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든 생각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 | 내가 좋은 사람이 되는 것

RayShines 2024. 9. 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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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대한 다양한 정의 중 하나가 ‘인생이란 사람을 만나는 과정의 연속’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 실제로 인생이 크게 달라지기도 하지요. 

 

인간이 단독으로 생존할 수 없음은 오랜 기간 증명되어 왔던 사실입니다. 생존에 필수적인 실질적인 자원을 공급받기 위한 것뿐만이 아니라 인간은 인간관계라는 것 자체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래서 고립된 인간들은 정신적으로 매우 심한 고통을 받습니다. 독방형에 쳐해 진 죄수들이 겪는 정신적 혼란을 보면 그것을 이해할 수 있지요.

 

우리가 삶을 살아 나가면서 어떤 사람을 만나게 되는지를 결정하는 요소 중 가장 큰 것은 우연, 그러니까 운입니다. 내가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고 해서 좋은 사람만 만날 수는 없습니다. 내가 좋은 사람이 되면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게 된다는 말이 있긴 하지만, 우리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나쁜 사람들을 만나 고생하는 것을 우린 흔하게 봅니다. 내가 어떤 사람이냐와 무관하게 우리 주변에는 무작위적으로 사람들이 놓이고, 우리는 그들과 부대끼게 됩니다. 내가 어떤 자리에 있느냐도 사실 내가 누굴 만나는지에 영향을 미치는 매우 큰 결정 요소 중 하나입니다. 내가 배를 타는 일을 하는지, 병원에서 일하는지, 대기업에서 일하는지, 음식점에서 일하는지에 따라 내가 어떤 사람을 만나게 될지가 상당히 결정됩니다. 그러나 아주 현실적으로 이야기하면 어느 나라에나, 어느 사회에나, 어느 직업에나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은 존재합니다. 일반적으로 이야기되는 사이코패스의 비율은 여성 중 1%, 남성 중 3%가량입니다. 우리가 100명을 만나면 그중 1~2명은 공감 능력이 현저히 결여되고 타인을 도구화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지요. 상당히 높은 수치입니다. 그리고 특정 직업에 사이코패스가 많이 존재하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이코패스가 전혀 없는 직업을 찾기도 어렵습니다. 우리가 타인에게 헌신적이어야 한다고 믿고 있는 직업인 의료인이나 교육인들 중에도 사이코패스가 분명히 있으니까요. 따라서 우리는 살면서 이들을 분명히 몇 차례는 만나게 됩니다. 아무리 운이 좋아도 말이죠. 정말 운의 영역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와 어떤 사람을 곁에 두느냐는 완전히 다른 문제입니다. 우리가 만날 수 있는 사람의 숫자는 분명히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곁에 둘 사람은 혈연으로 결정지어지는 것이 아닌 경우라면 우리가 만나게 된 사람의 풀 (pool) 중에서 고르게 됩니다. 우리가 만난 사람들 중 어떤 사람과 관계를 유지하고, 또 친밀한 관계까지 발전시킬지는 상당 부분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상당 부분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유전자를 기반으로 타고 난 성품이 내가 어떤 사람에게 끌릴지를 결정하는 요소가 분명히 있기 때문입니다. 머리로는 알지만 본능적으로 나에게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이들에게 끌리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것이 100%는 아니기 때문에 우리의 선택은 분명히 중요합니다.

 

바로 이 포인트에서 내가 좋은 사람인지 아닌지가 중요해지는 시점이 옵니다.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내가 좋은 사람이라고 해서 우연의 여신이 좋은 사람들만 추려내어 내 옆에 데려다 놓지는 않습니다. 우연의 여신은 무작위로 사람들을 내 앞에 놓아둡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중에서 누구와 관계를 유지할지 골라야 합니다. 어떤 경우 깊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피해를 보기도 합니다. 이건 정말 운의 영역이지요. 그러나 우리가 정말 꽤 괜찮은 사람이라면 우리는 꽤 괜찮은 사람을 고를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들이 절대적, 객관적으로 괜찮은 사람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괜찮은 사람이라면 제3자적 입장에서 내가 어떤 사람을 괜찮다고 여기는지에 대한 기준이 반드시 존재할 것이고, 우리는 그 규준을 상대방에게 투영할 것이 분명합니다. 그리고 그 가치를 내 자신에게도 투영하며 그런 사람이 되고자 하는 노력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적지 않습니다. 내가 좋은 사람이라고 해서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이 좋은 사람일 가능성은 0입니다. 그러나 내가 꽤 좋은 사람이라면 내가 만난 사람들 중에서 꽤 좋은 사람을 고를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질 것 역시 분명합니다. 아무리 삶에 우연이 크게 작용한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노력할 수 있는 여지까지 사라지진 않는다는 믿음을 갖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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