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든 생각

나이키의 Just do it 과 롤렉스의 Datejust 는 통합니다. | Nike | Rolex | 저스트 두 잇 | 데이트저스트

RayShines 2024. 8. 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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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의 슬로건은 Just Do It! 입니다. 그리고 명품 시계 메이커인 롤렉스에는 Datejust라는 모델이 있지요. 둘 다 Just라는 단어가 들어갑니다. 

 

Just라는 단어를 네이버 영어 사전에서 찾아보면 첫 번째 뜻으로 “(‘정확히’라는 뜻의) 딱[꼭]”, 여덟 번째 뜻으로 “그저, 단지”이 적혀 있습니다. 우리는 이 단어를 그냥 정도의 느낌, 혹은 딱 정도의 느낌으로 사용합니다.

 

 

 

나이키의 “Just do it”은 “그냥 해!” 정도의 의미겠지요.

‘다른 생각하지 말고 일단 해, 깊이 생각하지 말고 하고 봐’라는 명령에 가깝습니다. 명령이라고 표현하긴 했지만 고압적이거나 권위적인 느낌은 아니고, 오히려 명령과 권고의 중간 정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앞뒤 재지 말고 일단 하자는 것은 스포츠뿐만 아니라 삶의 많은 분야에서도 통하는 격언입니다. 인간이 가장 싫어하는 것 중 하나가 불확실성이지요. 정해진 불행보다 더 인간을 불안하게 하는 것이 좋은 일이 발생할지 나쁜 일이 발생할지 감조차 잡히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위험은 계량 가능한 불확실성이고, 불확실성은 가늠할 수 없는 위험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Risk is measurable uncertainty. Uncertainty is unmeasurable risk.) 그래서 일상생활 영역에서 불안이 끊이지 않는 사람들에게 조언하는 것 중 하나가 일단 뭔가를 정하라는 것입니다. 그게 설령 나쁜 결과를 가져올지라도 일단 정하고 나면 불안이 조금쯤 줄어듭니다. 만약 그 결정으로 인해 좋은 일이 발생하면 좋은 것이고, 나쁜 일이 발생하면 다시 거기 대응하면서 뭔가를 결정 내리면 됩니다. 그런 식으로 차츰차츰 불확실성은 줄이고, 확실성을 높이는 결정을 하다 보면 불안 역시 서서히 줄어듭니다. 즉 이도 저도 아닌 상황에서 벗어나 내가 어디에 서있을지 그 자리를 확실하게 정하는 것이 just do it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롤렉스 데이트저스트의 의미에는 여러 가지 설이 있습니다.

롤렉스에는 날짜와 요일이 모두 표기되는 데이데이트 Daydate라는 모델이 있고, 날짜만 표기되는 데이트저스트라는 모델이 있습니다. 그래서 데이저스트 Datejust가 단지(just) 날짜(date)만 표기되기 때문에 데이트저스트라는 설이 있습니다. 그래야 day(요일)와 date(날짜)가 모두 표기되는 모델의 이름인 데이데이트가 정당화되니 꽤 설득력 있습니다.

 

 

 

데이트저스트의 명칭에 대한 또 다른 설명은 날짜가 바뀌는 순간의 방식입니다.

어떤 시계는 날짜가 바뀔 때 두 숫자 사이의 변화가 서서히 일어납니다. 즉 밤 12시에 가까워지기 시작하면 서서히 날짜의 숫자가 다음 숫자로 넘어가기 시작하고 다음 날로 시간이 넘어가서 가령 새벽 2~3시 정도가 되면 그날의 날짜로 완전히 숫자가 바뀝니다. 즉 00시경에 날짜는 두 숫자 사이의 애매한 곳을 표기합니다. 그런데 데이스저스트는 방식이 좀 달랐습니다. 00시가 되는 순간 찰칵하면서 다음 날짜로 넘어간 것이지요. 그래서 날짜(date)가 정확히, 딱(just) 바뀐다고 데이트저스트라고 부른다고도 합니다.

 

어느 쪽이 맞는 설명인지는 이 글에서 그다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두 번째 뜻에 더 무게를 실어주고 싶습니다. 딱 정확하게 바뀐다, 어느 두 지점 사이의 절충지대나 회색지대에 존재하는 것이 아닌 자기 자리를 정확하게 - just - 결정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싶은 것이지요.

 

 

 

나이키의 저스트 두 잇, 롤렉스의 데이트저스트는 모두 두 영역 사이에 애매하게 다리를 걸치고 있지 않습니다.

저스트 두 잇은 하든 하지 않든 둘 중 하나입니다. 0.7 정도 한다, 0.5 정도 하고 있지 않다 그런 개념은 없습니다. 그냥 하든, 아니면 그냥 하지 않든 둘 중 하나로 자기가 설 곳을 명확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데이트저스트도 마찬가지입니다. 밤과 새벽의 어스름함은 연속적으로 변화할지 모르지만 날짜는 명확하게 칼로 자르듯 변화합니다. 오늘이든 내일이든 둘 중 하나입니다. 오늘이 0.3, 내일은 0.7 정도인 시간은 없습니다. 오늘이든 내일이든 어제든, 우리는 명확히 어느 날짜에 서 있을지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그리고 데이트저스트는 나이키의 저스트 두 잇처럼 우리가 설 자리를 명확하게 지정하고 명령합니다.

 

전 두 브랜드의 팬은 아닙니다. 하지만 저스트라는 단어는 꽤 좋아합니다. 세상은 분명 모호하고 애매하며 불확실하고 불명확한 곳임에 분명합니다. 어쩌면 그래서 우리는 뭔가 확실한 것을 원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뭔가가 매우 명확하다고 주장하고 선언하고 싶은 것이겠지요. 세상에서 내가 설 자리를 정확하게 정하는 것은 매우 필요합니다. 그래야 나의 관점과 입장이 생기고, 그 결과 내가 누구인지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그래야 세상에 대한 나의 의견도 외칠 수 있습니다. Just라는 단어는 그래서 우리에게 뭔가를 이야기하고 있지요. 그냥 일단 설 곳을 찾고 정확한 자리를 정한 뒤 명확하게 이야기하라는, 그런 말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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