 더 높습니다.

 

 

 

미래의 나와 현재의 나는 일직선 상에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가 현재의 자신과 미래의 자신을 동일시한다고 말할 때 우리가 놓치는 한 가지 사항은 내가 미래에 되고자 하는 나의 모습이 현재의 자아의 연속선 상에 있는 모습이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내가 이상적인 미래의 나의 모습을 그린다고 해보죠. 지금 나는 게으르고 운동도 하지 않고 일도 열심히 하지 않고 매일 술을 마시지만, 미래의 나는 부유하고 여유롭게 살아갈 것이라고 비현실적인 예상을 하며 이 둘을 동일시합니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이미지는 분명히 불연속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게으른 지금의 나에서 부유한 미래의 내가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누구나 예상합니다. 반면 지금 하루를 충실하게 살고, 매일 어렵더라도 운동을 하고,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은 피하고, 담배는 피우지 않고, 최소한의 술만 마신다고 생각해 보죠. 그리고 미래의 내가 비교적 신체적으로 건강하고, 지금보다는 금전적 여유가 있을 것이므로, 정신적인 수용 능력도 커졌으리라는 상대적으로 현실적인 예상을 한다고 해보죠. 이 경우에는 지금의 나와 미래의 내가 하나의 연속선 상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중간중간 복잡다단한 위기가 있을 수는 있지만 큰 노선과 흐름에는 변화가 없을 것입니다.

 

 

 

지금의 나와 너무 다른 미래의 나는 불연속적이기 때문에 이질감을 불러옵니다.

위의 예에서 후자의 사람은 미래의 자아를 상상할 때 현재 내 모습에 근거한 현실적인 상상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래의 내 모습이 보다 더 선명하고 정교합니다. 현실적인 이미지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얼토당토 하지 않습니다. 해상도가 높고 재현력도 높습니다. 그리고 현재 나의 모습과 아주 많이 다르지 않은 미래의 모습에 대해서 큰 이질감을 느끼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미래의 나에 대해서 깊은 유대감을 느낍니다. 그러나 전자의 경우를 제3자적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현재와 미래의 모습 사이에 커다란 괴리가 있고 불연속성이 발견됩니다. 우리나라 표현으로 개과천선하지 않고는 저 현재의 모습에서 저 미래의 모습이 나올 수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저런 경우 현재의 나는 미래의 나에게 유대감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막연히 이렇게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가질 수 있지만 본인도 의심스러울 것입니다. 그리고 그 꿈이 정말 허황된 꿈으로 끝날지도 모른다는 것을 마음속 깊이에서는 알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단기 계획, 중기 계획, 장기 계획 등 다양한 비거리를 가진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조망이 짧을수록 지금의 나로부터 느껴지는 이질감이 덜할 것입니다. 조망이 멀수록 가능할까, 허황된 것이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중기 계획이 필요합니다. 언젠가는 이루겠다는 그런 목표보다는 1년 뒤에, 3년 뒤에, 5년 뒤에 이런 식의 촘촘한 계획이 이질감을 희석시켜 준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런 식으로 미래의 나에 대해서 더 많이 상상하며 6개월 뒤의 나, 3년 뒤의 나, 5년 뒤의 나에 더 깊은 유대감을 느끼는 사람일수록 장기적인 경제적 보상은 더 크고, 교육이나 가정생활에 있어서도 더 장기적 투자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행동한다고 합니다.

 

 

 

현재는 중요합니다.

Carpe diem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죠. 오늘을 즐기라는 이 격언에서 carpe는 carpo라는 동사의 명령형입니다. Carpo는 "과실을 따다, 추수하다"라는 뜻입니다. 농부에게 추수를 하는 날은 더없는 기쁨이었을 것입니다. 홍수가 날까, 비가 오지 않을까, 너무 덥진 않을까, 너무 춥진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보낸 1년의 결실을 거두는 날입니다. 그간의 고생은 잊고 오늘은 그냥 즐겨라라는 말은 그래서 명령이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농부들이 내년 농사는 안중에 없을까요? 아닐 것입니다. 오늘은 그렇지만 내일부터는 또 내년을 준비하겠죠. Carpe diem은 추수일 하루를 말하는 것이 1년 내내 그런 태도로 살라는 의미는 아니었을 것입니다. 현재를 즐기는 것은 중요하지만 미래는 현재에서 비롯됩니다. 따라서 우리는 적당한 장기적 조망을 갖는 것은 인간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시간을 과거, 현재, 미래로 나누어서 생각하는 능력은 인간에게만 있고 그런 능력이 인간에게 생긴 이유를 생각해 보면 우린 반드시 미래에 대해서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참고 문헌 : 습관의 알고리듬(러셀 폴드랙), 성격, 탁월한 지능의 발견(존 메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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