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든 생각

가입과 탈퇴가 어려운 집단에 더 많은 사람이 몰리는 이유 | 집단에 속하기 위한 대가

RayShines 2023. 12. 5. 00:00
반응형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범죄집단에 잠입한 경찰에게 살인 같은 극단적 행동을 강요하는 장면들이 많이 나옵니다. 정말 그 집단에 속할 의지가 있느냐를 테스트하는 방법인데, 이것이 꼭 조폭들에게서만 발견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어떤 집단에 속하고자 할 때 그 집단이 얼마나 관대하고 개방적인지를 봅니다.

쉽게 들어갔다가 쉽게 나올 수 있는지, 그리고 지켜야 할 규칙이 빡빡하지는 않은지를 살펴봅니다. 들어오기는 쉬워도, 나가긴 어렵다는 말을 실제로 듣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나의 선택에 따라 가입과 탈퇴를 할 수 있는 그런 집단을 우리는 선호합니다. 그런데 한 번 생각을 해보죠. 내가 정말 너무나도 속하고 싶은 집단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 집단에 속하기로 마음먹고 그 집단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그 집단은 출입이 매우 자유로운 집단이라서 구성원들이 계속해서 바뀌고 내가 보기에는 이 집단에 들어올 정도의 자질이 없는 사람도 쉽게 들어옵니다. 그러면 그 집단에 대한 애정이 생기기 어렵고, 그 집단에 속해있다는 자긍심이 생기기 어렵습니다.

 

 

 

만약 규칙이 아주 엄격한 집단이 있다면 그 집단에는 아무도 들어가려 하지 않을까요?

반면 들어가기는 비교적 간단하지만 일단 들어간 이상 지켜야 할 규칙이 매우 엄하고 사소한 위반으로도 강제로 탈퇴를 당하는 집단이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탈퇴를 당하지 않으려면 그 집단 내부에서 정한 처벌을 받거나 반성을 하고 있다는 적극적인 의사 표현을 해야 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될까요? 집단의 규범을 준수하는 구성원, 그리고 집단의 가치에 맞춰 자신의 행동이나 신념을 바꿀 의지가 있는 구성원들만 집단 내부에 남아 있게 됩니다. 그러면 집단 내부의 결속을 강해지고, 집단에 속한다는 사실로 인한 자부심이 생깁니다. 왜냐하면 이 집단에 존속하려면 그만한 노력을 해야 할 뿐만 아니라, 그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야 하니까요. 만약 그 집단에 속하고는 싶지만 집단의 규율을 지키지 않으려는 무임승차자가 있다면 이런 집단에서는 어떻게 대응할까요? 그 무임승차자에게 선택을 강요하게 될 것입니다. 이 집단에 속하고자 한다면 그 의지를 행동으로 보이라는 압력을 가하겠죠. 그것이 범죄집단에서는 범죄를 저지르는 것으로, 종교집단에서는 개인의 자유를 어느 정도 희생하는 것으로, 군사집단에서는 자신의 욕구를 억누르며 혹독한 훈련을 이겨내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아니면 승려들이 머리를 깎는 것처럼 특정한 머리 모양을 요구하거나, 아니면 그 집단에 속하지 않는다면 도저히 입을 수 없는 특정한 형태의 의복을 강요하거나, 특정 음식을 먹지 않도록 하거나, 특정한 기술을 사용할 수 없다거나, 특정한 의학 치료를 거부하는 것 등 어찌 보면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비합리적인 룰들을 지키도록 요구합니다. 이렇게 하면 무임승차자를 가려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집단에 인간에게 주는 이득은 무엇일까요?

그렇다면 그 집단에 속함으로써 얻는 것은 무엇일까요? 일단 소속감을 얻을 것입니다. 아무나 속할 수 없는 집단에 속해 있다는 느낌은 인간의 성취욕을 강력하게 자극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집단에 대해 강한 소속감을 느끼는 구성원들이 서로에게 제공하는 유무형의 가치를 얻게 될 것입니다. 범죄 집단에서는 그것이 돈과 경쟁 조직으로부터 보호를 받는 것, 종교 집단에서는 위안과 복지, 군사집단에서는 위기의 순간에 나의 목숨을 맡길 수 있는 동료들에 대한 신뢰 등으로 나타납니다. 그리고 집단에서 구성원들에게 제공하는 가치를 엄격하게 지키고 존중할수록 추종자들은 더 늘어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생각처럼 들어가고 나오기 쉬운 집단보다 더 엄격한 집단들에 더 많은 사람들이 몰립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