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든 생각

누구에게나 가까운 사람이 필요합니다. | 사회적 동물 | 인간관계의 비용과 편익

RayShines 2024. 5. 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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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며 누구에게나 관계가 필요합니다.

 

인간이라는 한자 자체가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가는 존재라는 뜻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으며, 사람 인 자도 두 존재가 서로 기대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처럼 보입니다. 다시 말해 인간이라는 말에는 사람이라는 뜻이 여러 번 반복되어 들어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며, 이는 인간이 반드시 관계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선조들의 지혜가 녹아들어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현대 사회는 정말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합니다.

예전처럼 작은 마을에서 소수의 사람들과 매우 타이트한 관계를 유지하며 사는 세상이 아닙니다. 매우 많은 사람들, 그리고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과 매우 헐거운 관계를 광범위하게 맺으면서 살아가게 됩니다. 이런 관계들 전부가 본인이 원해서 생기는 것은 아닐 것이며, 생존을 위해서 불가피하게 생기는 관계들도 많습니다. 이 말은 우리가 맺는 관계가 우리의 필요에 의해서 발생할 수는 있지만, 그 안에는 우리가 원치 않는 관계도 상당수 존재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필요로 하기는 하지만 원치 않는 관계는 우리에게 매우 큰 스트레스를 야기합니다.

 

 

 

우리는 이상적 관계를 원하며, 인간관계의 비용을 과대평가합니다. 

각 개인이 원하는 관계는 나에게 실질적이든, 감정적이든, 정신적이든, 교육적이든 도움이 되고, 나의 생활을 크게 침해하지 않으며, 나에게 부정적 감정을 최대한 적게 유발하는 그런 관계입니다. 먹고사는 것도 너무나 힘든 세상인데 인간관계까지 자신에게 스트레스 요인이 되는 것들 원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현대인들은 본인이 원하는 방식의 관계는 원하지만, 본인이 원하지 않는 방식의 관계는 진심으로 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혼자 있고 싶지만 외롭고 싶지도 않다는 역설적인 형태의 욕구가 생겨납니다. 누군가를 원하지만 그 사람과의 관계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소음과 마찰은 모두 제거하고 싶은 것이 우리의 마음인 것이지요. 이런 우리들의 바람을 비난하기는 어렵습니다. 하루 종일 울려대는 스마트폰 알람, 원치 않는 관계를 유지하게 위해 억지로 소모해야 하는 에너지, 부정적인 감정이 얼굴에 드러나지 않게 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것, 내가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무례한 것인가 솔직한 것인가에 대한 고민들 등은 자연스럽게 우리가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치러야 하는 비용을 엄청나게 증가시키게 되고, 그 비용은 관계의 숫자가 증가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함께 증가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런 결론은 내리게 됩니다.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면서 발생하는 스트레스와 비용, 그리고 그것으로부터 얻는 편익을 매우 보수적으로 저울질한 뒤 “그냥 관두자”는 결론을 말입니다. 얻을 것으로 기대되는 거에 비해 잃을 것이 너무 많다고 느껴지기 때문에 그냥 시작을 말하는 것이지요. 사람 관계가 제일 힘들다는 말에 우리는 누구나 공감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인간관계를 맺는 것에 인색해집니다.

어차피 다 똑같을 거야, 내 경험에 따르면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이런 문제 때문에 나를 피곤하게 할 거고 결국 이렇게 끝날 거야, 그러니까 시작할 필요도 없어, 사회 생활하면서 친구를 만나는 건 너무 어려운 일이야, 이제 와서 나와 맞는 사람을 찾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야 등등의 생각 때문에 말입니다. 즉 우리는 인간관계 때문에 치러야 하는 비용을 매우 과대평가하며, 그것으로부터 얻는 좋은 점들은 매우 과소평가합니다.

 

 

 

무조건 새로운 친구를 많이 사귀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광범위한 인간관계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며, 나이가 들어서도 무조건 새로운 친구를 사귀어야만 한다고 말하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우리에게는 좋은 관계가 필요함을 말하고자 합니다. 관계는 양이 아니라 질이 결정하는 것이 당연하고요. 좋은 친구가 3~4명 있다면 팔로어의 숫자가 3만~4만 명인 사람들보다 정신적으로는 더 풍족하다고 느끼면서 살 수도 있습니다. 예전에 외국의 한 TV 프로그램에서 아무런 예고 없이 페이스북 친구를 찾아가는 코너를 한 적이 있습니다. 갑자기 찾아온 자신의 페이스북 친구를 반겨준 사람은 원래 알던 친구들이거나 같은 생활 반경 내에 있던 사람들뿐이었습니다. 나머지 사람들은 대부분 놀라움을 표현했으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은 사람도 있고, 일부는 무례하다며 문을 닫아버리기도 했습니다. SNS 상의 친구 숫자는 어찌 보면 숫자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뜻이지요.

 

 

 

50대 때 자신의 사회적 관계에 만족했던 사람들이 80대에도 그러하며, 더 건강하다는 보고들이 있습니다.

좋은 관계가 정신적, 신체적 건강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에 대한 연구들도 매우 많고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새로운 관계를 적극적으로 만들기는 어렵습니다. 그리고 연령대가 높아지면 기존의 관계를 정리하며 비교적 헐거운 관계의 숫자는 줄여나가지만, 자신과 가장 가까운 친구들의 숫자는 젊었을 때와 크게 차이 없이 유지됩니다. 다시 말해 나이가 들수록 관계의 양보다 질이 중요해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자신에게 소중한 친구들과 가족들과의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우리 자신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 중 하나일지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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