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무엇인가를 하는 것은 참으로 어렵지만 중요한 일입니다.
우리는 참 쉽게 결심을 합니다.
내일부터는 아침 일찍 일어나겠다, 내일부터는 담배를 끊겠다, 내일부터는 운동을 하겠다, 내일부터는 늦게 자지 않겠다… 여러 가지 결심을 내리고 며칠은 그것을 합니다. 하지만 결심을 내리기는 쉬운 반면, 그 결심을 매일 지켜나가는 것은 정말로 어렵습니다.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얼마나 명쾌한 말인지 더 이상 증거가 필요 없을 정도이지요.
라디오에서 피트니스 클럽이나 필라테스, 요가 같은 운동 관련 사업들의 수익구조에 대해서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쉽게 결심을 내리지만 지속하지 못하는 인간의 본능을 이용한 것이었습니다. 헬스클럽을 열고 나면 운동을 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온다고 합니다. 그리고 의욕적으로 6개월, 12개월짜리 이용권을 구매합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사업을 할 때는 초반에 투자를 대규모로 해서 손님을 확 끌고 나면 그 이후에는 유지비가 매우 적게 든다고 합니다. 운동을 계속하러 오는 사람이 거의 없으니까요. 그래서 초반에 사업의 성패가 결정 나는 경우가 대다수이며, 초반에 큰돈을 벌게 되면 다른 곳에서 다시 비슷한 사업을 하는 식으로 사업을 확장해서 돈을 번다고 합니다. 기존에 있던 곳들에는 운영비가 많이 들지 않는 대신 큰돈을 벌지는 못하지만, 새로운 업장을 개업하면 운영비는 더 많이 들어가겠지만 더 많은 돈을 버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누구나 원대한 꿈을 가질 수 있습니다.
꿈과 희망을 갖는 것은 인간의 특권입니다. 내 현실이 아무리 초라하고 남루하다고 하더라도 1년, 5년, 10년 뒤에는 지금과는 달라질 수 있으리라 생각하면서 현실을 견뎌나가는 존재는 아마 인간들 뿐일 것입니다.
그런데 꿈과 계획은 다른 것 같습니다.
큰 꿈을 꾼다고 해도 현실적인 계획이 없다면 꿈은 그냥 허상에 그침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좋은 몸을 갖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지만 운동도 하지 않고 식사 조절도 하지 않는 사람들을 우리는 많이 보게 되니까요. 더 많은 지식을 갖고 싶지만 책을 읽거나 글을 쓰진 않고 스마트포만 들여다보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건강해지고 싶다고는 하지만 먹는 것, 자는 것, 운동하는 것, 그 어느 것도 규칙적으로 하지 않고 영양제만 챙겨 먹는 사람들도 우리는 주변에서 흔하게 봅니다. 우리는 꿈은 꾸지만 쉬운 해결책을 찾으며 마법을 바랍니다. 하지만 성인이 되면 누구나 알다시피 마법은 없고 현실은 냉혹하며, 기적은 있지만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음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의 꿈을 이루어주는 것은 마법의 지팡이가 아니라 계획과 실행입니다.
누구나 이것을 알고 있지만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긴 어렵습니다. 마법에 가까울 정도로 우리의 결심은 쉽게 잊혀지며, 우리의 의지는 쉽게 바닥나죠.
그래서 우리에게는 원대한 꿈도 필요하지만, 사소하고 미미하고 하찮아보이는 계획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NBA에서 우승하겠다는 꿈을 가진 농구 선수에게는 매일 매일 슛과 드리블 연습을 하겠다는 계획과 실행이 필요한 것입니다. 누군가에게는 그것이 우스워 보일 수도 있지만 그것은 아무런 상관이 없는 문제이죠. 꿈을 행해 조금이라도 나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소한 것들부터 시작해야 하니까요.
사소한 것이라도 매일 꾸준히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나가는 것은 정말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것은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나가는 것이며, 그렇게 함으로써 나는 나 자신으로부터 인정을 받을 수 있는 한 존재가 됩니다. “내가 그렇지 뭐…”라고 생각하는 대신 “난 오늘도 나와의 약속을 지켰다”며 스스로를 더 높이 생각할 수 있게 되니까요. 성인에게 있어 자존감이라는 것은 결국 성취에서 발생합니다. 성취는 물질적인 것일 수도 있겠으나, 대부분은 물질과 무관합니다. 아주 사소한 것들, 아주 소소한 것들, 아주 하찮은 것들도 모두 개개인에게는 성취일 수 있습니다. 남들이 “겨우 그거 가지고 뭘 유난을 떠냐”고 할지 몰라도 그것은 그냥 의견일 뿐이며, 우리를 정말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이거나 내가 정말 중요하게 여기는 누군가라면 내가 하는 소소한 행동을 폄하하지 않을 것임에 분명합니다. 다시 말해 나의 소소한 꾸준함을 무시하는 의견은 중요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지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소소한 것이지만 나와의 약속을 지켜나가는 것만으로 개인의 미래가 극적으로 바뀌리라는 마법적인 생각은 거의 하지 않습니다. 소소한 것은 소소한 것으로 끝나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하지만 결국 각자는 각자의 인생을 각자의 속도로 살아나갑니다. 그 여정 속에서 나 자신에 대한 생각을 어떻게 갖고 있느냐는 매우 중요한 것이며 그것은 삶에 대한 나의 태도를 정하게 될 것입니다. 매일 사소하고 소소하고 하찮은 일상을 지켜나가는 모두는 각자의 위대함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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