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든 생각

다른 사람을 신경쓰지 않는 것 vs. 중요한 사람들의 말은 신경쓰는 것

RayShines 2024. 6. 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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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다른 사람의 의견을 신경 쓰지 않고 사는 것은 꽤 중요합니다만,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한 것 같습니다.

 

 

 

SNS는 우리의 삶을 변화시켰습니다.

SNS가 발달하고 나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나에 대해서 아무런 죄책감이나 거리낌 없이 비난을 할 수 있고, 아무런 저항감 없이 칭찬도 할 수 있다는 것은 과거와는 달리 한 개인이 신경을 써야 할 의견이 너무 많아지게 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평범한 개인들은 그런 불특정 다수들의 의견을 고려할 정도의 인지적 자원이나 정신적 범위를 가지고 있지조차 못합니다. 사실 그럴 필요가 없었으니까요. 지금까지 인간의 역사에서 한 개인은 많아야 150명 정도의 인맥을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으면 충분했습니다. 사실 150명도 매우 많은 축에 속하며 한 인간의 가장 핵심적인 인적 네트워크는 대부분 5명 내외이며, 그보다 한 티어 낮은 동시에 약간 헐거운 인간관계 네트워크는 핵심 5명을 포함한 15명, 그다음 티어는 다시 그 위의 15명을 포함한 50명 정도로 구성된다고 합니다. 이른바 던바의 수(Dunbar’s number)라는 것이지요. 던바는 사람의 이름입니다. 로빈 던바라는 학자가 여러 종류의 사회, SNS 팔로워, 군대, 직장의 팀 구성 등을 조사한 뒤 인간의 인적 네트워크는 5-15-50-150명으로 이루어진다는 가설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모든 경우라고 볼 수는 없지만 신기하게 이 숫자가 들어맞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터넷은 인간의 잠재적 인적 네트워크 숫자의 이론적으로는 무한대로 늘려놓았습니다.

팔로워가 100만 명이나 되는 인플루언서도 흔한 세상이니 말입니다. 그리고 SNS는 한 개인이 다른 개인들의 집단으로부터 받는 관심을 수치화했습니다. 물론 비난 역시도 수치화됐습니다. 싫어요 숫자를 공개하지 않는 서비스들이 많긴 합니다만, 이제는 높은 싫어요 수만큼이나 개인의 자존감을 훼손하는 것이 낮은 좋아요 숫자입니다. 예전에 한 개인이 타인에게 가지는 관심이나 애정의 정도는 계량화할 수 없는 동시에 막연한 것이었습니다. 학급 내에서 인기가 많다고 해서 인기투표를 해볼 수는 있었겠지만 그것과 무관하게 한 아이의 인기 정도는 본인이 그것을 어떻게 믿고 있느냐에 따라서도 많이 좌우될 수 있었던 것이었죠. 그런데 이제는 그게 아닙니다. 명확하게 계량화되고 수치화되기 때문에 순위화 역시 가능합니다.

 

 

 

관심과 애정을 수량화화는 시스템의 문제점은 바로 나에게 중요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의 경계를 흐트러뜨린다는 것입니다.

나의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한 사람이 나에게 갖는 의견도 단지 하나의 좋아요나 싫어요가 되어서 수많은 의견 중 하나로 전락하고, 나에게 그 어떤 중요성도 갖지 않은 불특정 다수의 의견이 나에게 더 중요해지며 그 가중치가 너무 크게 증가한다면 그 개인은 행복해지기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수치화되며 비교 가능해진 관심 끌기의 게임에서 나보다 더 큰 관심을 받는 이들은 늘 있을 것이라는 게 이유 중 하나이며, 나에게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이들의 사소한 의견 하나하나에 반응하며 내 정체성을 잃어가게 될 것이라는 게 다른 이유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또한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인물들의 의견에 중요도를 부여하며 그것에 대처하느라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모하게 되며 정작 내가 에너지를 써야 할 데 못 쓰기 때문에 삶의 균형이 무너질 것도 거의 분명하지요.

 

 

 

우리는 우리의 삶에 있어서 중요한 사람들의 의견을, 그리고 우리가 신뢰하는 사람들이 나와 나의 삶에 대해서 갖는 의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이 지나가듯 하는 차갑고 날카로운 말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정말 믿을 수 있는 나의 핵심 네트워크 내의 인물들이 나를 가까이서 오랜 기간 지켜보고 나의 삶에 대해서 갖는 의견입니다. 나 역시 내가 오랜 기간의 스트레스 테스트를 견뎌내 가며 유지해오고 있는 가까운 이들에 대한 의견을 가족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어떤 경우 세상에서 내가 그 사람을 가장 잘 안다고 자신할 수 있는 관계도 있을 수 있습니다. 나에 대해서 그런 사람도 있을 수 있을 것이 분명하고요.

 

 

 

내가 신뢰할 수 있는 관찰자의 의견은 나를 전혀 모르는 사람 10만 명의 의견보다 더 무겁고, 더 깊이 있고, 더 진중하며, 더 중요합니다.

그냥 흔히들 이야기하는 남의 시선이나 의견에 신경 쓸 필요 없다고 할 때의 남은 나에게 중요하지 않은 사람들을 말한다고 전 생각합니다. 나의 삶에 있어서 중요한 이들의 의견은 매우 중요한 것이며, 만약 서로의 삶에 중요도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서로의 삶에 가벼운 의견을 내지 않을 것이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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