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깊은 생각

호모 사피엔스가 네안데르탈과의 경쟁에서 승리한 이유 | 사피엔스가 사기와 거짓말에 능했기 때문

RayShines 2024. 8. 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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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엔스는 공존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이유에서인가 네안데르탈인은 멸종을 했고 호모 사피엔스는 지금까지 생존하여 번영하고 있지요. 그 이유에 대해서 여러 가지 이론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사피엔스가 거짓말과 사기에 능했다는 것입니다.

 

네안데르탈은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는 50만 년 전 살던 공통 조상의 후손입니다. 그리고 네안데르탈인 사피엔스보다 육체적으로는 더 강인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왜 사피엔스는 현재의 우리가 되고 네안데르탈은 절멸했던 것일까요?

 

이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낸 소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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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안데르탈 1 | 존단튼 -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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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안데르탈은 사피엔스보다 더 강인했습니다.

바로 존 단튼의 “네안데르탈”이라는 소설입니다. 이 소설에서는 사피엔스에 비해 육체적 이점을 가진 동시에 뇌의 용량도 더 컸던 네안데르탈이 멸종한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집니다. 실제로도 네안데르탈은 사피엔스에 비해서 뇌가 더 컸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이 소설에서는 네안데르탈이 그 여분의 두뇌 용량으로 일종의 텔레파시를 구사했다는 설정이 나옵니다. A라는 네안데르탈이 보는 것을 B라는 네안데르탈이 볼 수 있고, 서로 생각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무리 사냥을 할 때 압도적인 강점을 보였다는 것이지요. 게다가 육체적으로도 더 강인했기 때문에 사실 스펙으로만 보자면 사피엔스는 네안데르탈의 적수가 되지 못했습니다.

 

 

 

네안데르탈은 뇌의 부피가 더 컸는데, 그 이유는 그들이 극지방 가까이 살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실제로도 네안데르탈은 후두부에 툭 튀어나온 혹은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유명합니다. 소설에서는 마치 이 여분의 뇌가 텔레파시를 가능케 한 센터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던 것 같은데 사실은 약간 다릅니다. “사회성”에 따르면 네안데르탈은 다른 사피엔스에 비해 훨씬 더 위도가 높은 북부 지방에 살았습니다. 극지방에 가까워질수록 낮이 짧습니다. 그리고 햇빛이 통과해야 하는 대기층의 길이가 더 길기 때문에 일조량 자체가 적습니다. 겨울이 되면 이와 같은 일이 더 극적으로 펼쳐집니다. 낮의 길이는 극단적으로 짧아지고 밤은 매우 길어지죠. 어두운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 네안데르탈은 안구의 크기를 증가시키는 방식으로 대응했습니다. 실제로 이들은 우리들에 비해 20% 더 큰 눈을 가졌습니다. 눈이 커지면 망막의 표면적도 넓어지고, 당연히 더 빛의 신호를 더 많이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도 마찬가지지만 유인원, 영장류의 경우 시각신호는 후두엽에서 처리됩니다. 안구의 크기가 커지면 그에 맞춰 후두엽에 존재하는 시각 신호 처리 부위도 따라서 커집니다. 이것이 네안데르탈이 뒷머리에 갖고 있던 혹의 발생 이유입니다. 이 부위 때문에 네안데르탈은 뇌의 용적이 사피엔스에 비해서 더 컸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 소설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네안데르탈이 그냥 멸종한 것이 아니라 사피엔스가 네안데르탈과의 경쟁에서 이기며 이들을 절멸시켰다고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소설에서 말하는 사피엔스의 강점은 무엇이었을까요?

 

 

 

여러 문헌들에 따르면 네안데르탈은 예술품을 전혀 남기지 않았으며, 이것이 그들이 멸종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통찰의 시대”에 따르면 네안데르탈은 우리가 아는 한 미술품을 전혀 창작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물론 그들이 뭔가를 창조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우리가 발견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지만 “총, 균, 쇠”에 따르면 네안데르탈과 비슷한 시대에 살았던 10만 년 전의 아프리카 인류도 보존되어 내려오는 예술품이 없습니다. 따라서 네안데르탈도 그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반면 호모 사피엔스인 크로마뇽인이 남긴 인공유물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그들이 남긴 장엄한 동굴 벽화, 조상, 악기 등은 현시대에도 예술이라고 평가받을 수 있을 정도라고 하지요. 그래서 혹자는 문화적으로 더 뛰어났던 크로마뇽인이 유럽에 진입한 이후 수십 만 년 간 유럽을 지배하고 있었던 네안데르탈이 몇 천 년 이내에 자취를 감췄다고 이야기합니다. 이것이 바로 호모 사피엔스인 크로마뇽이 네안데르탈을 감염시키거나 혹은 죽이거나 대체했음을 시시하는 증거라고들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이 둘은 종간 교배를 한 것으로 이야기되기도 하는데, “뇌는 작아지고 싶어 한다”에 따르면 2011년 이루어진 연구에서 아프리카 밖에 사는 수억 명의 사람의 게놈 내에 평균 약 2.5%의 네안데르탈 DNA를 가지고 있다고 하기도 합니다.

 

 

 

예술품을 창조할 수 있었던 사피엔스는 허구, 즉 거짓말을 할 수 있었죠. 그것이 사피엔스가 승리한 이유였을지 모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사피엔스는 네안데르탈과의 경쟁에서 승리한 것일까요? 위에 이야기했던 예술품을 남겼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그 이유 중 하나일 수 있습니다. 예술품이란 기본적으로 허구와 상상의 산물입니다. 나쁘게 말하면 거짓말입니다. 거짓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상대를 기만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즉 사피엔스는 네안데르탈을 속일 수 있었던 것이지요. 그것도 단체로 거대한 작전을 짜서 말입니다. 속임수라는 것 자체를 아직 모르는 어린아이를 어른이 얼마나 쉽게 속일 수 있는지 생각해 보면, 혹은 여러 명이 짜고 한 사람을 바보로 만드는 것이 얼마나 간단한지 생각해 보면 이 시나리오가 터무니없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네안데르탈은 약한 일광이 일상인 환경에서 생존해야만 했기 때문에 시각처리영역이 더 커졌고, 그 때문에 뇌의 다른 부분을 희생시켜야만 했습니다. 다른 부위의 용적은 줄어든 것이지요. 반면 사피엔스는 적도 지방 가까이에서 살았습니다. 이들은 네안데르탈이 치러야 할 뇌 용적의 비용을 치를 필요가 없었고, 대신 사회적인 기술을 정제할 수 있는 뇌를 발달시켰고 이는 허구와 상징을 다룰 수 있게 했으며 그 결과가 예술품과 사기의 기술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피엔스는 한편으로는 예술품을 남기고, 한편으로는 네안데르탈을 속여 그들로부터 지구를 빼앗았다는 것이지요.

 

사실이든 아니든 참 흥미로운 이야기임에 분명합니다. 만약 저 시나리오가 사실이라면 우리의 조상들은 기만의 기술 덕에 지구를 찬탈한 것이고, 우리 모두는 그들의 후예인 것이지요. 그래서 세상에 사기와 협잡이 끊이지 않는 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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