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든 생각

행복, 돈, 그리고 자유 | 행복의 결정 요인 | 경제적 자유 | 행복에 대한 뇌의 반응 | 작동 방식 | 변화 감지

RayShines 2024. 1. 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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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란 무엇일까요, 무엇이 행복을 결정하는 것일까요. 돈과 자유가 있으면, 즉 경제적 자유가 있으면 우리는 무조건 행복해지는 것일까요.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우리가 사는 이유, 소명, 의무라고들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고, 매 순간 행복을 찾기 위해 애써야 하고, 행복할 때는 그것을 만끽해야 하며, 우리를 불행하게 만드는 방해물들은 과감하게 걷어찰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세상에는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요소들보다 불행하게 만들 수 있는 요소들이 훨씬 더 많아 보입니다. 안 좋은 일들은 우리가 원하지 않아도 벌어지지만, 좋은 일들은 우리가 원해도 벌어지지 않으니 말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노력하지 않으면, 행복해지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우리는 행복해질 수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물질은 우리에게 행복감을 주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더 많은 돈을 벌고, 더 비싸고 좋은 것을 사면 분명히 기분이 좋습니다. 기분이 좋은 것이 행복과 동의어인지는 정확지 않지만 어쨌든 기분이 좋다는 건 좋은 것이지요. 문제는 돈을 주고 산 좋은 기분이 그다지 오래가지 않는다는 것에 있습니다. 우리의 뇌는 새로운 것, 그리고 변화를 더 잘 감지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뇌를 대비 탐지기 역할을 한다고 보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 우리가 경험해 왔던 과거의 일상적 배경에서 툭 튀어나온 것들에 우리 뇌는 더 강하게 반응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새로운 물건을 샀을 때 그 만족감이 그다지 오래가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새로 산 랩탑, 새로 산 차, 새로 산 집, 그 모든 것들이 일상이 되면 우리에게는 아무런 새로운 자극이 되지 못합니다. 변화가 아니라 일상이 되면 우리 뇌는 그것을 감지하지 않고, 오히려 무시하게 됩니다. 그래야 또다시 새로운 자극이 들어왔을 때 감지할 수 있으니까요. 뇌에서 그것을 무시한다는 것은 그것으로 인해 기분이 좋을 확률은 현저히 떨어진다는 뜻입니다. 이내 일상이 되어버리는 세상의 모든 것은 행복을 결정짓는 주요한 요소, 아니 영속적인 요소는 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은 우리의 행복에 꽤 중요한 요소여서 2010년 대니얼 카너먼과 앵거스 디컨의 연구에 따르면 75,000달러, 즉 1,300원 환율 기준으로 97,500,000원, 월급으로는 약 8,125,000원까지는 소득과 행복이 양의 상관관계, 즉 비례하는 모습입니다. 그러나 소득이 그 이상으로 올라가면 소득이 증가해도 행복이 그다지 증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월급 800만 원은 정말 큰돈입니다. 2022년 기준 근로자 평균 연봉이 4,024만 원, 월급으로는 335만 원입니다. 우리나라 국민의 월급이 정규분포를 그린다면 매우 많은 숫자의 사람들이 행복을 극대화하는 소득에는 절대적으로 미치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돈이 행복에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한편 우리는 자유가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엇이든 내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 그리고 내가 내 삶을 맘대로 결정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면, 더 나아가서 내가 하기 싫은 것을 하지 않을 수 있는 자유가 나에게 있다면 행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선택지가 지나치게 많으면 우리는 오히려 더 혼란스럽다고 느끼며 덜 행복해집니다. 또 한 가지 우리는 일을 하지 않을 수 있다면 행복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은 너무나 하기 싫은 것이기 때문에 요새 다들 외치는 경제적 자유의 뜻은 사실 일을 하지 않고도 먹고 살 수 있느냐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는 일을 하지 않으면 행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몰입>의 저자인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연구에서처럼 사람들은 여가 시간을 보낼 때보다 일을 하고 있을 때 더 많은 행복감과 성취감을 느꼈습니다. 사람들을 일을 할 때 다른 즐거운 무엇인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긍정적 기분을 느끼는 역설적 상황에 놓이는 것이지요. 일을 하지 않으면 행복할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도 않다는 것이 연구의 결과입니다. 아무 일도 하고 있지 않을 때에는 성취감을 느끼기 어려우며, 그렇게 되면 스스로가 무가치하다고 느낄 가능성도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얼마나 많은 선택을 할 수 있느냐, 그리고 내가 하고 싶지 않은 것을 하지 않을 수 있느냐, 특히 그것이 일이라면 더 그렇습니다만, 그것이 무조건 행복을 보장해주진 않는 것 같습니다.

 

 

 

돈, 그리고 그것으로 인한 자유가 있다면 우리는 행복할 것 같습니다.

아마도 전 이 두 가지를 가져본 적이 없어서 더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겠지요. 그렇다면 이 두 가지를 가지를 모두 가지려고 끝없는 노력을 하면 그 과정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일까요? 그것을 잘 모르겠습니다. 파랑새를 찾아 떠났지만 집에 돌아와보니 파랑새는 멀리 있지 않았다는 깨달음을 얻게 되어야만 우리는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일까요.

 

참고 문헌 : 건강의 뇌과학(제임스 굿윈), 중독에 빠진 뇌과학자(주디스 그리셀), 행복의 지도(에릭 와이너), 유리 감옥(니콜라스 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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